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줄거리 。。。。。。。

     민간군사기업의 팀을 이끌고 있는 에이헵(하정우)은 미국 대선에서 불리한 상황에 빠진 현직 대통령을 위한 CIA의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요인은 납치하기로 한 것. 그러나 작전이 시작되자 회담장에는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앉아 있었다. 일명 이라고 불리던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있었던 것.

 

     ​처음부터 수상했던 작전은 곧 계획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에이헵의 팀 이외의 다른 팀들도 개입을 했고, 그에 앞서 킹을 그 자리에 앉힌 배후도 의심스러웠다. 이제 목표는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되어버렸다.

 

 

 

 

2. 감상평 。。。。。。。

     시작할 때는 강한 액션으로 가득 채워질 것 같았지만, (물론 액션은 끝까지 이어진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부터는 피아식별을 위한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우선은 주인공 격인 에이헵의 팀을 응원해야 하는가부터 고민이 시작되고, 그가 행하고 있는 작전이 성공하기를 빌어야 하는 건지도 의심된다. 함정에 빠졌다고 해서 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사실 이 고민이 끝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간다.)

 

     영화는 정치적 이유로 무력 도발까지 감행하는 미국 정가의 모습이 제법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물론 이게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꽤나 불편할지 모르지만, 이라크전쟁이 후세인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이건 애초부터 거짓명분이란 게 드러났다), 이란봉쇄가 이란의 핵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그렇다면 이스라엘은? 파키스탄, 인도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거니까. 결국 이런 무력도발, 혹은 침공은 모두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비슷한 상황이 한반도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이걸 반미니 종북이니 하는 프레임을 씌워 손가락질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다.(아니면 자기가 얼마나 시야가 좁은지를 자랑하는 거고)

 

     다만 이렇게 뭔가 복잡하게 이야기를 꾸미기는 했지만, 제대로 풀어냈는지는 살짝 의문이다. 애초에 킹을 그 자리로 끌고 온 세력은 정확히 누구인지, 또 미국이나 중국은 정확히 어느 정도로, 어떤 식으로 개입되었는지가 아주 선명하지 않다. 이건 영화가 에이헵의 시선을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뭐 영화가 그런 정치적 수싸움을 다큐처럼 풀어가자는 건 아니니까.

 

 

 

 

 

     사실 민간군사기업은 영화 속에서처럼 용병으로 활동하는 경우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경우 물자의 보급이나 기지의 운영과 관리, 나아가 군사훈련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찌됐든 돈을 위해 전쟁에 참여하는 건 처음부터 도덕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그건 그들의 태생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덕분에 믿을 놈 하나 없는 전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상황에 빠져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 일만 잘 되면 한 몫을 챙길 것 같지만, 그들이 한 몫을 챙기도록 내버려둘지는 알 수 없는 일. 아무리 민간기업이 잘 나간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국가에 비하면 한 줌 밖에 되지 못하니까.

 

     영화에서는 주인공 에이헵의 가족애로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지만, 자기 가족을 위해 남의 가족을 깨뜨리는 일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영화 초반 그의 팀이 죽인 사람들의 숫자가 적지 않았음을 생각해 볼 때, 그보다 훨씬 더 긴 시간 쫓기며 보내는 건 응보의 성격이라고 보일 정도.

 

     아쿠아맨이 생각 않고 볼 수 있는 액션이라면, 이 영화는 머리를 좀 쓰면서 봐야 하는 액션. 취향에 따라 골라보면 되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8-12-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근데 이상하네요.
노랑가방님 서재의 달인이 안 되셨다는 게.
그래도 올해 나름 활동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안 되겠네요 알라딘. 사람 차별하고 말이지. ㅉ
그래도 뭐 올한해도 나름 노란가방님껜 의미있는
한해였을 거라고 믿습니다.
모쪼록 내년엔 서점 오픈과 함께 희망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노란가방 2018-12-29 11:30   좋아요 0 | URL
ㅎㅎ 아 발표가 되었나보군요..(생각지도 못했던)
저보다 열심히, 제대로 활동하시는 분이 많으셨나보죠.
전 슬슬 이제 책방 자리 계약하고,
인테리어 준비할 생각에 머리만 바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