[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기를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세상이 공평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죽음을 통해서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든 태어나면서 죽음도 맞이한다. 대부분 불시에 찾아오는 일이 많다. 그렇기에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드물다. 어쩌면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보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는지도 모른다. 요즘들어 지인들과 죽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탄생을 축하하는 일보다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하는 일이 많아졌다. 친구들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다가올 일이라는 생각에 슬퍼진다.

이 책의 제목처럼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생각하면 슬퍼진다.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다가올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웃을수는 없겠지만 두려워할수만도 없는 일이다. 우리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온 작가가 이제는 죽음을 통해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죽음은 외면하고 피할수 없는 문제이다. 바로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먼 이야기라며 외면할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문제일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마주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저자의 가족들의 모습도 만날수 있다. 가족 이야기는 민감할수도 있다. 문제가 없는 가족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가끔은 그 문제들이 상처가 되고 다른 다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일일수도 있다. 저자는 그런 생각들을 배제하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라보는 죽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우리가 반드시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은 불멸의 존재로 생각해." - 본문 291쪽

"죽음을 바로 앞에서 제대로 보면, 힘들이지 않고서도 이해할 수 있다." - 본문 359쪽

나에게는 다가올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죽음을 바로 앞에서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과 가까워질수 밖에 없다. 세상을 찾아온 순서대로 세상을 떠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젊었을때보다는 한살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조금더 생각하게 된다. 죽음은 피하고 싶은 문제가 아니라 용기를 내어 마주해야할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슬프고 두려운 일이 아니라 준비해야할 일인 것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무거울수 있지만 이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을 두려움에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할 용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