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안중근의 마지막 이야기
박삼중.고수산나 지음, 이남구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만났던 안중근은 대부분 위인전을 통해서이다. 그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은 식상한 내용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의 위대함이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로 인해 지루한 이야기처럼 느껴질때도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만난 안중근은 기존에 만났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영웅 안중근의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안중근과 관련된 인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만난다. 안중근과의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만나는 안중근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사람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들은 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그의 인품에 반해 끝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특별한 날에만 그를 찾고 평소에는 외면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중근을 끝까지 잊지 않았던 일본의 헌병 간수 지바 도시치의 이야기는 우리들을 뭉클하게 한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바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형을 당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실제로 총구를 겨눈다. 하지만 안중근의 당당함에 오히려 기가 죽는다. 단순한 살인범이라 생각했지만 그를 볼수록 그의 인품에 빠져든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했던 안중근을 이제는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지바는 안중근과 함께 한 몇달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한다. 사형 선골르 받은 날에도 지바는 눈물을 흘린다. 안중근이 남긴 글과 함께 고향의 산에 있는 작은 절에 안중근을 모신다. 군 제대 후 생을 마감할때까지 20여년 동안 안중근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자신의 아내와 양딸에게도 기도를 해달라고 죽기전에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적국의 간수까지 안중근의 인품을 알아보고 죽을때까지 마음으로 모셨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간수 지바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통해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눈에 보이는 사건이 아니라 그가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시절의 모습을 우리들은 만난다. 고통의 시간에 그를 만났던 사람들을 통해 만나는 안중근은 인간의 모습 이상을 보이고 있다. 책에서도 성인이라는 표현까지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대부분 공포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죽음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인전속의 인물이 아니라 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다. 그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안중근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잊혀져가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그들을 다시 우리들의 마음속에 새겨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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