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책임에 관하여
아이리스 M. 영 지음, 허라금 외 옮김 / 이후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수사는 빈곤에 관한 동어반복을 낳는다.
빈곤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줄 모르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며 그들이 공공부조에 의존하는 것은 개인적 책임 부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이다. (...)
개인적 책임 담론은 일탈된 빈곤층을 고립시키고 그들이 처한 조건을 비난하며 그들에 대한 온정주의 정책이나 징벌적 정책 적용을 정당화 한다.
그러나 만약 빈곤이라는 게 상대적으로 흔하고, 다양한 기질의 많은 사람들조차 최소한 특정 시기에는 가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마크 랭크는 미국의 빈곤을 주로 개인의 삶 경로를 따라 분석한 결과, 연방정부가 규정한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생토록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생활을 해온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빈곤이라는 주문은 너무나 흔해 걸려들기 쉬웠다. 랭크는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미국인 대다수가 최소 한 번은 빈곤이라는 주문에 걸려들고 호시절과는 별개로 주문에 여러 번 걸려든 사람도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랭크의 주장은 이렇다. 만약 대다수 미국인들이 삶의 특정 시기에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게 될 수밖에 없는 성격적 특성, 기질, 실패 요인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자는 어떤 선택과 행동으로 이런 끔직한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는다.(...)
삶의 특정 시기에 가난에 처했다고 해서 그 사람들만 무책임하게 행동하거나 무책임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난에 처한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그들에게만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하다.
어떤 사회 계층에 속하든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한 번은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

개인적 책임에 대한 수사학이 복지에 관한 공적 담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책임있는 시민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타인에게 전혀 의존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적 책임 담론은 고립된 가족이 실현되지 않은 모든 비용조차 내면화하는 이미지를 가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서로를 돌보지 않는 추한 세상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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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5-01-2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북플에서 제가 뭔가 잘못 건드렸나 보네요. 그냥 인용한 것인데 리뷰로 올라가다니...
아직 북플 사용이 익숙하지 않나 봅니다. 긁적긁적 ^ ^;....

드림모노로그 2015-01-2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그런 경험을 ㅎㅎㅎㅎ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ㅎㅎㅎ~익숙해지겠지요 ㅎㅎ

ICE-9 2015-01-30 14:05   좋아요 0 | URL
앗! 드림모노로그님도 그러셨군요.^ ^ 저도 얼른 익숙해져야 할텐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