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연대기 - Knowing God’s Creation
김민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줄거리 。。。。。。。

     교회에서 창조과학에 관한 강의를 듣고 온 유준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자신이 배운 바를 발표한다. 하지만 유준이 짝사랑하고 있는 수영은 그의 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초조해지고, 그러던 차 과학 수행평가로 창조론과 진화론을 두고 조를 나눠 각자의 입장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 과제를 받게 되고, 유준과 수영은 한 조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종일관 퉁명스러웠던 수영의 태도의 원인이 밝혀지고, 유준은 그런 수영과 친해지기 위해 그녀가 제시하는 창조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검토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이와 비슷한 책을 앞서 읽은 적이 있다. 우선은 작가도 참고했던 우종학 교수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가 있었고, 그보다 좀 더 오래 전에 봤던 책으로는 로빈 브랜디가 쓴 돌연변이들이 있었다. 이 책의 경우는 우종학 교수의 그것과 논지와 결론이 거의 같아서, 표현만 만화로 바꾼 정도의 느낌이 든다.

     그 결론이라는 건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검토해 볼 때, ‘144시간(6) 동안 이루어진 창조라는 개념과 창조부터 지금까지 6천년 정도가 흘렀다(젊은 지구론)’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이를 위해 날과 날 사이에 간격이 있었다거나, 하루의 개념이 오늘날과 달랐다, 혹은 창세기 1장의 기록을 비역사적 표현으로 보려는 주장 등이 제시된다.

     『돌연변이들이라는 책은 좀 다른데, 이 책은 완전 반 창조론적(무신론적) 입장에 서서, 애초부터 성서의 기록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물론 김민석의 이 책과는 관점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의외로 구성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많다. 로빈 브랜디의 책에서 여주인공은 보수적인 기독교 분위기의 학교에서 홀로 진화론을 고수하다가 온갖 핍박을 받는 캐릭터인데, 그건 이 작품의 수영 캐릭터와 거의 그대로 오버랩된다.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두 작가는 공통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을 대화가 통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과 다르면 상대를 무시하거나 공격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폭압적 사람들로 묘사한다.

     과학과 성서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고, 교회가 과학적 검증방식에 근거한 발견들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데는 백 번 동의한다. 나아가 창세기 1장에 기록된 내용이 역사적혹은 연대기적기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탐구를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이건 단지 세상의 시작만이 아니라 창세기의 기록작업도 포함한다) 섣불리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다만 이 주장을 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식과 설정이 좀 불편하다. 저자가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해봤을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오랫동안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가르쳐왔던 내 경험상으로는 이 문제에 관해 그렇게 극단적이고 과격한 반응을 보이던 아이들은 한 번 도 없으니까(대개는 아예 별 관심이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정도의 캐릭터라면 그가 무엇을 주장하든 쉽게 독자가 동의하기 어렵게 만들어놨는데, 이건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기보다는 성격에 근거해 너는 틀리고 나는 옳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허수아비를 때리는 싸움에서는 이기기 쉬운 법이다.

     그래도 이런 까다로운 주제를 만화라는 형식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만은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진실에 대한 접근과 사랑을 적절히 융합하는 구성은, 흔히 이런 식의 학습만화가 지나칠 수 있는 문학적 구성 면도 챙기려고 했다고 인정할 만하다.

     많은 내용들을 언급하고 지나가면서 충분히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한 감이 있다. 물론 좀 더 깊은 독서를 위해서라면, 약간 더 어려운 책을 봐야 할게다. 뭔가 중요하다고 여기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 잘 찾아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