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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의 성능은 화살을 쏘아보면 안다.

마찬가지로 군주가 유능한지 여부는

그가 파견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 프란체스코 귀치아르디니, 『신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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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저 넥타이가 올가미고,

 

거꾸로 이긴 해도 조심하지 않으면

 

목이 졸릴 거라는 것밖에.

 

- 얀 마텔, 『파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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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치 (반양장) - 기독교와 정치에 관한 새로운 비전
짐 월리스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1. 요약 。。。。。。。         

 

     미국의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기독교와 정치의 올바른 관계란 어떤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독교 우파’들이, 사실은 얼마나 성경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 있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 시중드는 식이 아닌, 참다운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통합적인 정치적 관점에 대해 논리적인 대안을 힘 있게 제안한다. 외교적 차원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같은 침략전쟁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경제 차원에서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정책의 가식을 벗겨낸다. 사회적 이슈 부분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관한 찬반이 전부인 것처럼 몰아가는 현재의 논의의 틀을 극복하고 진정한 차원의 가족과 사회적 공동체망을 회복해야 함을 역설한다.

 

 

2. 감상평 。。。。。。。       

 

     얼마 전 있었던 총선에서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나왔던 정당이 있었다. 철저하게 한 편에 치우친 이념적 잣대로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여기에 철저히 특정 이념에 기반한 정치적 주장과 집단이기주의에 기반한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기독교인이라면 자신들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폈었고, 당연히 선거 후 득표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정당해산이 되었다. 사실 이제까지 대체적으로 기독교계는 어떤 정권이든 그냥 들어서기만 하면 친정부적 성향을 보여 왔었다. 뭐 전두환까지 축복하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행동들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더구나 그들이 감히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속인들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로부터도 지적을 받을 필요도 있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의 더 큰 문제는 그런 이들로 말미암아 기독교가 정치의 영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국제적인 투기자금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금융질서를 혼란시키는 걸 막고자 스쿠크 법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교회가 보였을 때에도, 정교분리 운운하며 교회를 비난하는 사람들마저 나타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자신을 퍽이나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특히나 이런 행태를 보여주곤 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사람의 종교와 상관없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정책에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잠시 잊었었나보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세련되지 못한 방식과 제대로 된 전선(戰線) 형성의 실패가 낳은 안타까운 현실. 물론 기윤실과 같은 좀 다른 방식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한국 교회의 정치적 움직임은 이런 식이었다.

 

 

     정치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결코 버릴 수도 없고, 정도와 모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엄밀한 의미의 아나키즘은 존재한 적도, 존재할 수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는 특정한 사람들, 요컨대 선거에 의해 뽑힌 사람들만이 하는 게 아니다. 시장에는 시장의 정치가, 학교에는 학교의 정치가, 가정에는 가정의 정치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왜 정치에 개입하느냐는 식의 질문만큼 어리석은 물음도 없다.

 

     분명 교회와 정치 사이에는 지혜로운 공존의 길이 있을 텐데도 좀처럼 좋은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짐 월리스는 교회가 어떻게 정치에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빛을 비춰준다. 소저너스라는 단체를 실제로 이끌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독교인으로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공익이라는 차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으면서 사회적 문제에 접근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은 진보신당의 대표가 된 홍세화 씨(당시에는 한겨례 기획위원으로서) 같은 비신자가 이 책의 추천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그 한 증거가 아닐까. 그렇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좋은 책이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도, 그리고 책에 소개되고 있는 그의 실제적인 활동들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교회는 정치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 영역에도 선지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참된 신앙은 그분이 창조하신 모든 곳에서 그분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자신이 가진 기독교 신앙에 정직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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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에서 체급은 아주 세밀하게 구분된다.

 

예컨대 경량급의 경우 등급마다 1~1.5킬로그램 이내로 조정되어 있다.

 

이렇듯 몸무게가 2킬로그램 넘게 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 하는

 

권투 경기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

 

미국과 온두라스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은 인정하라는 것인가?

 

 

-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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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어린 시절, 군 복무 중이었던 아버지가 지뢰 해체 작업을 하던 중 폭발 사고로 사망한 바질. 30년 뒤 우연한 총격 사고에 휘말려 머리에 총을 맞게 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퇴원 뒤 거리를 전전하던 바질을 받아들여 준 티르라리고 사람들. 한 쓰레기 처리장에 그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살아가던 그들은 바질을 도와 총알과 지뢰를 제조한 두 군수회사 회장들을 상대로 유쾌한 복수에 나선다.

 

 

 

 

2. 감상평 。。。。。。。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멋진 작품이다. 돈을 위해 살인 무기를 만들어 파는 ‘도살업자들’에 대한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유쾌한 태도로 인해 시종일관 이야기는 마치 무슨 축제라도 벌이는 양 흥겹게 이어진다. 그들이 계획하고 벌이는 기발하고 약간은 장난스러운 복수들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쓸 데 없는 늘어짐이 전혀 없었던 영화.

 

 

     영화는 그렇게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영화 속의 현실들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 문맹을 단번에 퇴치할 수 있는 돈을 이라크 침략 전쟁을 단 5일 수행하는 데 날려버리는 세상이니 뭐 말 다하지 않았는가. 돈을 벌기 위해 얼마든지 비정통적인 정권이나 단체들의 유지에 필요한 무기를 대고, 또 그렇게 생산된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얼마든지 전쟁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막강한 로비력까지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 살인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바꾸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철저하게 이해관계로 연결된 그들만의 담합은, 어지간히 큰 스캔들도 그냥 잠재워버릴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들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일종의 대안적인 승리를 그려낸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지는 무서운 힘은 이런 데서 발휘되는 법이다. 여기엔 굳이 피가 튀거나 잔인하게 절단하는 폭력이 등장할 필요가 없이, 포탄을 바다 속에 부어버리거나 장난감 지뢰와 수류탄을 이용해 겁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니 말이다. 영화 전체에 현실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표현이 어떤 의미에서 보면 더 현실적인 대안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절대 무겁지 않다. 주인공과 동료들의 삶의 모습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카산드라의 거울’을 떠올리게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쪽이 좀 더 밝아서 좋다. 보고 나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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