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도서관 -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상상도서관 (푸른책들) 1
신현경 지음, 에스더 그림 / 푸른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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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서관의 형태가 많이 다양해졌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다. 책상에 정자세로 앉아야하는 부담감도 없다. 이제는 내가 읽고 싶은 자세로 편하게 읽을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곳들이 더 많다. 집에서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있을때는 아무말이 없다가 누워서 읽거나 뒹굴거리는 모습이 보이면 잔소리를 하게 된다. 똑바로 앉아서 읽으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자세로 읽던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편안한 자세로 읽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어릴적 나만의 도서관은 다락방이였다.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볼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때부터 나만의 서점이나 도서관 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딱딱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올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누워서도 보고 맛있는 먹거리를 옆에 놓고 보아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였다.

 

 

<멋대로 도서관>은 어른들은 싫어할지 몰라도 아이들은 정말 좋아할만한 도서관이다. 어른은 들어갈수 없고 책도 빌려 갈수 없다. 읽어야할 책이지만 읽기 싫은 필독도서나 권장도서가 아니라 거의 다 만화책이다. 책상은 하나도 없고 책을 검색하는 컴퓨터도 없다. 팔걸이가 없는 소파와 4층 침대가 있다. 어른들은 어쩌면 아이들이 이 도서관에 가는 것이 싫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도서관을 원하지 않을까.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가르치는 아빠와 세상에서 제일 바쁜 회사원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김강우. 골프선수가 꿈이였던 아빠는 강우에게 골프를 가르친다. 그때문에 골프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골든벨에서 우승한 마녀같이 생긴 애'라는 별명을 가진 벨마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한다. 심지어 강우가 같은 반이라는 것도 알지 못한다. 무식한 애들은 질색이라는 말에 기분나빠하기 보다는 골든벨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그러다가 멋대로 도서관을 발견한 것이다.

 

다른 도서관과 달리 내 마음대로 할수 있다. 만화책을 읽는다고 잔소리를 하는 사람도 없다. 편하게 침대에 누워 읽을 수도 있다. 도서관 가서 책 읽으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없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도서관을 찾는다. 왕중왕 전에서 벨마녀를 이기기 위해 만화보다는 골든벨 도서들을 읽다가 골프강은 우연히 '나는 협박을 받고 있어.'라는 낙서를 발견한다. 누가 이런 낙서를 남긴 것일까. 그냥 한번으로 끝나는 낙서가 아니다. 연이은 낙서로 인해 골프강과 아이들은 더 큰 재미를 알아간다.

 

책을 통해 얻는 것은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있어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어가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 재미를 찾는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읽을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여러 방면으로 도움이 되는 책들을 찾게 마련이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억지로 입을 벌려 밥을 먹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멋대로 도서관이지만 절대로 아이들을 제멋대로 하지 않게 만드는 도서관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야한다고 강요하기 보다는 재미를 찾아갈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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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 2015-01-2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어요~
엄마때문에 억지로 도서관에 끌려다니는 우리큰아이에게 읽혀주고 싶어요...
도서관에서의 재미를 좀 찾았으면하는
저의 커다란 바램이 탄로나지 않도록...

다락방꼬마 2015-01-31 14:1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책을 읽는 것보다 컵라면, 떡볶이 등을 먹을수 있어 따라 다녔는데..ㅎㅎ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을 즐겨찾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