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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통증 속에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 있었다. 통증이라는 그 깊고 무거운 어둠. 문 밖의 빛 한줌조차 어둠을 보여주는 역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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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가운 햇빛 아래에서 밭일 하다가 지쳐 농막에서 잠시 쉬었다. 그 때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었다. 그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사진 촬영했는데 과연 그 바람이 포착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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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8-06-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고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 ^

무심이병욱 2018-06-1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레꽃님 별고 없으셨습니까?

저 역시,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고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바람만이 갖는 매력이자 특성이 아니겠습니까?
 

 열흘 전 밭에서 뽑은 잡초들을  따로 보관했다. 아무 데나 내다버렸다가는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잡초들의 생명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 따로 보관했던 그 잡초들이 이제는 1/5 크기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짙푸렀던 색조차 증발해 버린 게 아닌가!  잘됀 일이긴 하지만 가슴 한켠으로 드는 이 무상감은 또 무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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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밭일을 마쳤을 때 시각이 오후 7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집에 가서 저녁밥을 먹자니 가는 동안 20분에, 아내가 밥상 차리는 데 10여 분 해서 8시는 넘어야 가능할 것 같았다. 결국 부부는 저녁밥을 사 먹고 가기로  뜻을 모았다.
  주문한  밥이 빨리 나오는 어느 시골 식당을 찾았다. 요기를 해결한 뒤 식당 앞 테라스에서 잠시 쉴 때 남편은 눈앞의 야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그 야경을 촬영했다. 아내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냥 밤 풍경 같은데 뭘 촬영했지?"
남편이 답했다.
"내가 81년  82년에 이 동네에서 셋방 살았잖아. 직장이 여기 있었으니 말이지. 그 때 이 시골에서 얼마나 쓸쓸하고 외롭게 지냈는지! 그러니까 나는 지금 36년 전 한창 젊었으나 쓸쓸했던 나를 사진 찍어본 거라고."
   그 말에 아내가 뭐라 말하려다가 그만 두는 것 같았다.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  "당신이 그 때 어떤 여자와 결혼하려다가 실패한 게 아니겠어? 그런 당신을 구제해준 게  바로 나잖아. 여하튼 당신은 항상 나를 고마워해야 해."
   외견상, 부부는 시골 야경을 말없이 바라보며 테라스에  앉아있었다. 아내가 먼저 침묵을 깼다.
"어서 집에 가야 해. 빨랫거리가 밀렸어.당신은 집에 가면 쉬지만 나는 그렇지 못해."
"알았어."
그 밤,  남편은 36년 전의 자신을 그 시골에 두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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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날을 기억한다. 석사동에 있는 어느 허름한 막걸리 집이었다. 처음 만났지만 대화가 통하여 함께 밤을 지새우며 삶과 문학얘기를 나눴다. 하루만으로 부족해 일주일 가까이 밤을 새웠다. 19727월이다
  
세월의 강을 건너 화천 감성마을에서 다시 만났다. 20184, 비 갠 어느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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