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처음으로 신간평가단 되고나서 처음 신간 추천 페이퍼 썼던 것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끝자락에 도달해 있다. 개인적으로 폭풍같은 한 주와 우울로 아슴아슴해지는 며칠을 보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해결된 것은 없다. 분노도 그대로고 슬픔도 그대로다. 그러면서 가는 거겠지. 이러면서 안고들 가는 거겠지. 그렇게 버티고만 있다. 지금은 바닥없는 공간을 유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더 괜찮다고 생각된다. 둥둥 떠다닐 수록 내 몸은 더욱 더 예민해지고 내가 했던 것들과 보았던 것들을 더 잘 기억하게 해주니까. 기억해야 할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인 것 같다. 

  어쩌면 그런 내게 조금의 중력이라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8월의 신간 다섯 편을 꼽아 본다. 

 

  

 '이민자들'을 읽고나서 제발트에 빠지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을유에서 '아우스터리츠'가 나오더니 드디어 '토성의 고리'가  세번째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제발트는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죽기전(왜 정말 반할만한 작가들은 일찍 죽는 것인지...) 네 편의 소설만 세상에 남겼는데 이제 우리나라에 소개될 것도 단 하나만 남은 셈이다. 그렇게까지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니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어쩐지 지구에서 토성까지 파이오니어호가 갔던 그 세월 만큼 천천히 읽고픈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무치게 그리웠던 제발트의 육성을 코 앞에 두고 있으니 그 유혹을 어찌 견딜까 싶기도 하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소멸'과 더불어 아마도 오래도록 곱씹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존 코널리의 데뷔작이다. 사립탐정 찰리 파커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한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것 두 가지를 갖추었다. 하나는 주인공의 이름이 내가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의 이름이라는 것.(이 사람의 매력을 알고 싶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버드'를 볼 것.) 다른 하나는 사립탐정물이라는 것이다. 가족 모두를 살해한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복수의 여정은 많이 반복된 소재이긴 하지만 사립탐정에게 새겨진 상처는 그것 자체가 매력이 되므로 어떻게 살려나갈지 기대가 된다. 사립탐정에게 범인이란 늘 그 자신이 풀어야 할 삶의 숙제와도 같다. 찰리 파커 당신은 나에게 어떠한 시선과 사유의 선율을 들려줄 것인가? 

 

 

 

 

 

  '독서의 역사' '밤의 도서관'등 책을 좋아하는 이들로서는 참으로 지나치기 어려운 책을 써내었던 알베르토 망구엘이 이번에는 소설로 다가왔다. 대략의 소개글을 보니 아무래도 '밤의 도서관'의 소설 버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도서관'이 하나의 인격을 가진 인물이 되었달까? 왜냐하면 '밤의 도서관'에서 '도서관'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그것이 가질 수 있는 혹은 지닐 수 있는 모든 의미에서 마치 거미줄을 뻗치듯 촘촘하면서도 전방위적으로 전개해나갔던 것과 똑같이 이 소설에서도 그런 식으로 한 인물을 담아내고 있으니까. 망구엘의 얼기설기 엮어내는 태피스트리 기법이 소설로는 어떻게 펼쳐질런지 기대가 된다. 

 

 

 

 체코의 SF라면 카렐 차펙 밖에는 모르지만 선집한 이가  야로슬라프 올사 쥬니어와 박상준이라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거기다 강렬하면서도 마구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저 제목이 기꺼이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게 만든다. 세월이 좀 흐른 것에서 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그지없이 생소하기만한 이 10편의 작품들이 과연 어떤 맛을 느끼게 해 줄 지 기대가 된다. 

 

 

 

 

 

내가 이 소설을 선택한 것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대상 수상작이라서가 절대 아니다. 순전히 순정만화가의 일상에 대한 리얼한 묘사가 담겨 있다는 한 서평가의 말 때문이다. 예전부터 그 일상이 궁금했었는데 제대로 한 번 엿볼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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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바쁘고 힘든 가운데 7월에서 8월로 아주 가파르게 넘어왔습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 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었던 그 시간들도 결국은 끝이 있었고 오늘로 과거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래만에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무한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보고있는 TV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또 5개월 동안 달려온 조정 레이스의 피날레이기도 해서 안 볼수가 없더군요. 물론 결과야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도 2000미터를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독려해가며 꾸준히 저어가는 모습은 얼핏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일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맴버들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다같이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절대 잘 나아갈 수 없는 조정. 그렇게 특출한 하나나 둘을 강조하기 보다는 언제나 '함께'여야만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조정 경기의 특성은 특히나 '함께'라는 게 강조되어야 할 지금 우리나라의 형편상 더욱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무한도전이 이렇게 연례 특집을 하게 되면 꼭 '누가 민폐다'라는게 따라붙게 되는 일이 있더군요. 이번 조정경기때도 어김없이 그랬습니다. 정형돈이 민폐로서 톡톡히 곤경을 치르더니 지금은 박명수가 바통을 이어받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별로 안 좋더군요. 왜 이렇게 '민폐'를 집어내는 것인지. 레이스 완주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누가 발목을 잡았나를 꼭 골라낼 필요가 있는 것인지 이해도 가지 않구요. 무한도전 덕분에 저는 이번에 조정을 완전히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잘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정은 그야말로 약자에게 먼저 보조를 맞추는 스포츠더군요. 무엇보다 하나된 호흡을 중시해야 할 경기이니 아무래도 가장 처지는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겠죠. 그렇게 합심하여 격려하고 응원하는 가운데 그 약자는 또 자신의 약함이 동료에게 고통이 되지 않도록 적은 힘이나마 더욱 더 내게 되는 것이고... 저는 '조정'이란 게 그렇게 이해되었습니다. 어쩐지 조정이야 말로 그 무엇보다 '무한도전'다운 스포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래도록 무한도전을 지켜봐오면서 제가 느낀 무한도전의 기본 마인드는 '아무리 민폐가 되어도 어깨를 짊어지고서라도 끝까지 함께 간다'였기 때문입니다. 보조를 맞추지 못해도 따라오지 못해도 결국 발목을 잡게 된다 해도 그들은 버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격려하고 응원하여 끝까지 책임질 대상이라는 게 제가 느낀 무한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힘든 여름을 보내면서 가장 많이 떠올렸던 것은 '85호 크레인'이었습니다. 지치고 힘들때마다 창을 바라보면서 저너머 크레인 위에서 홀로 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었습니다. 그 분이 바라는 것과 조정과 무한도전이 의미하는 것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민폐나 고문관이라는 말에 묻어 있듯 그렇게 타인을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보지 말고 그 역시 나와 똑같이 존중받고 살아가야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 그렇게 같을 것입니다.  마크 뷰캐넌이 '사회적 원자'에서 아주 재밌는 말을 했더군요. 인간 만사가 정말 복잡하게 보여도 사실은 물리학의 법칙 처럼 아주 단순하고도 간단한 법칙을 따르고 있다고. 어쩌면  정말 이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정말 바꾸고 싶다면 그 시작은 타인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에 있을지 모릅니다. 그냥 무한도전의 감동이 는개 처럼 마음을 적시는 지금은 그냥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신간 페이퍼를 써야하는데 그만 객적은 소리를 많이 늘어놓고 말았네요. 그냥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요? 뭔가 흠뻑 빨아들인 것 같은 스펀지 같은 기분이 들었을 때는 그저 오롯이 흘리는 것 밖에는 별 도리가 없는 날이... 그냥 지금 제가 그런 기분이란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너무 빙돌아왔지만 이제라도 지금부터 제가 주목하는 신간들을 꼽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반가웠던 책입니다. 

           

    이 책이 나올줄은 정말 예상 못 했습니다. 캐스린 비글로우의 동명 영화를 보았을 때 부터 정말 궁금했던 원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상영 당시 끔찍한 실패를 했으나 감정의 연출이 정말 절제있고 섬세하게 이루어져서 액션 감독으로만 치부되던 캐스린을 다시보게 만든 작품이라 개인적으론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의미있는 작품으로 꼽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최고걸작이라 평가받는 '허트로커'도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아무튼 영화를 보고 정말 원작이 읽고 싶었습니다. 과연 원작의 어떤 말들이 저렇게 영상으로 표현되었나 궁금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 거기다 영화는 실패. 원작을 보게되는 건 그저 요원할 줄 알았는데 마치 뜻밗의 선물 처럼 이렇게 도착했네요. 반갑고 기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주목하는 신간으로 추천합니다. 어쩐지 제게는 이 책 자체가 '기다림은 결국 현실로 이루어진다.'라는 말 자체를 증명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게 오랜 85호 크레인의 기다림도 현실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책입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실테지만 이번에 칸느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생명의 나무'를 감독한 테렌스 맬릭의 세번째 영화'신 레드라인'의 원작이죠. 지금도 그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가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과작하기로 유명한 맬릭 감독의 정말 오랜만의 신작이라 개봉 첫날 극장으로 달려가서 보기도 했었죠. 제목인 '신 레드 라인'은 죽음을 뜻하죠. 다른 말로는 플랫라이너라고 하나요?  그렇게 흔히들 이 영화를 과달카날 섬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전쟁으로 초래된 비극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주의해서 살펴보면만 사실 이 영화는 그러한 항존하는 비극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삶의 지속을 이어가는 생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인간에 대한 변함없은 신뢰가 바탕이 된. 해안가에 버려진 야자수 열매에 다시 돋아난 싹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말이죠. 아무튼 그 감동적인 영화의 원작이라니 반갑고 안 볼수가 없네요. 당연히 추천작으로 선택합니다. 

 

 또 하나의 정말 반가웠던 책! 알라딘에는 발간일이 6월 30일로 나와 7월달 추천으로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너무나 보고싶었던 작가의 책이라 이렇게 룰을 어기면서까지 소개해봅니다. 백인 남성 중심의 SF 계에 여성으로 그것도 흑인으로서의 목소리를 전파한 선구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그래서 한번은 감상해봐야 하는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 그녀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야생종'이 드디어 출간되었네요. 그녀의 단편 하나는 이미 소개된 적이 있지만 장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녀의 명성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녀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KINDRED'가 나오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이렇게 정식으로 그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니 다행이지 않을 수 없네요. 

 

 

   앞 분들의 신간 추천을 보니 겹치는 게 하나도 없군요. 어쩌다보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간들만 추천한 듯 합니다.(그것도 하나는 6월말에 발간된 것을^ ^;) 하지만 때로 신간 추천을 이렇게 해 보고 싶어도 지는군요. 별로 주목하지 않는, 그렇게 시야에 뒤쳐진 존재들이지만 여기에 우리들과 같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게끔 말이죠. 오늘처럼 무한도전의 조정 경기를 본 날에는 더더욱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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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일토록 비가 내린다. 집 앞의 나무들이 오롯이 젖어가는 걸 보면서 시크릿 가든의 녹턴을 듣고 있다. 오늘은 6월의 신간 추천 마감일. 맥주 한 캔을 옆에 두고 잠깐 잠깐 목을 축여가면서 부랴부랴 써 나가도록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 권은 완전히 정해져 있었다는 것. 

                                      

  을유출판사에서 드디어 말로만 듣던 마오둔의 '식 3부작'이 나왔다. 중국 리얼리즘 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는 바로 그 책이다. 마오둔은 '모순'을 약간 변형시켜 만든 필명이다. 그는 이 이름을 바로 이 '식 3부작'을 쓰면서 사용했는데 그 만큼 이 3부작은 1920년대 중국 사회가 가진 모든 모순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중국에서는 루쉰과 더불어 중국의 2대 거장이라고도 불리는 그인데 슬프게도 신간평가단 중 아무도 주목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안타깝게도 선정되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꼭 한 번쯤 읽어볼만한 소설이고 무엇보다 약간 말랑말랑해진 한국 소설들에 지쳤다면 이 소설을 통해 사회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거대한 서사에 한번쯤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여름엔 역시나 장르 소설이 딱이다. 이번에도 여름을 맞아 굉장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 듯 하다. 벌써부터 좋다는 입소문이 자자한 루이즈 페니의 '스틸라이프'와 프로파일러를 소재로 한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를 이번 신간 추천작으로 꼽아본다. 하나는 아가사 크리스티적 '후더닛'을 재현한다고 하니 급관심이 생기고(후더닛 소설은 나에겐 일종의 스포츠다. 정말 제대로 된 퍼즐러 소설을 만나 제대로 풀어보고 싶다.)  토니 힐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인어의 노래'도 골든 대거까지 받은 작품이라 마구 흥미가 동한다. 거기다 모두 시리즈의 첫 작품들이라니 더 읽어보고 싶다. 만일 이 두 책이 선정된다면 하루 날 잡아서 맥주 캔을 옆에다 마구 쌓아가면서 흠뻑 빠져서 읽고 싶다. 

 

  

 

 

 

  

 

 

 

 정말 사랑하는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도 이번에 나왔다.  

섬에 표류한 32명의 사람들, 거기다 여자는 단 1명. 예전에 유행했던 질나쁜 성적 농담을 그대로 따온 것 같은 설정이지만 놀랍게도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라고 한다. 개인과 그 개인들을 엮어가는 사회에 대해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혜안을 보여주는 나쓰오인 만큼 폐쇄적이고 욕망의 해소는 철저하게 제한된 그 세계에서 과연 또 어떤 어둠을 보여줄 것인지 너무 기대가 된다. 되든 안되든 어쨌든 이 작품도 맥주를 벗삼아 마셔야 할 작품이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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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어느새 또 5월의 신간을 추천하는 시간이 닥쳐왔군요. 

  아직 선정된 책중 단 한권도 리뷰를 쓰지 못한 시점인데 

  정말 제가 마치 헤라클레스가 태양을 향해 쏘았던 그 화살에 매달린 것 처럼 

  눈깜짝할 속도로 여기로 날아오고 말았네요. 

 

  신간 추천 페이퍼를 작성하기 위해서 신간들을 훑어봤습니다. 

  5월 한 달동안 어마어마한 신간들이 출간되었더군요. 

  신간 평가단을 하면서 처음으로 새로나온 책들을 훑어보게되었는데 

  그렇게 많은 책들이 정말 소리 소문도 없이 나오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출판 시장 3위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났습니다  . 

  그 많고 많은 신간들 중에 이번달만큼 주목 신간을 고르기가 힘든 달도 없는 것 같군요. 

  아무튼 그 중에서 제가 주목한 신간들은 이렇습니다 . 

 

    

 

 

 

 

 

 

 

  일단, 뭐랄까요. 제 어린시절에 가장 충격을 주었던 그런 의미에서 정신적 스승이라고나 할까요. 하여간 그러한 분들의 신간들이 드디어 나왔길래 반가운 마음에 먼저 소개하려 합니다 . 

 '화성의 타임슬립'은 필립 K 딕의 걸작선 중 가장 첫번째로 나온 책입니다.  이렇게 멋진 디자인으로 진정한 의미의 걸작선이 나오다니 일단 딕의 팬으로서 감격입니다. 저는 어릴 때 말하자면 도서관 키드였는데요. 거기서 딕의 '사기꾼 로봇(THE IMPOSTER)'를 처음 만났습니다. 주위 사람 모두가 주인공을 외계인이 보낸 자살 폭탄 로봇으로 의심하는데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이 진짜 사람이라고 주장하죠. 당연히 독자들은 그의 입장에 서서 주위 사람들의 무지를 안타까워 하는데 그런데 결국 밝혀지는 진실이란... 문자 그대로 충격에 빠졌던 작품이었습니다. 한동안 어린 마음에 제 자신도 그러한 로봇이 아닐까 의심스러워했을 정도로... 그 때는 딕의 작품들이 아직 우리나라에 유명하지 않아서 제가 읽어볼 수 있던 단편도 딱 그 하나 뿐이었죠. 그 뒤 차츰 그의 소설들이 영화화되면서 주요 작품들도 번역되더니 드디어 완전한 의미의 걸작선으로 발간되었네요. 반갑고기쁘기 그지 없습니다.(전 이미 국내에 나온 딕의 소설들을 다 구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복 소장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죠. ㅠ ㅠ) 아서 G 클라크도 그러한 의미에서 딕과 동일한 정신적 스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책 '유년기의 끝'이 제게 아주 많은 영향을 미쳤죠. 그런 의미에서 아서 G 클라크의 단편집들이 나오는 것은 제게 아주 반가운 일입니다. 첫번째 두 권이 나오고 이번에 나오기까지 거의 1년 넘게 걸렸지만 말이죠(아서 G 클라크도 할 말이 많지만 추천 페이퍼에 그걸 다 쓰면 두 권 얘기만으로도 엄청 길게 쓸 것 같아서 클라크는 이 정도로만 언급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ㅠ ㅠ) 

 

  황석영 작가가 또 이렇게 새로운 소설을 들고 찾아왔군요 

  부끄럽게도 저의 인연은 '심청'에서 멈춰져있습니다. 그 후의 작품들이 아직 공백으로 남아있는 터라 그것을 건너 뛰고 새로이 나온 책부터 읽는다는게 왠지 조심스럽지만 황석영 작가의 말중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지금의  세계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온 도깨비를 끝없이 살해한 과정이었다. 나는 이들 우리 속의 정령을 불러내어 그이들의 마음으로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내 속에 그게 정말 아직도 살아 있는 거냐?" 이 말이 왠지 마음을 울려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다시금 '손님' 때의 그 황석영 작가를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하드보일드 소설들에 있어서 탐정들(혹은 형사들)은 자주 작가들의 분신들로 평가받곤 합니다. 탐정들(혹은 형사들)은 그렇게 그야말로 작가들의 신념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육화시켜 놓은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탐정들(혹은 형사들)을 창조시켰는지에 대해 듣는다는 것은 작가들이 그의 작품들에 어떤 의미를 주고자 하는지 혹은 그의 작품들에 대해 어떤 태도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굳이 그런 것을 제외하더라도 좋아하는 시리즈의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 창조되었는가 하는 궁금증을 해소시키고 싶은 것은 팬심으로서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아무튼 작품의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나 팬으로서나 어차피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무진장 나와 있어서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무작정 닥치는대로 읽고 싶은 그런 책이기도 합니다. 

  

 

  

살만 루슈디의 새 소설도 나왔습니다. 

2008년에 나온 이 소설은 액면만 보면 출생의 비밀이 얽힌 인도의 무굴제국을 배경으로 한 옛 이야기 같지만 살만 루슈디 자신은 이 책에 관해서 말하길 자신의 책중 가장 재해석이 많이 될 작품으로 매년 끊임없이 읽을 것이 요구되는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제임스 조이스가 자신의 소설 '율리시스'를 두고 했던 말과 비슷한데 그는 여기다 조이스 처럼 그 어떤 수수께끼들을 숨겨놓은 것일까요? 퍼즐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신간 추천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빨리 남은 숙제들 마치러 가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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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듯 하다.  

   신간평가단 시작을 바로 엊그제한 것만 같은데 벌써 두번째 신간 추천이 돌아왔다. 

   거기다 벌써 내일이 추천 마감일이다. 얼른 밀린 리뷰 올리고 4월 신간들을 검색한다. 

   이번엔 제법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것도 손에 들어보고 저것도 손에 들어보고 

   하다가 결국 이 다섯 권을 선택했다. 

    

   그, 첫번째는 

    

  콜럼 토빈의 '브루클린'이다. 

  콜럼 토빈 하면 역시 헨리 제임스의 전기 형식을 띤 소설  '거 장'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실제 헨리 제임스가 썼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그의 내면을 정말 훌륭하게 복원해 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그만큼 콜럼 토빈은 심리적 통찰에 있어서 대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루클린'은 이민자를 다룬다. 이민자라면 무엇보다도 낯선 언어와 낯선 곳 그리고 낯선 문화에 대한 심리적 방황이 주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민자의 내면을 그리는 데 있어 콜럼 토빈 만큼 제격인 작가는 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정말 기대가 된다. 숀탠이 그림책 '도착'에서 기형적인 문양과 그림으로서 이민자의 내면 풍경을 그려냈듯이 콜럼 토빈은 어떤 언어로서 그 내면의 풍경을 펼쳐보일지 정말 기대가 된다.

 

 

  

  하인라인의 이 소설은 사실 아주 옛날에 해문 SF 문고로 한번 출간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제목이 '우주방랑도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새로운 별로 떠난 우주 이민 선단이 그만 세월이 너무도 오래 흘러 이제 거기 사람들중 아무도 자기가 있는 곳이 우주선인 줄 알지 못하고 그저 하나의 세계인양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그들은 고향도 목적도 잊은 우주의 고아가 된 것이다. 최근에 나왔던 SF 영화 '팬도럼'도 공식적으로 밝혔는지는 모르겠는데 사실은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이다. 발간 당시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영화 '팬도럼'에서 보듯이 최근 서서히 그 영향력을 미쳐가고 있다. 어린 시절 추억속의 책이기도 하여 추천해 본다.

 

 

 

 1987년 부커상 수상작이다. 

 작품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었는데 드디어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종군기자이며 역사가였던 한 여성의 임종 직전에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그렇게 생애를 돌아보는 그녀의 회고담으로 채워져있다. 사실을 발굴하는 역사가의 글쓰기와 허구를 재현하는 소설가로서의 글쓰기가 씨줄과 날줄이 되어 얼기설기 엮어지는 가운데 한 여성의 질곡스런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나온다. 모던라이브러리편집부가 20세기 여성소설 100선 중의 하나로 꼽은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더 읽고 싶은 작품이다.

 

 

 

 

 

  레미제라블을 읽은 이후로 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소설들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아나톨 프랑스의 이 소설도 그렇게 프랑스 대혁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 영혼이 혁명과정중에서 점점 비정한 냉혈한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인간을 전혀 신뢰하지 않았던 지독한 회의주의자 아나톨 프랑스가 신분을 넘어 인간의 가치를 널리 부르짖었던 프랑스 대혁명을 어떻게 바라보았을지 정말 궁금하다.

 

 

 

 

                  

   경향신문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보았을 때 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이다. '제노비스 신드롬'을 낳았던 그 제노비스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이라니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점점 방관자들이 많아져만 가는 듯한 요즘을 생각하면 더더욱 읽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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