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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꼴이 막장이다 보니 한해가 가고 오는 게 아무런 감흥이 없다. 아니, 희대의 뻘짓인 정부의 위안부 협정 때문에 연말 기분까지 잡쳐버렸다.

그 땅에 있기 싫어 어디 잠깐 갔다 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신간 추천 마지막 날. 부리나케 12월에 나온 책들을 스캔해 보니 반가운 책들이 눈에 띈다. 일단 그것부터 가장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해 본다.


MOST WANTED - 데이비드 브린, 스타타이드 라이징

  '오옷!'이란 감탄사와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다.

데이비드 브린은 해외에서 꽤 명성이 자자한 SF작가인데 특히 업리프트 사가(UPLIFT SAGA)로 유명하다. 1980년 첫 작품 '선 다이버'로 시작된 이 사가는 주로 다섯 개의 은하계로 구성된 '업리프트 우주'에서 벌어지기에 그 우주의 이름을따 '업리프트 사가'로 부르게 되었다. 업리프트 사가는 98년까지 모두 여섯 작품이 나왔고 이번에 소개된 '스타타이드 라이징'은 이 사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발간은 1983년. 발간된 그 해, SF 작품의 최고 상의 양대 산맥인 네뷸라와 휴고 상 모두를 수상했다. 한 마디로 걸작.

 사실 우리나라에 처음 발간된 것은 아니다. 

 예전에 '움직이는 책'이란 출판사에서 '떠오르는 행성'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는데 팬층이 그리 두텁지 않은 우리나라 SF 상황상, 곧 절판되고 말았다. 뒤늦게 이 책의 존재와 가치를 알고 SF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찾았었는데 이미 엄청 희귀해져 버린 뒤라 애만 동동 태우게 만들었다. 그런 고로 나를 비롯하여 이 책의 출간이 반가운 이들이 참 많을 것이다. 부디, 꼭 읽고 싶다.


 코니 윌리스 - 화재 감시원


 고맙게도, 정말 고맙게도 SF 작품들을 꾸준히 출판하는 출판사가 또 하나 생겼다. 바로 아작이다.

 '리틀 브라더'로 처음부터 내 마음을 설레게 만들더니 이번엔 코니 윌리스의 화재 감시원으로 완전히 아작내고 있다. 기쁘게 KO 당하련다. 하하하.

 이 책은 단편집이다. 표제작 '화재 감시원'은 코니 윌리스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단편이다.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두 작품, '둠스데이 북'과 '개는 말할 것도 없고'리 할 것인데 그 두 작품 모두의 모태가 된 작품이 바로 '화재 감시원'이다.

 이만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참 보기 힘들어 코니 윌리스를 좋아하는 이들을 많이 애태웠는데, 그렇다고 번역이 안 되었던 것은 아니다.예전 두 권으로 나온 '세계여성소설걸작선'에 번역되어 실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도 절판의 운명을 맞아, '떠오르는 행성'만큼이나 희귀해져 버렸다. 당연히 '화재 감시원'도 볼래야 볼 수 없었다.

 그러니 이렇게 나와 준 것이 반갑지 않을 수 없고, 꼭 읽고 싶지 않을 수 없다.



SO SO...


  조이스 캐롤 오츠 -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

  읽었지만 이렇게 나오면 또 만나보지 않을 수 없다.

  캐롤 오츠와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그녀와의 만남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제 사마라구 - 카인


 그렇지 않아도 오래도록 나와주기를 기다렸던 책.

 그가 재해석한 신약성서와 묵시록을 다 만나본 나는 그의 구약성서 재해석을 피할 도리가 없다.

 









 루 윌리스 - 벤허


 솔직히 루 월리스의 벤허가 나올 줄은 몰랐다.

 원래 루 월리스는 무신론자로 처음 이 책을 쓰려고 했던 목적도 예수가 허구적 존재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오래도록 그는 예수와 관계있는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모았고 예루살렘마저 몇 차례나 실제 답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오래 예수를 연구한 결과 루 윌리스는 애초의 생각과 달리 예수가 허구가 아니라 진짜로 존재했음을 깊이 믿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책의 내용도 완전 뒤집혀 버렸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벤허'였다.

 '벤허'는 오로지 예수를 중심으로 돌았던 오래된 그의 삶의 궤적 그리고 그 결과 가지게 된 그의 회심이 흥건히 배여든 노작이다. 그런 까닭에 영화의 원작이 아니라 이 소설 자체로도 얼마든지 시간을 들여 벗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보여진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말로 꼭 한 번 읽어보고픈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나와주어서 반갑다.



  다음 달에도 내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반가운 책들이 많이 있기를 바라며 1월의 신간 추천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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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01-06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새해엔 소설은 좀 자제하려고 했는데, 이러시면 도리가 없습니다여. 올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__)

희선 2016-01-07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설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아주 조금 본 게 SF예요 어떤 건 어렵기도 하더군요 찾아보면 재미있는 것도 있을 텐데... 코니 윌리스 책 두권은 봤네요 우연히... 재미있는 편이어서 읽기 시작하고 끝까지 봤네요 맨 위에 책도 SF군요 저같은 사람은 소설 많이 봤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네요 헤르메스 님은 소설뿐 아니라 다른 쪽도 많이 보고 많이 알아서 부럽습니다 저는 다른 걸 봐도 그때뿐이에요 거의 처음 보는 것이어서 그런 건지, 이제는 소설도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면 좋을 텐데...

그 소설을 왜 썼는지도 알다니, 그런 게 책을 보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 일은 잘 몰랐는데 인터넷에서 조금 봤습니다 뭔가 한다 해도 잘 해야지 그런 식으로 하면 될까 싶군요 빨리 해야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희선

2016-01-10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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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12월.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겠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오늘이 신간 추천 마지막 날이었다.

 부랴부랴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본다.



 반가웠다. 오래도록 한 번 읽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중에 '킬프 군단'이라는 게 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이 읽고 있던 책이 바로 이 '오래된 골동품 상점'이었다. 오에의 그 소설은 '악'이라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바로 이 '오래된 골동품 상점'을 텍스트로 해서 말이다. 그래서 제목도 킬프가 된 것이다. 킬프는 원래 다니엘 퀼프로 소설에서 주인공 넬을 처절한 비극으로 내모는 장본인 격이 되는 악인 중의 악인이다. 디킨스는 그렇지 않아도 어둠과 악을 그리는 데 능한데 그 중에서도 퀼프는 악인의 가장 선명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래서 오에는 이 소설을 가지고 악에 대해 사유하는 '킬프 군단'을 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고 싶은 이유도 오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넬의 비극 보다는 악에 대한 관심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어딘가에 정말로 킬프 군단 같은 것이라도 있는지 요즘 우리 주위에서 날로 증가하고 있는 퀼프의 분신들을 보노라면 말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승우의 초기작 '독'도 읽어보고 싶다.

 디킨스와 이승우의 악에 대한 생각을 비교해 읽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는 영화 '싱글맨'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작가였다. 

 영화가 마음에 들어 원작까지 읽어보았는데 원작 역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랬기에 이렇게 그의 대표작이라고 평가받는 베를린 이야기 2부작이 나오게 된 것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특별히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를 선택한 것은 이번 12월달에 내가 속한 독서모임에서 '베를린이여 안녕'을 읽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책이 중복되면 곤란하므로 여기서는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를 선택한다.

 어쨌든 크리스토퍼 이셔우드는 정말 매력적인 작가다.

 부재에 관한 것을 이만큼 더 잘 그릴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싶다. 앞으로 더 많은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모스 오즈의 개인사를 토대로 한 작품이라 궁금하다.

 1권이 500페이지가 넘고 2권도 그만큼 된다. 오즈의 작품으로서는 상당한 분량이다. 이만한 장편에서도 오즈가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고수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만켈은 왜 여생을 아프리카에서 보냈던 것일까? 그의 작품을 읽으며 늘 궁금했었던 사항이다.

 어쩌면 그 궁금증을 이 소설에서 풀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스웨덴 여성은 만켈의 분신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기에 더욱 그렇다.












 세이초의 시대소설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에도 시대의 호모 사케르들을 그리는 이 소설은

 우리의 오늘과도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이기에 더욱 벗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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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5-12-1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표지를 보면서 저는 새만 보였답니다.
그 안의 소녀 얼굴은 보이지 않았던 거죠.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처연해 보이는 저 얼굴이 그다지 끌리지 않았나 봐요, 그저 자유로운 날개짓의 새만 보려고 해여, 제가. ^^
헤르메스님 글로 인해 저 책을 접하네요, 장바구니에 넣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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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면 은근히 마음의 짐이 되는데 안하면 좀이 마구 쑤시는 신간평가단. 행여나 정말 읽고 싶은 작품들이 선정되면 차암 부럽기도 하고.

  하여 다시 하게 되었다. 한동안 안 썼던 신간 추천글을 이렇게 쓰노라니 마치 처음 신간 평가단이 되어 글을 쓰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 기분에 걸맞게 뭔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예전엔 신간 추천글을 쓸 때, 진짜 읽고 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지 않고 나열하기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읽고 싶은 것들은 따로 선별하기로 했다. 이러면 좀 더 추천글다워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것들을 'MOST WANTED'에 담는다. 그 외의 것들, 그러니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 작품들은 'SO SO...'에 담는다. 그렇게 첫 신간 추천을 해 본다.


  MOST WANTED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책은 단연 이 것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댄 시먼스의 '올해의 학급 사진'을 사전 연재로 읽어봤는데 정말 굉장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좀비물을 읽고 보았기에 더 이상은 새로울 것도 흥미도 긴장도 자아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댄 시먼스는 마치 좀비물을 처음 접했을 때의 재미와 긴장을 커다란 찜통 단위로 들이붓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프로는 프로구나 하는 것을 가득 느꼈다고나 할까. '히페리온 시리즈'나 '일리움'을 쓸 수 있는 정도의 작가는 좀비물이라는 흔한 재료로도 이렇게  미슐랭 가이드 스타급의 음식을 내어놓을 수 있구나 감탄했다. 물론 어느 정도 설정상의 허점은 있었지만...


 그러니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스티븐 킹, 조지 R. R 마틴, 클라이브 바커 같은 쟁쟁한 프로 작가들의 좀비물은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여러 번 클리어한 게임처럼 좀비물에 식상해 있는 나에게 부디 이제껏 몰랐던 숨겨진 스테이지를 문득 발견한 것처럼 새로운 긴장과 재미를 가져다 주기를 기대한다.



 창비에서 나온 '아디오스'에 이어 두 번재로 소개되는 우루과이 작가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의 작품이다.

 1961년에 나온 조선소는 흔히 말하는 '산타마리아의 사가'에 속하는 작품이다. 오로지 산타마리아만 배경으로 하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창비에서 나온 '아디오스'가 '산타마리아 사가'의 첫 작품이다. 출간은 1954년.



 '조선소'는 사가의 세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산타마리아 사가는 모두 여섯 작품인데 79년 '바람이 얘기하리라'가 그 마지막이다. 거기서 산타마리아 도시는 불에 타 버린다. 산타마리아 사가는 연속된 작품이라 전작을 읽지 않고서는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창비도 첫 작품부터 출간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세번째 '조선소'가 나온 것은, 물론 오네스의 가장 대표작이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그나마 전작을 읽지 않고도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산타마리아 사가의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조선소'를 둘러싼 탐욕과 광기의 이 이야기는 당시 우루과이 상황을 알고 읽으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오르도녜스 대통령 집권(1903~1929) 당시 민주주의적 제도와 사회 복지 제도의 구현과 정착으로 전 세계로부터 성공적인 체제의 모델로 인정받은 우루과이는 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테라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의 늪으로 빠져버려 이전의 빛나는 과실들을 모조리 섞은 것으로 바꿔버리고 마는데 소설에서 껍데기만 남은 조선소는 오르도녜스의 우루과이를,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허상의 조선소를 존속시키는 사주는 58년 선거로 정권을 잃기까지 계속 집권해 온 콜로라도 당을 은유한다고 해도 그리 무리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콜로라도 당에게서 93년만에 정권을 탈환한 블랑코당은 19세기에 우루과이가 식민지에서 독립할 때부터 콜로라도 당과 함께 있었던 존재로 둘은 서로 대립해 독립 당시에 이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지원을 받아 내전까지 치른 바 있는데 정작 국민이 변화를 위해 블랑코당에게 정권을 주었어도 우루과이의 사정은 좋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지기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소'에서 사주를 협박해 자신의 야욕을 실현시키려는 라르센은 블랑코 당으로 읽힐 여지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조선소'는 당시 정치와 경제 양 면에서 아주 혼란스러웠던 우루과이의 반영이며 보다 깊이 들어가면 우루과이에 대한 작가의 환멸이 드러난 작품이다. '헬조선'이란 유행어로 그 비슷한 환멸이 팽배해 있는 지금. 그것이 문학적으로 어떻게 승화되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세 가지 점에서 정말 읽고 싶은 소설이다.

 하나는 세라 워터스의 신작이라는 점.

 둘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고딕 호러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 셋은 여기서는 레즈비언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는 점.

 레즈비언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녀의 본질과도 같았던 레즈비언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작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팬으로써 궁금한 까닭이다.

 여기에 굳이 하나를 더하자면 스티븐 킹이 2009년 최고의 소설로 꼽았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의 추천이 신뢰할만하다.







SO SO...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꼭 읽고 싶은...)



 3. 11 이후,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에 원전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 전후 일본 최대의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된 미나마타 병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들의 탐욕으로 사건을 일으켰음에도, 그들의 아픔이 아니기에 쉽게 과오를 무시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사회의 헤게모니를 쥔 가해자들의 언어가 아니라 철저하게 희생자의 언어로만 이야기하는 이시무레 마치코의 이 이야기는 지금의 체제가 쉽게 배제해 버린 생명과 삶의 언어들을 본래적 모습으로 다시금 복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편협된 관점과 언어로 삶이 관리 당하는 것은 우리의 현재이기도 하기에 지워진 목소리들로 들끓는 이 현장으로 들어가보고 싶다.




 

 개인적인 기억으론 토니 모리슨의 소설 중에 사람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딱 두 작품, '빌러비드'와 '술라'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여기에 또 하나 더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자면 토니 모리슨은 이렇게 사람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울 때 작품이 훨씬 더 좋아진다.


 '빌러비드'를 읽고 '술라'를 읽었을 때, 나는 이 '술라'가 혹시 '빌러비드'인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술라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 시이드는 자신의 딸 '빌러비드'를 죽인다. 이러한 관계의 역전된 순환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것은 실체가 유령이 된 이유와도 관련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대목이었다. 절판되었던 '술라'가 새 번역으로 다시 나와 반갑다. 다시금 벗하면서 예전에 품었던 의문을 좀 더 진지하게 추적해보고 싶다.

 



 

 

 백가흠의 소설을 읽어 본 적은 없다. 그런데도 이 책에 끌렸던 것은 '세대'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세대가 중심이 되었다고 하니 얼른 독일 작가 제발트가 떠오른다. 그의 소설 중심에도 세대가 있었다. 그는 세대를 단순히 동일한 시간이 아닌 동일한 사건으로 구성되는 존재라고 여겼다. 출판사 소개글을 읽어보니 세대에 대한 백가흠의 입장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둘을 비교해서 읽어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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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5-10-0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신간평가단 같이 하게 되었군요. 다음 번에는 추천도서 빨리 올려주세요. 헤르메스님 추천 참고 좀 하게요.(반농담입니다)^^ 아니..근데 단지 농담만은 아니고요, 제가 소설(특히 외국소설) 쪽은 많이 잘 몰라서, 진짜 그래야할 듯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일단 저랑 겹치는 책이 몇 권 있어서 반갑습니다.^^

ICE-9 2015-10-05 22:01   좋아요 0 | URL
저도 맥거핀님이랑 함께 되어 기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신간평가단을 함께 하는 건 처음이군요^^ 저는 사실 후발주자의 이점으로 쓸 때 맥거핀님의 리스트를 많이 참고 했습니다. 하하^^ 저는 워낙 팬더 같은 데가 있어서 닥치지 않으면 잘 하지 않는 아주 안 좋은 습성이 있어요 ㅠ ㅠ 고치려고 노력을 참 많이 하는데 요 천성이 티라노사우르스급이라 잘 옮겨지지 않네요ㅠ ㅠ 그래도 다음 추천글을 맥거핀님의 말씀도 있고 하니 빨리 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출간 도서 <한글 대학·중용>, <한글 맹자>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신창호 교수가 풀어낸 내 삶을 이끄는 <한글 사서> 시리즈 완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기준점의 하나로 인문학을 꼽는다. 그러나 막상 고전을 읽자니 그 벽이 너무 높고, 고전을 자기계발로 풀어낸 서적들을 보자니 뭔가 아쉽다.

이번에 판미동에서는 앞서 출간한 『한글 논어』에 이어 『한글 대학』과 『한글 중용』, 『한글 맹자』를 출간하면서 <한글 사서> 시리즈를 완간하였다.

특히, 『대학』과 『중용』을 묶어 공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과 끝을 읽어볼 수 있게 하였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인 신창호 교수는 ‘사서’의 읽는 순서로, 『대학』을 앞에 두고, 『논어』, 『맹자』를 가운데 두며, 『중용』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먼저 『대학』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뒤 『논어』를 읽으면서 삶의 근본을 세우며, 그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인생에서 그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 살핀다. 이런 작업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중용』을 통해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7월 15일 ~ 7월 21일 (당첨자 발표 : 7월 22일)

발송: 7월 23일


2. 모집인원 : 3명 (상기 2권 모두 증정드립니다)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요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이것저것 읽어보고 있는 참인데 문득 사서 중에 제대로 읽은 것은 논어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특히 대학, 중용이 관심이 가는데 학문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 공자가 어떻게 설명하는지 봐두고 싶다. 지금만큼 학문이 권력의 시녀가 되었던 적이 없으며 학문이 권력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된 적도 없는 것 같아서다. 읽고 거기에 대해 좀 많이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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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퓰리처상 카네기 메달 상 

60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0년의 기다림단 한 순간의 만남

눈먼 프랑스 소녀와 독일 고아 소년이 간직한  나는 이야기


2차 세계 대전의 참혹한 경험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려 낸 소설. 단순한 문체와 우아한 구성으로 기술의 힘과 인간 본성에 대해 탐색한다.—퓰리처상 선정단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장님 소녀 마리로르와 고아 소년 베르너가 2차 세계 대전 전후로 겪는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아름다운 문체와 감동적인 플롯,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실감 나는 묘사로 언론과 평단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수많은 미국 독자의 심금을 울렸다. 2014년 봄 출간 이후 2015년 여름 현재까지 1년 넘게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지키며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10권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그 열광적인 반응을 뒷받침해 준다. 미국 내에서만 100만 부 넘게 판매되고 39개국에 판권이 팔리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지난 6월 ‘앤드루 카네기 메달 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 번 대중성과 문학성을 입증받았다.

수차례 문학적 모티프가 되어 왔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 영화 시나리오처럼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 코맥 매카시를 닮은 짧고 정곡을 찌르는, 함축적인 표현과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한 플롯 전개, 클라이맥스와 에필로그를 통한 진한 여운까지,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은 이 시대 독자를 매료시킬 모든 조건을 갖춘 소설이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영화가 떠오르는 작품으로, 실제로 출간 직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트루먼 쇼」, 「클로저」, 「소셜 네트워크」등을 제작한 스콧 루딘 감독이 영화 판권을 사들여 영화화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2015년 7월 14일 ~ 7월 19일 
- 당첨자 발표 : 7월 20일 (리뷰 작성 기간 : ~8월 3일)

 
2. 모집인원 
- 2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자신의 개인블로그/알라딘 블로그에 스크랩 해주세요.(필수)
- 서평단 응모 링크(https://goo.gl/wiEUIv)를 클릭하여 설문지 작성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자 미션
- 도서 수령 후, 14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에 도서 리뷰를 올려주세요.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서평이 등록되지 않는 경우 추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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