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사슬은 진보에 대한 기대를 없애버렸다.

선두 기업이 글로벌 공급사슬을 이용하게 되면서

노동력 통제에 전념하는 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을 표준화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규직 일자리가 필수적이었고,

따라서 이윤과 진보는 연결되어 있었다.

이와 반대로 선두 기업은 이제 공급사슬을 통해

많은 배열 장치를 거쳐 조리된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이윤 창출이 가능하다.

일자리, 교육, 복리를 약속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는 겉치레로서도 필요하지 않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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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시지는 그저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불이 났다”와 같은 메시지는

듣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농담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우주적 왕국을 출범시키기 위해

마침내 행동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진정 들었다면

태연하게 있을 수 없다.


마이클 고힌,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성경은 드라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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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눈이 보여 주는 것 - 문학, 질문하며 함께 읽기
홍종락 지음 / 비아토르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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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번역자로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에도 좋은 번역으로 여러 책을 통해 만난 홍종락 번역가의 신작(이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다)이다. 며칠 다시 도진 감기로 책 한 자 못 읽다가 복귀하는 첫 책으로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 내용도 그리 머리가 아플 정도로 어렵지도 않고, 책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성격상 여러 책들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담겨 있어서 부담도 덜하다.


방금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여러 책들 중 몇 권을 뽑아 소개하는 구성이다. 소개되는 책들의 공통점은 모두 문학이라는 점. 소설이다. 저자가 기독교라는 배경을 갖고 있지만, 여기 소개되고 있는 책들이 모두 기독교 소설인 건 아니다. 물론 그걸 어떻게 읽어내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저자 개인의 취향이 물씬 드러난다.


각각의 책에서 저자가 뽑은 핵심적인 내용들을 짤막하게 소개한 뒤에는,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사용할 만한 질문들이 덧붙여져 있다. 아마도 저자가 이 책들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만들었던 질문이었을까. 덕분에 여기 소개되어 있는 책들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 다음 독서모임에 사용할 때 도움도 꽤 될 것 같다.





책 제목이 특이하다. 전혀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제목인데, 알고 보니 C. S. 루이스의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다루는 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루이스의 또 다른 대표작인 “나니아 연대기”도 소개되어 있고, 꼭 직접 루이스의 책을 다루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다른 책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루이스의 책 속 한 구절들을 인용해 덧붙인다. 덕분에 이 책은 내 ‘루이스 컬렉션’에 들어가게 됐다.


역시나 이런 책을 보면 내가 읽어야 할 책이 아직은 한참 더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물다섯 개의 장에 소개된 책들 중에는 물론 이미 읽은 책도 있지만, 여전히 만나보지 못한 책들이 더 많다. 얼마나 다행인지.


다만 이런 종류의 책이 그렇듯, 책 전체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는 법이고, 책 내용의 일부만으로 전체의 흐름을 설명하되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결말을 스포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의 경우 그 전체 윤곽이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내가 읽었던 책에 관한 소개 부분을 보니, 이 정도만 가지고는 전체 내용이 잘 안 잡힐 수도 있겠는데 싶은 생각이 몇 번 들었다.





글에서 얼마나 저자가 성실하게 읽었는지가 느껴진다. 문장에서는 겸손하게 자신이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뭔가 강한 맛이 살짝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본문으로 꽉 채워내는 구성이 개인적으론 좋았다. 많은 책들이 무슨 후기 같은 것들을 넣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거기까지 가면 그닥 김이 빠져서 굳이 읽고 싶은 생각까지 안 들 때가 많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서지사항이 표시된 바로 앞 장까지 꽉 채워져 있다.


앞서 나왔던 “소설 읽는 신자에게 생기는 일”과 함께 기독교인들이 읽어 볼만한 소설들의 목록을 얻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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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3-2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노란가방 2024-03-26 20:11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독서가 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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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3-25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이 있었네요. 말씀하셨던대로 100만이라면 모르긴 해도
이렇게 저렇게 얽힌 인간관계를 생각하면 자살자가 없는 가정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어렸을 때 이모가 자살로 세상을 떠났거든요.
암튼 이런 사람을 교회에서 품어주면 좋을텐데 얼마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자가 임상심리락자네요.저도 기회되는대로 읽어 보겠습니다.
읽으면 좀 마음이 좀 착잡할 것 같네요.

노란가방 2024-03-25 21:20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양가감정이 좀 드는... 읽어봐야 할 것 같은데 읽으면 슬플 것 같아서 못 보겠는 그런..ㅎ
 



단순히 “양측이 똑같이 나쁘다”고 말함으로써

주장 자체와 분리되어 “객관적인” 입장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객관적이다”라는 복잡한 개념을

“명백하게 당파적이지 않다”는 어떤 모호한 감각으로 축소해 버린다.


- 패트리샤 로버츠-밀러, 『선동은 쉽고 민주주의는 어렵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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