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이 소중하다 - 한 뉴요커의 일기
대니 그레고리 지음, 서동수 옮김 / 세미콜론 / 200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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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대니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된다. 아내인 패티가 지하철역에서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는 것. 둘 사이에는 이제 겨우 10개월 된 아들 잭이 있었다. (이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사고를 당한 지 2년 후, 대니는 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냥 아무 거나. 눈에 보이는 것은 뭐든 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이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그냥지나쳐버렸는지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일상적으로 보던 것들의 소중함을 그림으로 표현해 낸, 일상 드로잉 에세이.

 

 

 

2. 감상평 。。。。。。。

     이 선물 받은 책을 딱 펴 보는 순간 하는 소리를 냈다. 선물한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서다. 얼마 전부터 펜 그림 연습을 시작한 나에게, 첫 장부터 수많은 펜 그림들로 채워진 이 책은 마치 보물상자 같은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에 담겨 있는 그림들은 한 번쯤 따라 그리고 싶은 충동이 잔뜩 차오른다.

     일상 속 평범해 보이는 것들을 그리는 작가는 그것들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긴 그렇다. 무슨 대단한 예술가들이 그리는 것들도 결국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이 아니던가? ‘모나리자는 옆집 아주머니고, ‘별이 빛나는 밤은 어느 도시의 많고 많은 밤 풍경들 중 하나다. 그 평범한 것들에서 특별함을 발견한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그 특별함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설득에 성공한 것이 예술이다.

     만물을 경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그래서 특별함이 느껴진다. 그가 그림을 그리거나 무슨 음악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그냥 삶 자체에서 예술적 기품을 흘러나온 달까.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모든 것에서 소중함을 발견하게 된다면, 지금 보단 서른 배 쯤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어쩌다 보니 매력적인 그림에 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책 속에 담긴 글도 제법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이유가, 실제로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 것을 그리기 때문이라는 부분은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다. 직접 작은 그림들을 그려보고 있는 나로서는, ‘눈에 보이는 대로그리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절감하고 있는 차였다.

     그런데 어디 그림만 그럴까. 인간을 대하는 데에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생각을 먼저 꺼내 대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선입관을 갖고 사람을 대하고, 선입관을 갖고 일을 대하고, 선입관을 갖고 책을 대하고... 예수께서는 천국은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세상을 본다. (물론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안에 담긴 섭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 책의 글자가 마치 손으로 쓴 것처럼 제각각이다. 펜그림과 함께 특별한 느낌을 주니, 눈은 좀 아파도 괜찮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책장에 페이지가 표시되지 않을 것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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