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와 함께한 여름 푸른숲 작은 나무 18
전성희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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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학교>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다. 물론 그 후로 작가의 작품들은 출간되었지만 난 2010년 '거짓말 학교'를 읽은 후 이 책을 만나게된 것이다. 처음으로 읽었던 작품이 강하게 남아있어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크다.

 

 

푸른숲 작은 나무 18 - 불가사리와 함께 한 여름 

 

상상속의 동물 불가사리. 곰의 몸에 코끼리의 코, 무소의 눈, 바늘 털, 범의 꼬리를 지닌 동물이다. 쇠를 먹으며 조그은 기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표지 속에 보이는 불가사리는 누구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한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가사리와 아이 모두 행복해하고 있다.

 

 

할아버지 댁에 다녀오는 차 안에서 희준이는 작은 벌레를 발견한다. 손가락에 붙어 있는 벌레를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와니 또 손에 붙어 있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코가 유난히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다. 동물을 키우고 싶었던 희준이는 엄마 몰래 벌레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벌레에게 엄마가 아침 대신으로 준 떡을 조금씩 떼어서 준다. 벌레는 떡에는 관심이 없고 포크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된 물건을 거들떠보지 않고 쇠로 된 물건만 갉아 먹는다. 쇠를 먹고 사는 전설 속 동물 불가사리를 생각하며 희준이는 그 벌레에게 '불가사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집 안에 있는 숟가락, 젓가락 등을 불가사리에게 주다보니 이제 더 이상 줄 것이 없다. 또한 집에서 지낼수 없을만큼 커져버린 것이다. 불가사리도 더이상 희준이의 집에 지낼수 없다는 것을 알고 며칠 뒤에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희준이는 불가사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쇠로 된 물건들을 하나씩 모아둔다. 

 

 

누구도 모르게 불가사리와 만난다. 불가사리의 등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기분은 말할수 없을 만큼 좋다. 사람이 없는 밤거리를 불가사리와 단 둘이서만 볼수 있다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불가사리에게 줄 쇠를 찾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집안에는 더 이상 쇠가 없고 쇠를 구할 돈도 없다. 불가사리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희준이가 주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길거리에 우체통 등 보이는 것들이 많지만 불가사리는 먹지 않는다. 배가 고파 힘이 점점 없어지는 불가사리. 어쩌면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죽을지도 모른다. 희준이는 어떻게해서든 불가사리에게 쇠를 주고 싶어한다. 어떻게하면 불가사리가 쇠를 먹고 힘을 낼수 있을까.

 

"넌 내 주인이고, 주인은 내게 먹이를 줘야 해." - 본문 27쪽

 

 

둘 만이 만들어가는 소중한 우정. 어릴적에는 누구나 비밀친구 한두명은 있을 것이다. 상상속의 존재이든 실재의 존재이든 자신만의 친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우정은 힘든 시간들을 버텨낼수 있다. 희준이에게 불가사리는 그런 존재이다. 무엇이든 주고 싶고 자신보다는 불가사리를 먼저 생각한다. 그런 불가사리와 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마음을 함께 나누었던 불가사리를 아무렇지 않게 떠나보낼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녕, 넌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을 거야, 영원히." - 본문 82쪽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언젠가 우리의 켵을 떠나듯이 만남 뒤에는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아직 어린 희준이가 마음까지 나누었던 친구와의 이별을 잘 견뎌낼수 있을지 모르겠다. 불가사리와 사람으로 만났지만 누구보다 소중한 우정을 만들어간다. 우리는 그 따뜻함 속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생각하게 된다. 조건없이 마음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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