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 일반판
데이빗 핀처 감독, 벤 애플렉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나 금세 사랑에 빠진 닉과 에이미. 얼마 후 결혼에 성공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완벽한 이상형을 발견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5년 후,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 아침. 닉은 동생 도나가 운영하는 술집에 무거운 표정으로 와 앉는다. 결혼기념일에.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고, 이유도 모르는 보드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완벽한 짝일 것 같았던 두 사람 사이에 드리운 그림자..

     얼마 후 집에 돌아온 닉은, 아내 에이미가 사라져버린 것을 알게 된다. 아내의 실종신고에 따라 곧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들. 수사가 진행되면서 영화는 에이미가 쓴 일기장을 근거로 둘 사이의 지난 이야기들을 묘사한다. 그 곳에는 실직과 함께 변해버린 닉과 그 모습에 실망하고 두려워하는 에이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시간 반짜리 영화에는 대 반전이 있었으니...

   

 

 

2. 감상평 。。。。 。。。

     본격 결혼에 회의가 들게 만드는 영화. 서로에게서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커플이 점점 상대에게 실망을 느끼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아내의 실종사건이라는 스릴러로 풀어내는 감독의 방식이 신선하기는 했다. 사실 그냥 평범한 가정불화와 감정싸움으로 지루하게 그려질 수도 있는 내용이었으니까.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매우 강렬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데 성공한다. 물론 여기에는 극중 에이미의 대담한 계획이 중심에 있었으니..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무엇이 이 커플을 이렇게까지 만들었을까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단순한 성격차이, 결혼 전에 몰랐던 상대의 본성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사람 사이의 문제는 정말 사소해 보이는 것으로부터도 커지긴 하니까. 그런데 감독은 문제의 시작지점에 실직이라는 요소를 배치한다. 두 사람 사이의 약한 고리에 균열을 일으키는 경제적 문제. 영화 속에서는 가볍게 두세 차례에 걸쳐 언급될 뿐이지만, 어쩌면 그 문제는 생각보다 컸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두 사람은 2000년대 중후반에 만나 결혼을 한다. 그리고 2007년 미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극심한 불황으로 몰아넣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빚더미에 몰렸고, 직장을 잃었다. 아마도 이 즈음 닉과 에이미도 직장을 잃고 경제적 문제를 겪게 된 듯하고,(에이미의 부모는 출판사와의 문제 때문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된다) 두 사람이 닉의 고향집으로 돌아온 이유도 어쩌면 그것이었을지 모른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IMF 사태 이후로 수많은 가정들이 깨지고, 사회 전반의 연대의식도 약화되어 버렸다. 비정규직이라는 새로운 고용형태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노동의 질은 악화되었고, 작아져버린 파이를 서로 더 차지하기 위해 비슷한 이들끼리 싸우는 일도 빈번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워졌다고 해서 늘 싸우기만 하는 건 아니다. 어려운 시기는 좀 더 단단히 서로 힘을 합치고 버텨나가는 게 답이다. 죽자고 서로를 공격하고 빼앗으려 하다보면 결국 모두가 함께 망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 아니던가.

     하지만 영화 속 에이미와 닉은 불행히도 후자를 택해버렸다. 닉은 에이미를 속이고, 에이미는 닉에게 복수하기 위해 엄청난 계획을 꾸미지만, 그 마저 끊임없이 속으면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이 끔찍한 일을 경험하면서도, 영화 속 두 사람은 사는 게 다 그런 거라는 허무한 대사를 읊조릴 뿐이다.

 

     분명 영화 속 등장하는 싸움은 평범치 않다.(상당히 과장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가 그리고 있는 사건들 못지않게, 그것이 담고 있는 메시지 역시 과장되어 있긴 마찬가지다. 싸움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고, 또 다른 방식은 존재한다. 결혼은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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