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동안 밤잠 설치며 고생한 결과 작품집 『K의 고개』가 발간되었다. 정말 내 새끼나 다름없는 책이다. 뿌듯함과 함께 그간의 고생에 대한 만감이 서렸다. 그런 나를 왠지 안 됐어 하는 눈길로 바라보는 아내. 나는 뒤늦게 눈치 챘다. ‘하필 책이 안 팔리는 시대에 책을 써낸 우리 남편. 참 딱하구나!’생각하는 게 아니겠나.
아내가 결국은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내 눈에 어떻게 보이는 줄 알아? 무법자 영화의 크린트이스트우드 알지? 그가 권총 차고 멋진 모습으로 마을에 나타났는데 글쎄 마을 사람들 누구 하나 관심 없이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쁜 거야.나쁜 악당이 누구인지 일러주면 당장 해치울 텐데 전혀 관심들이 없다는 거지. 그럴 때 딱하게 된 크린트이스트우드를 내가 지금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식당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더니 원, 소설가 마누라 생활 3년 만에 비유 한 번 절묘하게 하는구먼그래.’
사진출처 : Ko diex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