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병자호란 - 하 - 격변하는 동아시아, 길 잃은 조선 만화 병자호란
정재홍 지음, 한명기 원작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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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지우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한 사람의 삶에서 나아가 한 나라의 사건도 그렇지 않을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웃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역사 속에서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힘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 지나간 역사라 말하며 학습으로 끝날 수만은 없지 않을까.

 

이번에 만나게 된 만화 병자호란 상권에 이어 하권을 만난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사실임에도 쉽게 잡히지 책들이 많다. 만화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내용이 알차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오히려 인물들의 대사를 통에 그 시대의 아픔, 인간의 고뇌가 잘 느껴진다. 병자호란이라는 큰 사건과 마주하는 인물들의 말 한마디에 많은 생각을 한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 했사옵니다. - 본문 중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보았던 두 사람의 모습처럼 책에서 만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단순한 개인과 개인의 대립은 아닐 것이다. 나라를 위해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나라를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만 지키려 했던 것은 아닐까.

 

만화 병자호란을 통해 병자호란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알나가는 것만은 아니다. 역사서를 만나면서 우리가 몰랏던 내용을 학습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물음을 던진다. 지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갸할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한 나라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네가 못먹어도 후손을 위해 쑥을 뜯으라는 거다. 절박한 처지에 3년 묵은 쑥을 구하기 어렵듯이 위험한 상황을 미리미리 대비하란 것! - 본문 중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시간들이다. 이제와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만 그 일들을 보며 지금의 우리들을 들여다본다, 역사가 주는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지난 일들을 보며 현재, 미래의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말해준다. 추운 겨울 자신의 울타리가 되어줄 누군가의 버림으로 힘들게 살아간 사람들. 그들의 아픔을 보면서 지금 우리들이 가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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