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월 스트리트에서 성공해 보기로 작정한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일명 페니스톡(몇 센트짜리 싸구려 주식)을 파는 일로 시작해, 타고난 말빨로 승승장구를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게 거의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비정상적 주식판매였다는 점인데, 돈에 눈이 먼 그에게 그런 것 따위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남의 등을 쳐서 돈을 버는 일이 어디 마음이 편하기만 할까. 이 극도의 스트레스(아마 여기엔 약간의 죄책감과 처벌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해진 것이리라)를 풀기 위해 마약과 섹스에 집착하기 시작한 조단. 그러는 동안 조금씩 아내와의 사이에도 거리가 생기고, 그를 목표로 한 FBI의 수사망도 점점 좁혀 들어온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왔다.

 

 

 

 

2. 감상평 。。。。。。。

     빈손으로 시작해 월 스트리트를 주름잡는 상류층까지 오른 조던 벨포트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하지만 그의 성공기는 단순히 자수성가 한 사업가의 이야기로만 읽을 수 없는 게, 그가 돈을 번 방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 영화의 제목처럼, 그는 늑대처럼 사람들의 약한 마음을 물어뜯고, 속임수로 평범한 이들의 돈을 강탈해온 거니까.

     기본적으로 영화의 시작부터 이 점이 분명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주인공의 삶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 섹스와 마약으로 채워진 화려한 파티며, 흥청망청 돈지랄을 하는 모습도 신이 나기는커녕, 인상만 찌푸려질 뿐.(이거 보고 경쾌했다는 반응들은 뭐냐. 뭐가 됐든 즐기면 그만이라는 건가)

 

 

     기본적으로 조던의 성공은 탐욕을 바탕으로 한다. 그 자신의 탐욕은 물론, 다른 사람의 탐욕을 절묘하게 이용했던 인물. 물론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투기적 기대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약탈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까? 아무튼 조던의 손에 들린 것은 총이 아니라 전화였으니까.

     한 사람, 한 사람의 탐욕이 모여서 거대한 탐욕의 우상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모든 우상들의 속성이 그러하듯, 이 우상은 그것을 만든 이들을 도리어 착취하고 마지막에는 그들 위에 쓰러져 모두를 파멸로 몰아간다. 사실 이런 모습은 그리 특별한 게 아니라서, 오늘날에도 선거철마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테면 남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기 집값을 올려주기만 한다면 온갖 사기꾼이며, 저열한 수준의 정치인들에게 기꺼이 투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유권자라든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교도소에서 나온 조던이 유명한 강사가 되어 성공의 비결을 가르치는데, 그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흐리멍덩한 모습니다. 감독은 이를 통해서 그들이 가진 탐욕이 얼마나 허황된 (그리고 결국은 자기를 파멸로 몰고 갈) 것인지를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늑대 앞에 자기 넓적다리를 내어주는 미련한 양떼들..

 

     다만 세 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은 좀 길다. 아주 빽빽하게 핵심을 넣어둔 거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닌데다가, 앞서 말한 것처럼 좀처럼 주인공의 입장과 생각에 몰입이 되지 않으니... 세 시간 동안의 꼴불견 영상을 보고 나면, 이런 식으로 사는 이들에 대한 혐오감만 강해진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 대한 혐오감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보내는 세 시간은 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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