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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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늘 보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면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는 어리석음을 보일 때도 있는 것이다. <산사 순례>를 보면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산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한 번쯤은 산사를 찾는다.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 산사를 찾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간혹 우리를 작게 만들기도 한다.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2018년 6월 30일 바레인에서 열린 제42차 유네스코 세계위원회에서 21개 회원국 중 20개국의 지지를 얻어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렇게 많은 나라가 인정할 만큼 우리의 산사가 소중하다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산사를 찾아가며 그냥 좋다는 단순한 감정에서 출발했는데 이 책을 보며 다른 감정들을 품게 된다.

 

역사적으로 소중한 곳들이다. 유홍준 교수의 말처럼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모르고 보는 때와 알고 보는 것은 다르다. 가보았던 산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미처 알지 못해 그냥 지나친 것들, 알고 보면 더 많은 것을 보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만난 후 산사를 찾는 분들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산사 중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문경의 봉암사이다. 문경은 매년 가는 도시이다. 목적지를 향해 가며 봉암사 이정표를 보면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다. 다른 산사는 일부러 찾아갔음에도 문경은 자주 가면서도 봉암사를 가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홍준 교수는 문화유산의 가치와 멋을 찾는 것이 아니라 봉암사는 자리앉음새가 감동을 준다고 말한다. 문장 하나하나는 글이 아니라 그림이다.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봉암사를 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크게 자리 잡는다.

 

 

조용한 산세에는 소박하게, 화려한 산세에는 다채롭게, 호방한 산세에는 기세 좋게 건물을 세운 것이 우리 산사 건축의 미학이다. 전국 각 산사의 건축이 비슷한 것 같지만 자연과의 어울림은 모두가 저마다의 여건에 따라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 (P 248)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그 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산사에 숨겨진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에서 소개하는 산사들을 보며 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부는 계절에 우리를 떠나게 만든다. 책을 보고 나서 찾아가는 산사는 이전과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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