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위안
랜디 수전 마이어스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하는 일이라 말한다. 인륜지대사라 말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함께 살라고 말한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한다. 후회하는 일이고 인생의 무덤이 될수 있는 결혼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강제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요즘 세상에 거의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문끼리 만나 살아가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선택하는 일이다. 가끔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어쩔수 없이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내가 선택하는 일이다.

 

연애는 환상이고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을 한다. 결혼에 대한 불행을 미리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자신은 행복할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살아가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살아가다보면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장점으로 느꼈던 일들이 단점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계속해 나간다. 가끔 개그프로그램에서 부부는 사랑이 아닌 동지애나 전우애로 살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그것도 그리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다른 끈끈함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거짓말의 위안>의 작가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돕기 위한 활동을 하는 틈틈이 글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일까. 이 책에서는 가정폭력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주변에서 만날수 있는 가정의 모습을 볼수 있다. 가정안에서도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내면을 만날수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이해해주지 못할것 같은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이 책에서는 티아, 줄리엣, 캐롤라인이라는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이 세명의 연결고리는 귀여운 꼬마소녀 아너(서배너)이다. 티아는 서배너보다는 아너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아이를 낳은 엄마이고 캐롤라인은 서배너를 입양한 엄마이다. 줄리엣은 남편의 외도로 낳은 서배너의 존재를 알게 되며 다시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하게 되는 여인이다. 

 

미혼모가 될수 없어 결국 아이를 입양보낼수 밖에 없는 티아,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지만 아이가 없어 아이를 입양할수 밖에 없는 캐롤라인 부부, 두 아들과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남편 네이선이 외도를 하고 그 사이에 딸이 있다는 것을 알고 괴로울수 밖에 없는 줄리엣. 이렇게 이야기는 세 명의 여인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누구보다 현명하고 사회적으로도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이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힘들지만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이들의 삶은 행복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거짓말이라도 행복하다고 스스로를 위로 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친구들과 만나 우리들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가 아니라 어떤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삶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아이의 성적에 따라 엄마의 위치가 달라지듯 나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남편의 지위에 따라 우리들의 삶도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여자인 내가 이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치않고 세 명의 여성들에게 공감할수 밖에 없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 가족이지만 결국 하나의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제는 하나로 묶일수 밖에 없는 사람들. 잘못하면 막장 드라마로 흘러갈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잔잔하게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서너배는 불행의 씨앗이 아니고 어쩌면 이들이 다시 행복해지기 위한 행복의 씨앗일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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