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입니다]마음속에 따뜻한 감동의 물결이 다가온다

나는 당신입니다
안도현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2월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들이 있다. 유독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작가도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안도현 작가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개인적으로 시만큼이나 좋은 것은 <연어>, <짜장면>, <증기기관차 미카>등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어쩌다보니 작가의 대부분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읽어야지하고 마음을 먹은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신간이 나오면 찾게 된다.

이번에 만나게 되는 <나는 당신입니다>는 서재에 꽂혀있는 책에서 시인이 직접 밑줄 쳐가며 읽은 시와 문장을 옮기고, 여기에 시인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쓴 산문을 덧보탠 책이라고 한다. 우리들도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글이 있으면 밑줄을 긋고 옮겨 적기도 한다. 그 좋은 글을 혼자만 간직할수 없어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편지를 쓸때 함께 적어주곤 했다. 지금은 책에 줄을 긋지 않고 좋은 글은 옮겨적는 것지만 예전의 책들을 보면 내가 좋아하는 색색깔의 색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다. 다시 읽으면서 여전히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조금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같은 책을 읽더라도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공감하는 부분은 많지 않을까한다. 작가는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부분에 밑줄을 그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 책이 당신의 손에서 작고 따뜻한 흥분이 되고 마음 한쪽에서 다소곳한 물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 '책 머리에' 중에서

진짜 사랑을 한다는 것, 솔직한 우리네 삶, 눈물 나는 날에는, 때로는 정의로운 사람, 작은 꺠달음 큰 행복이라는 소주제 아래 많은 책속의 좋은 글들과 그 글에 대한 작가의 마음을 만날수 있다. 탈무드, 류시화의 <소금인형>, 아사다 지로의 <러브레터>,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신용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만날수 있다. 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것들이 담겨 있다. 또한 내가 읽지 못한 책들의 글을 보면서 내용이 좋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얼마전 <오체불만족>을 읽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감동깊은 이야기에서 개인적으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어머니에 관한 것이였다. 이책을 읽으며 메모를 해둔 부분이 있는데 작가도 같은 내용의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놀림을 받는다는 것에 태연할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그런 아이를 낳았다는 죄책감과 놀림을 당해도 도와줄수 없다는 자괴감에 힘들어 할것이다. 하지만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어머니는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태연하게 대처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볼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그가 힘겨운 현실의 장애물을 넘어갈수 있는 그런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오히려 아이들을 구속하고 스스로 할수있는 일들도 대신 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홀로서기를 가르쳐 주는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어머니처럼 그런 분이 이 땅에 좀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 본문 175쪽 

작가가 많은 책속에서 어떤 좋은 글을 찾아내고 그 글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읽기보다는 마음속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하며 책속의 글을, 작가의 생각을 곱씹어 보게 된다. 책속의 많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함께 생각하고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