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민음사 신간『침대』서평단 모집

 

안녕하세요. 민음사입니다.

3월 중순이 지나가는데 아직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네요. 독자 분들 환절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번에 새로 나올 민음사 신간 도서『침대』서평단을 모집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가디언》, 《선데이타임스》, 《인디펜던트》, 《에스콰이어》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David Whitehouse) 신간입니다.

 

이 책은 ‘이십 년 동안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남자’,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라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재로 ‘어른이 되는 것=특별함을 포기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 자식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는 부모의 헌신, 젊은 세대의 사회적 무기력을 은유하는 맬컴의 삶, 특별함에 대한 동경과 형제 사이의 애증, 자족적인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풀어 가고 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어른이 되어 똑같이 생활에 치이면서 그저 그런 삶을 살다 가는 것이 두려웠던 맬컴의 삶을 먼저 엿보게 되실 분들을 찾습니다.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

 

- 응모 방법 :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 완료.

- 응모 기간: 2013.03.15 - 2012.03.25(열흘 간)

- 추첨 인원: 20명

- 서평단 발표: 2013.03.26(화) 오후

- 서평 기간: 2013.03.27-2013.04.10

 

많은 응모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 우연히 세미콜론 페이스 북 들렀다가

  이걸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 제 두 눈은 메두사를 본듯 그대로 얼어버렸죠.

 

 

 

 

 

이거 레알?...

레알!

 

오옷!!!!!!!!!!!!!!!!!

 

아키라가 올해 나온답니다.

 

그 동안 많은 독자들이

이 만화의 재발간을 바랐지만

오토모 카츠히로가 허락을 안 해줘서

애만 태우게 만들었던 아키라가

드디어 나오는군요.

 

 소장 가치 높게 만들어주세요.

어.쨌.든   무.조.건     살.테.니....

 

 

이러다 밑에서 보게 된 또 하나의 사진...

 

 

이... 이 것은?

 

포... 포의 일족!!!

 

그렇지 않아도 세미콜론이 하기오 모토의 작품을

꾸준히 출간해 주어서 언젠가는 포의 일족이 나오지 않을까

했었는데 결국 나오는군요.

일본 만화 평론서마다 걸작으로 칭했던

이 만화를 드디어 보게 되는군요.

 

그렇지 않아도 세미콜론은

 

 

'멋지다 마사루'의 원조 쯤 되는

개그 만화를 완전 새롭게 재창조한

요시다 센샤의 '전염됩니다'나...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드래곤 헤드'와 같은 재난만화를

말할 때 무조건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작품이지만

바다건너 우리는 그저 이름만 들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었던

우메다 카즈오의 '표류교실'을 발간하여 놀라게했었죠.

 

 

 

 

 

 

 

 

 

 

 

 

 

 

(이...이 것도 얼른 읽어야 하는데....ㅠ ㅠ)

 

그런데 올해는 포의 일족과 아키라 군요.

세미콜론이 사고 한 번 제대로 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만화 역사상 최고의 연출을 보여주는

 

아키라

 

제대로 된 모습으로 빨리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3-02-0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르메스님 만화도 보셔요?ㅋㅋ 몰랐네요. 새로운 발견 쯤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요. 오노신의 작품을 기다릴 때 제가 그랬습니다. 고스트헌트가 소설(무려 소설원본이라니! 일본에서조차 30만원 이상을 호령하던 그 악명높은 소설이요!)로 번역되어 나오고, 세권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시귀가 완역이라며 다섯권짜리로 번역되어 나오고... 이것들의 소식을 접했을 때 저의 기분이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겠네요. 이제 바랄 것은 십이국기가 완결나는 것, 오노신이 좀더 뚜렷하고 활발히 집필해주는 것 뿐입니다. 십이국기는 연재중이라는 소식은 얼핏 들은 거 같기도 한데... 이씨 일본 상황을 모르니 정말 답답하네요.

ICE-9 2013-02-06 15:40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만화는 저의 젖줄입니다.^ ^ 역시나 아시는군요. 아키라가 재간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저의 기분을^ ^ 소이진님은 아직도 십이국기의 완결을 기다리시는군요. 저는 뭐 완전히 접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신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2013년 7월에 십이국기 오리지널 단편집이 12년만에 새로이 나온다는 희소식이! 신조사는 요즘 십이국기를 새로이 신장판으로 내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단편집에 오노 후유미가 새로 쓴 단편 두 편도 포함된다고 하네요. 오옷! 이게 과연 연재 재개의 신호일까요? 모르겠네요. 뭐, 한 두번 실망을 했어야...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대를 접는 게 나을 듯^ ^;

이진 2013-02-06 16:34   좋아요 0 | URL
만화가 젖줄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군요. 하긴 제게도 젖줄인 만화가 몇 있습니다. 흑집사와 고스트헌트가 그것이죠. 흑집사는 꾸준히 나오고 있긴 있으나 국내에 번역이 참 늦어서 답답해요. 빨리 좀 나와주면 좋을텐데. 고스트헌트는... 젠장 언제 재발행될까요. 10권과 11권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입맛만 다시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오노 신의 책은 소설, 만화 구분없이 다 모으고 싶은 걸요. 시귀는 전 권을 가지고 있고. 바라는 것을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시귀>의 2번째 판을 입수하는 겁니다. 저는 지금 제일 먼저 한국에 소개되었을 때 버전과 요번에 나온 걸 갖고 있는데, 두번째 버전이요...
오노신에게 기대하는 것도 무엇합니다... 그저 신의 뜻대로 따라야지요!

ICE-9 2013-02-08 01:49   좋아요 0 | URL
시귀가 들녘이랑 북홀릭 말고 또 간행된 곳이 있었나요? 만화판 시귀말고 소설판 시귀가? 와, 전 몰랐었는데 전 지금까지 들녘판, 북홀릭판, 그리고 만화판만 있는 줄 알았어요. 제가 만일 로또가 되면 출판사를 차려서라도 고스트 헌터를 재간해 드릴테니까 제가 로또에 당첨되기를 강력하게 기원해 주는 건 어떨까요? 냐하하~ ^ ^

이진 2013-02-12 12:29   좋아요 0 | URL
들녘은 들녘인데, 앞 들녘이 있고 뒷 들녘이 있습죠. 저는 앞 들녘은 갖고 있으나 다 닳고 헤져서... 이게 이유라기보다는 그저 오노신의 책이라면! 이 이유입니다.
갈구하며 기원해야겠는걸요? 냐하 ㅋㅋ

희선 2013-02-0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르메스 님이 좋아하는 만화가 우리나라에서 나오게 돼서 잘됐네요
저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있었는데 잊어버렸으려나
그때 없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밴드가 새앨범을 냈을 때 좋아한 적은 있기도 하네요
<아키라>가 그렇군요 잘 모르지만 제목은 알고 있는...
괜찮게 나오기를 바라겠습니다

포의 일족, 찾아보니 모두 세 권이군요
꽤 예전에 나왔는데 지금도 팔고 있네요
저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드라마 CD로도 나왔군요 일본에서는 드라마 CD로도 내는 게 많기는 하죠
그런데 엄청 비싸더군요^^


희선


ICE-9 2013-02-08 01:44   좋아요 0 | URL
희선님은 원어로도 읽으실 수 있으니까 저보다 절박함은 덜하실 것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딱히 번역되어 나오길 기다리는 작품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미발간된 일본 만화들 있을 때마다 일본어 공부해야지 늘 마음 먹는데 정말 마음대로 안되네요 ㅠ ㅠ
포의 일족은 정말 순정만화의 걸작으로 늘 손꼽혔던 작품이라 취향이 달라도 중상은 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기꺼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원래 일본에서 나오는 건 다 비싸잖아요^ ^ 애니메이션 블루레이 박스 같은 거 가격 보면 입이 쩍 벌어져요^ ^
 

 

  

 

 

 

 

 

 

 

 

 

 

 

 

 

 

 

  누구나 다 아는 얘기들을 소설로 영화로 만드는 일은 확실히 모험이다. 익숙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주지 못하면 권태롭게 될 것이고 그 권태를 피하고자 너무 새롭게 만들어 버리면 그 낯설음 때문에 또 독자와 관객들로 부터 기피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동화들이 남녀들의 성역할이나 인종 그리고 계층에 대해 얼마나 이데올로기적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거의 전복적으로 동화를 다루려고 했던 애니메이션 '슈렉'조차 사람들에게 익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살짝 비틀기만 시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전형성과 새로움 사이에 아슬아슬한 조율이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새롭게 빚어내는 소설가와 영화 감독에게 있어서 하나의 과제가 되는 셈이다.

 

 여기 유명하다는 것으로 치자면 둘째 가면 서러워 할 이야기가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백설공주'이다. 백설공주는 신데렐라와 더불어 거의 유명세에 있어서는 상벽을 이루지만 어쩐 일인지 신데렐라 보다는 실사 영화로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신데렐라는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영화 '에버 에프터'에서 동화에서 처럼 당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쟁취하려는 능동적인 신데렐라로 한 번 재해석이 이루어진바 있고 힐러리 더프 주연의 영화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예 배경을 현대물로 바꿔서 '에버 애프터'와 비슷하게 적극적인 캐릭터로 신데렐라를 해석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아직 그런 재해석이 전무하다. 아마도 그림 형제의 원작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워낙에 걸작이어서 재해석 조차 시도하기가 두려웠던 것일까? 아무튼 그 진짜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데렐라와는 달리 백설공주는 별다른 신통한 재해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백설공주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소설과 영화가 나와 흥미를 끈다. '더 셀'로 유명한 감독인 타셈 싱의 '백설공주'와 루퍼트 샌더스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 바로 그것이다.(이외에 디즈니에서도 '스노우 앤 더 세븐'이란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중에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이른바 '원소스 멀티 유징'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와 소설이 나란히 등장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바로 그 소설판의 한국어 번역본이다. '원소스'이기 때문에 물론 영화와 스토리 라인은 크게 다르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에서 보여지는 스노우 화이트, 즉 백설공주와 더 헌츠맨, 즉 처음 여왕의 명령으로 숲으로 백설공주를 데려가 죽이려고 했던 사냥꾼은 이전의 모습과는 분명 많이 달라졌다. 백설공주는 더 이상 원작대로 여왕이 자신이 죽일 때까지 넋놓고 기다리지 않으며 사냥꾼은 아예 한 번 등장하는 조연이기를 거부했다. 즉 이 새로운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백설공주를 여전사로 성장시키는 스타워즈로 말하자면 '오비원 캐노비'가 된 것이다.

 

 말하자면 드디어 백설공주에 있어서도 신데렐라에서 이루어졌던 재해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도 기존 이미지를 거의 전복시킬 정도로...

 

  이러한 백설공주의 이미지는 그러나 대중들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스노우 화이트'는 현명하게도 여왕 캐릭터를 전혀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낯설 수 밖에 없는 백설공주의 여전사로서의 이미지를 독자와 관객들에게 그럴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사정을 부가하여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별 무리없이 수용하게 만든다. 즉 그림형제의 원작이 세계 최고의 미모에 집착한 여왕의 악행이라는 그렇게 개인적 차원의 이야기였다면 이번에 새로 나온 '스노우 화이트'는 여왕이 다스리는 어둠 제국의 백설공주의 모국 점령이라는 그렇게 제국군 대 공화국으로 서로 싸웠던 스타워즈 처럼 집단적 차원의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 여전히 개인적 차원의 이야기였다면 여전사가 되어버린 백설공주의 모습에 위화감이 들었겠지만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나라와 나라 사이의 복수를 향한 싸움이라면 백설공주가 아무리 칼을 들고 전장을 초한지의 번쾌처럼 누벼도 무리없이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라도 여왕은 원작보다 훨씬 더 강대한 마법사가 되어야 했다. 이것은 또한 여전사가 된 백설공주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만드는 두번째 이유가 된다. 이제 여왕은 독빗과 독사과를 만들기 위해 커다란 솥에다 이것저것 약물을 혼합하던 전통적 마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런 과정이 없어도 그저 손짓 하나로 강력한 마법이 가능한 모습이 된 것이다. 하지만 능력이 확장되면 그 힘의 보충 또한 보통의 방법으로는 되지 않는 것이어서 이번의 여왕은 자신의 강력한 마법을 유지하기 위해 늘 어린 여자 아이의 생명력을 흡수한다. 마치 어린 여자들의 영혼과 생명력이 여왕에게 있어 건전지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이렇게 흡혈귀의 외양마저 둘러쓴 여왕은 더욱 공포의 존재가 되고 때문에 백설공주도 거기에 걸맞게 강력해져야 한다고 독자와 관객들은 생각하기에 더욱 여전사로서의 백설공주 모습을 무리없이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슬아슬한 조율에 성공했다고나 할까. 때문에 여전사로서의 성장을 위해 사냥꾼의 존재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사냥꾼과 백설공주는 다스베이더에 맞서 싸웠던 오비원캐노비와 루크 스카이워커와 똑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 하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 '스노우 화이트'와 스타워즈는 여기에서 보듯 사실상 이야기가 근본적인 측면에서 똑같다.  악령이 출몰하는 검은 숲은 또한 백설공주의 보호처가 되기에 제국의 역습으로 공화국 기지를 버리고 다른 먼 별로, 사람들이 가지 않는 행성으로 달아날 수 밖에 없었던 루크 스카이워크와 똑같고 또한 바로 그 행성에서 자신의 새로운 스승인 요다를 만나게 되는 것도 검은 숲에서 백설공주와 사냥꾼이 만나게 되는 것과 똑같다.그래서 아마도 이 영화와 소설이 한계를 가진다면 이 작품들의 원본이 사실상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이기 때문에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타워즈는 사실 구로자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을 많이 가져왔다. 결국 이야기는 돌고 도는 것이라는 걸 스타워즈 케이스는 잘 보여주고 있다.)

 

 원작의 전형성과 새로움을 아슬아슬하게 조율시키려는 시도가 결국은 자신의 고향을 원작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작에다 삼은 셈인데 그럼 결국 스타워즈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새로운 아버지 찾기의 이야기였다. 스타워즈는 70년대에 나왔다. 그것도 초반이다. 70년대 초는 지긋지긋한 베트남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고 그 때문에라도 국내적으로 60년대에 일어난 여러 극심한 갈등들을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곧 다가왔으므로 그 갈등을 푸는데 시간을 그리 많이 쓸 수는 없었다. 그러한 무의식적인 초조함, 뭔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강력한 권위의 등장에 대한 희구. 바로 그러한 것들이 낳은 것이 '스타워즈'였다. 그러니까 다스베이더는 바로 60년대의 미국 자체를 상징한 존재였다. 50년대의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60년대를 거치면서 악의 아버지 다스베이더가 되었고 그 아버지가 가져온 온갖 혼돈을 아들이 해결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바로 '스타워즈'였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이 바로 좋은 아버지가 그 나쁜 아버지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스타워즈는 사실 아버지의 권위를 강력히 희망하는 영화다. 혼돈된 상황을 단번에 정리해줄 그런 존재로서 아버지를 요청하는 것이다. 다양성을 배려하며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합의하기 보다는 강력한 부권으로서 일시적으로 조정해버리기를 원하는 것이다. 제다이라는 초월적 존재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스노우 화이트'는 이 '스타워즈'의 여성적 버전이라 할 만하다. 차이가 있다면 대치하는 주요 캐릭터가 여자라는 사실 뿐이다. 그러니까 혼돈을 정리해줄 강력한 부권의 도래를 바라는 것은 '스노우 화이트'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스노우 화이트'는 내내 되찾고 싶은 나라를 '아버지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녀에게 있어 국가를 다시 찾는 것은 아버지를 다시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왕이 첫날밤에 단검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버지의 죽음과 더불어 백설공주의 나라는 여왕의 손에 넘어가고 지옥이 되어버렸다. 즉 나쁜 아버지 대신에 나쁜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가 어지럽혀 놓은 세상을 다시금 아버지를 통해 복원하겠다는 것이 바로 '스노우 화이트'의 이야기인 것이다. 때문에 사냥꾼이 메인 캐릭터가 되었다. 그가 유사-아버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는 죽어버린 아내를 다시 살려주겠다는 여왕에 약속에 따라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그녀가 은신해 있다는 검은 숲으로 왔다. 아내의 죽음으로 그는 거의 죽은 듯이 살았는데 바로 이 모습에서 그는 백설공주의 죽어버린 아버지의 모습과 겹쳐지며 그녀의 아버지 자리를 대체할 것임을 미리 암시한다. 결국 그 암시대로 그는 백설공주의 스승, 그렇게 아버지의 위치에 오르며 그녀의 나라이자 곧 자신의 나라이기도 한 왕국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정체성을 그녀에게 습득시킨다. 그리고 그 아버지의 인도에 따라 결국 백설공주는 질서를 확립하게 된다. 결국 '스타워즈'와 동일한 궤적을 그리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개그 콘서트의 '불편한 진실'의 사회자 멘트 그대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러는 걸까요? 왜 지금 백설공주를 새로이 재해석한 '스노우 화이트'가 하필이면 '스타워즈'의 모습을 취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이유는 상상의 몫에 맡길 수 없다.

 거기엔 바로 드러나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혼란기였던 70년대 초와 지금 이 시기의 미국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공통점이 말이다. 즉 이 둘은 모두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대중들의 무의식적 욕망을 반영한 결과인 것이다. 스타워즈가 그렇게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스타워즈가 정말로 당시 미국 대중들이 바라마지 않았던 것을 상상적으로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었다. '스노우 화이트'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언가 빨리 해결을 바라는 조급함이 있다. 일례로 소설에서 한 공작은 운좋게 여왕이 학살에서 살아남아 왕국으로 부터 도망쳐 자신의 영지에다 저항의 거점을 마련한다. 그의 아들은 백설공주와 소꿉친구로 사실 그 아들은 백설공주와 '에버 에프터'를 이루는 왕자의 역할이다. 하지만 정작 백설공주가 천신만고 끝에 공작에게 찾아오자 공작은 백설공주의 명예를 위해 싸우거나 왕국 수복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대로 계속 지낼 것이라 선언한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자신은 공주이며 국왕이 없는 지금 그의 신분을 이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왕국을 되찾을 의무가 있으며 그것을 공작에게 명령한다고 하여 여왕과 전쟁에 돌입한다. 바로 이 논쟁이 '스노우 화이트'가 어디에 서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신속한 해결. 바로 그것을 바란다는 것을.

 

 

 

 

 

 

 

 

 

 

 

 

 

 

 

 

 

 

  '스타워즈'도 '스노우 화이트'도 똑같이 그런 것을 바란다. 그리고 그것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빨리 벗어나고픈 대중들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여기서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바로 홉스의 말이다. 그것도 홉스가 주권에 대해 내렸던 정의(definition)이다. 홉스의 주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주권과 다르다. 주권에 대해 홉스는 이렇게 말했다. 주권이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힘이라고. 바로 그 예외상태란 전쟁을 의미한다. 즉 주권이란 홉스에 의하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다. 백설공주는 말하자면 바로 이 홉스의 주권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왜 전쟁인가? 그것은 갈등과 분란을 강력한 힘으로 조기에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강력한 아버지, 리바이어던의 권위를 빌려서 말이다.

 

  이제 종합해서 말하자면, 백설공주의 재해석이라고만 생각했던 '스노우 화이트'는 사실은 전혀 다른 징후를 드러내고 있었다. 말하자면 지금 대중들이 뭔가 조급증에 걸렸으며 그들은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해 줄 강력한 주권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다. 바로 그 희구의 징후를 드러내기 위하여 백설공주는 자신의 원본이 아니라 비슷한 시기 강력한 염원을 담았던 작품인 '스타워즈'의 후예가 되기로 자처한 것이다.

 

 이것은 위기의 신호가 아닐까? 스타워즈는 70년대의 보수로의 회귀라는 강력한 흐름의 신호탄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어쩌면 동일하게 홉스적 주권의 도래를 바라고 있는 '스노우 화이트' 역시도 그 비슷한 징후가 될지 모른다. 이후의 미국이 다시금 강력한 보수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어쨌든 기우인지 아닌지는 때가 되면 알 일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2-07-04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페이퍼 아주아주 자세하게 읽었는데(오늘만큼 헤르메스님의 글을 자세히 읽은 적도 없네요ㅎㅎ) 아주 좋아요. 소개해주신 영화도 참 매력적이고 글도 탄탄하고, 좋고. 내용을 모르다보니 그저 좋다고만.. ㅋㅋㅋㅋ

헤르메스님 이제 완전한 여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습한 열기가 훅훅 불어오네요.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책에 빠져서 더위를 잊어야 겠습니다. 시험이 이틀 남았네요. 시험이 끝나려면 일주일 가까이 남았네요. 책을 며칠 동안이네 안 읽었더니 참, 힘드네요. 짜증나고.

이진 2012-07-04 21:34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디너> 리뷰 언제 올려주실 거예요?
헤르메스님의 <디너> 리뷰 얼른 보고 싶어요.
헤르메스님 리뷰 읽고 책 읽으려고 준비 중이예요! ㅋㅋ

ICE-9 2012-07-06 21:25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흑흑... 저의 미천한 리뷰를 기다려주셨다니 정말 감격이에요...
소이진님을 위해서라도 빨리 써야 하는데...
왜 이리 시간이 안 나는지... 아무튼 시간이 나는 대로 얼른 쓰겠습니다.
그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