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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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90년대의 추억을 되살리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들은 지난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일이 많아진다. 그러다보니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그 무대가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나와는 조금 시기가 다르지만 나에게도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프로그램이였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은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가끔은 행복하기도 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청춘과 함께 떠올리는 것은 아프다라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통을 호되게 앓는다. 물론 어떤 이들은 주위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춘들은 어떤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들을수만 없는 분위기라면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해서 그들을 비겁자라고 말할수도 없다. <디 마이너스>에서는 뜨거운 청춘을 지나 현실속에서 그 뜨거움을 잊을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알아볼수 밖에 없었다. 얼마전 많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소수의견>의 원작자이다. 또한 작가 이전에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라는 그룹의 멤버이기도 했다. 작가의 이런 특별한 이력이 이 책을 읽는데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룹명이나 이전의 작품의 느낌이 이 책과 무관하지만도 않은 것이다.

 

작가는 이야기속 주인공인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박태의와 같은 대학 출신이다.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가 투영되지 않았을까한다. 꼭 같지는 않더라도 주인공과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기에 자신의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한 것이 그 시대를 살았고 같은 일을 겪었음에도 어떤 나이에 있느냐에 따라 보고 느끼는 것이 달라진다. 뜨거운 청춘들이였기에 가능하고 간혹 무모하다라는 말을 듣는지도 모른다.

 

IMF가 떠오르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의 일들을 만난다. 용인에 서른두 평의 전세를 얻고 아내와 다섯살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박태의. 그는 으스댈 뜻이 없다고 말하며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한 자신의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154편의 이야기를 통해 뜨거운 청춘들이 강의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을수만은 없는 일들을 마주한다. 또한 그 나이만이 가질수 있는 청춘의 아름다움,  미래에 대한 고민, 친구, 선배들과의 에피소드등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겪은 일이고 주변의 친구들이 겪은 일을 만나게 된다, 그렇기에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고 내 친구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고 A학점을 받기 위해 처절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애매한 위치에 있지 않을까한다. 정상에 자리에 오를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래에 있는 것도 아니다. 애매한 위치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아니 서열이 나뉘어져 있는 슬픈 현실이다. 학교를 벗어난 삶조차 서열을 매길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애매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인정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마음 아픈 것은 이제는 우리들은 같은 문제를 보더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뜨거움을 잃어버린체 어느새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들이 90년대의 가수들 무대를 보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듯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뜨거운 청춘들을 다시한번 떠올리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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