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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0월의 신간 추천 시간이 도래했다.

 정말 시간이 빨리 흐른다. 9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조차 기억이 희미하다.

 그러고보니 9월엔 남긴 리뷰도 별로 없네.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지 한번 헤아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9월의 신간들을 추천해보려 한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

 비록 작품은 접해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름은 알고 있다.

 의외로 이 작가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있어서 꼭 일본 소설을 이야기 할 때는 그 작가의 '일식' 좋더라며 한 번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더러 서점의 매대 위에서 그의 책을 보노라면 '이 작가가 그토록 유명한 작가였나' 생각하며 한 번 만져보기는 했지만 그게 실제 읽기로는 잘 연결되지 않았는데 그 때는 아무래도 유명세엔 어느정도 허세가 끼어 있겠거니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엔 일련의 추천 받은 작가들에 대한 실망의 경험들이 쌓여있기도 했고...

 그러다 문득 이번에 이 작품을 봤다.

 '결괴'라는 제목도 제목이려니와 인간의 악의와 심연을 명징하게 그려낸 소설이라고 하니 요즘 '악'만큼 내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또 없어서 이제라도 한 번 만나볼까 싶어진다. 듣기에 히라노 게이치로는 꽤나 현학적인 작가라는데 그런 작가가 그려내는 악의와 심판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고백한 바 있지만 일본 지식인들의 태도를 한 순간에 바꿔버린, 소위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온 사건이 있는데, 그게 바로 옴 진리교 사건이다. 저번에 읽었던 온다 리쿠의 'Q&A'도 바로 그 옴진리교를 새로운 소설적 상상력으로 다뤘던 작품이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결괴'도 바로 그 사건의 자장 안에 있다고 한다. 2008년에 나온 히라노 게이치로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온다 리쿠와 비교해 읽어보면 더욱 재밌을 것 같다.

 

 

  김대현 작가의 '홍도'는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시놉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홍도야 우지마라'의 그 홍도인 듯 하다. 그런데 그 홍도가 소설에서는 불사(不死)의 몸이다. 현재 그녀의 나이 무려 433살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이자 노래인 홍도이 사연을 가지고 이렇게 불사의 존재가 헤쳐온 이야기로 만들다니.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홍도 그녀의 몸엔 조선과 일본제국강점기 그리고 한국의 현대사가 그대로 체화되어 있는 셈이다. 그 역사가 체화된 몸이 여인으로서 살아온 수백 년에 걸친 절망과 이별 그리고 아픔을 이야기 한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여인 잔혹사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노래의 익숙함 속에 쉽게 가리워져 버렸던 그녀의 아픔, 눈물, 목소리... 그렇게 지금도 얼마나 많은 아픔과 눈물 그리고 목소리들이 지워지고 있을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읽어보고 싶다.

 

 

 

 증오만큼 지속되기 어려운 것도 없다.

 분노만큼 오래  간직하기가 힘든 것도 없다.

 '와신상담'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나?

 분노도, 증오도 오래 가지고 가자면 그만큼 품이 든다.

 그냥 사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아궁이가 활활 타오르게 하려면 끊임없이 마른 장작을

  넣어줘야 하듯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내내 시퍼렇게 날이 선 칼로 산다는 것은...

 언젠가는 그 예리한 칼을 접을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가 온 것일까?

 이 책의 소개글은 과연 사과의 소설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생경한 풍경을 전해주고 있다.

  도약인가? 전향인가? 그 뚜겅을 열어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이렇게 한 책의 소개글을 쓸 때마다

  정말 내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내 머리를 사정없이 벅벅 긁는 일이다.

  내가 긴다이치 코스케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쩍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요즘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 소설의 자매편인 '요리코를

 위해'가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 것일까?

 정말 아무리 해도 도통 생각이 안 난다.

 완전 백지다.

 

 분명히 읽었고 으음, 괜찮네 까지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 1의 비극은 그 '요리코를 위해'의

 안티태제와도 같은 소설이라고 한다.

 그러니 읽어보고 싶다.

 내 팔랑귀는 이런 말에 혹하기 마련이다.

 그건 그렇고 기억하는 책보다 잊어버리는 책이 더 많은 것 같다.

 꾸준히 리뷰를 써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여름의 맛'은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하성란 작가의 소설이다.

 표지의 복숭아가 참 맛나게 보인다. 작가의 이름과 표지에 이끌려

 소개글을 찾아 들어갔는데,

  헉!

  아무런 정보가 없다.

  대신 이런 말만 덩그마니 놓여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부족하여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1 상담을 이용해 주십시오.

 

  행여 문지의 직원도 나처럼 연일 술판이라 쓰러지신 건 아닌지 상상하면서 '그렇다면 직접 찾아보지 뭐' 하면서 검색 신공에 들어갔다.

 

 

  언론 보도가 하나 나왔다. 설정이 재밌다. 주인공이 일본의 금각사로 관광을 갔다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발음상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 은각사를 금각사로 오해하고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반쯤 껍질이 벗겨진 복숭아를 받게 되고 그 때 먹은 복숭아의 맛과 당신은 복숭아를 정말 좋아하게 됩니다라는 남자의 저주의 말 때문에 계속 그 맛을 찾아다닌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 책에 실린 총 10개의 단편은 바로 그 남자의 여정을 하나씩 담고 있는 셈이다.(여기엔 올해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인 '카레 온 더 보더'도 실려 있다.)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이 소설이 감각으로 충만해 있음은 상상할 수 있는 듯 하다. 과연 그 감각들이 어떤 소설적 세계를 만들어갈 지 궁금하다.

 

 얼마전에 읽은 구병모 작가의 '파과'도 과일이라면 과일일 수 있는데 이렇게 과일을 소재로 한 또 하나의 작품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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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3-10-11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 예전에 <일식> 읽어봤는데, 생각이 안 나는군요 잘 썼다는 말은 들었는데... 자료 조사를 아주 잘해서 썼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달도 읽어봤군요 이번에 나오는 <결괴>는 조금은 알기 쉬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성란 소설 설정이 재미있군요 한번 맛본 복숭아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라니, 그러면서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겠군요

책을 읽고 써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려요 그래도 글을 남겨두고 나중에 보면 어렴풋이라도 떠올릴 수 있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