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가난한 테일러의 아들로 태어나 온갖 고생을 하며 성장한 바넘(휴 잭맨). 사랑하는 여인 채러티(미셸 윌리엄스)와 결혼에까지 성공하지만, 일하던 무역회사가 파산하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만다

 

     하지만 신나는 일을 벌이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바넘은, 일하던 회사의 휴지조각이 된 무역선(실은 모두 침몰해버린 상태)을 담보로(?) 은행에서 거금을 빌려 자신의 극장을 연다. 야심차게 시작한 첫 전시가 실패로 돌아가자, 새로운 아이디어로 특별한 모습의 사람들을 모아 여는 공연을 기획했고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다.

 

     사교계 명사였던 공연기획자 필립 칼라일(잭 에프론)을 영입하고,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만나고, 유럽의 디바 제니 린드(레베카 커거슨)를 미국으로 초청해 공연을 성사시키는 등 승승장구하는 바넘. 하지만 성공을 거듭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변하고 있었고, 그건 지난 성공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어쩌면 바넘의 눈에만 보이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지만) 흔들고 있었다.

 

 

 

 

2. 감상평 。。。。 。。。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시종일관 유쾌한 공연 느낌을 준다. 더구나 영화의 중심 소재가 서커스 쇼다 보니까 볼꺼리도 화려하고. OST가 탐날 정도로 인상적인 목소리와 노래들에, 영상 쪽도 매우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배우들의 동선과 특수효과들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꿈을 좇는 삶의 가치와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가난한 거리의 소년이었던 바넘을 성공적인 공연기획자로 만들어 준 것은 그의 꿈 때문이었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갖기 시작한 행복한 환상을 실재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그를 그 자리에 올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 현실이 꿈에 밀려버리면서, 정말로 소중했던 것들이 그의 손에서 빠져나가버린다. 영화 속 바넘은 다행이 너무 늦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달리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던가.

 

     꿈과 망상은 종종 너무 쉽게 혼동되는데,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꿈과 달리, 망상은 신기루와 같아서 마치 손만 뻗으면 금세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서 그것에 붙잡으려고 애쓰고, 누군가 망상으로부터 깨워주려고 하면 자신의 것을 뺏으려 한다고 느낀다.

 

     그러고 보면 최근의 가상화폐 투기열풍은 집단적 망상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의 망상으로 쌓아 올린 높은 탑. 일찍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탑을 쌓으려고 했고, 아무도 그 꼭대기까지 올라가지 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 탑에 매달린다. 아서라. 일찌감치 그 탑에서 내려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게 정답이다.

 

 

 

      인터넷상에 이 영화가 주인공 바넘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악평이 제법 돈다. 사실 그 사람들이 언제부터 바넘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개 나처럼 영화를 본 전후에 무슨 무슨 위키 하는 인터넷 유사사전 몇 개를 본 게 전부일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가 열렬한 노예해방주의자였으며, 그와 함께 일했던 장애인들 전부가 바넘이 파산한 후에도 그의 곁에 남았다는 점은 보지 않았나 보다.

 

     게다가 영화 속 어디에도 바넘이 도덕군자라고 묘사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시작부터 좀도둑질에, 담보 사기에, 거짓 전시물들을 잔뜩 꾸며 두고 있는 인물로 나오지 않던가.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그 역시 시대적 한계 속에서 살아왔을 뿐이다. 그가 행한 몇몇 일들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지나쳤다고 할 수 있으나 엔터테인먼트 차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또 다른 면면은 어지간한 현대인들 못지않게 제대로 살기 위해 애썼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적 각색이 약간 들어갔기로 소니, 그가 무슨 사람이라도 죽인 양 비난하는 건 과도한 진지함이다.

 

 

 

 

     그가 실제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돌아왔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영화 속 그는 그렇게 했다는 것이고, 영화를 보는 사람은 그걸 보고 기쁜 마음으로 나오는 것이다. 바넘이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떤 실제적인 영향을 주는 인물이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은 딱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음 편히 보고, 즐거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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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봤군요.
뮤지컬은 그렇죠. 내용 보다는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강해서
그것 자체를 즐기는 거죠.
뮤지컬 가지고 내용이 어떻다 저떻다 말하는 건 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스토리가 너무 없어도 안 되겠지만.
그러려면 책을 보는 것이...^^

노란가방 2018-01-24 13:10   좋아요 0 | URL
확실히 실존인물을이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겠다 싶네요. 또 그런 관점이 아예 무가치한 건 아니기도 하고..ㅎ
날이 무지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2018-01-24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란가방 2018-01-24 15:10   좋아요 0 | URL
저희 교회 홈페이지에 와 보시면, 중고등부, 유초등부 아이들의 연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매주, 매 달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위기란 게 있는 것 같아요.

2018-01-2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란가방 2018-01-25 10: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나중에 대본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