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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시 - 글도 맛있는 요리사 박재은의 행복 조리법
박재은 지음 / 지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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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말해주는 바는 책 표지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열 마디 말보다 한술 밥이 시적이다." 이 책은 EBS와 케이블채널을 통해 요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한 요리사이자 칼럼니스트인 박재은의 행복한 밥상의 추억이야기 보따리이다.

 

  그녀의 친가는 '먹을 것'에 목숨 거는 이북 집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그녀와 남동생의 성장의 중심에는 성적표가 아니라 어머니의 음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떠올리는 밥상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들고 편안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인 것 같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프랑스 요리에 대해 논하지만 일이 끝나면 머리고기 넣은 설렁탕에 소주에 행복하다는 그녀. 그 이야기에 그녀는 정이 가는 토종한국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41p, '주말에는 은은한 화차로 입가심을 하고 점심 한 때는 청국장 찌개나 봄나물 밥을 먹어도 좋다'라는 구절에서도 한국인의 전형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 에피소드마다 사진이 하나씩 등장하는데, 야채가 고명으로 얹어진 빨간 떡볶이 사진은 군침돌만큼 맛있게 보였다.

 

  86p, '묵힌 음식의 맛은 세월이 아까운 사람들만 그 진미를 안다. 그래서 얼라들은 맛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에 공감한다. 예전에는 반찬으로 오는 홍어를 먹지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홍어가 밥상에 올라오면 젓가락으로 제일 먼저 집어든다. 나이가 더 들고 보니까 묵힌 음식의 맛을 알게 되고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녀의 남동생은 밖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꼭 까망봉다리를 움켜쥐고 귀가했다고 한다. 가족들 생각이 나서 꽃게탕을 싸왔다고 하는데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가족들 생각은 나지만 한번도 싸간 적이 없는데 앞으로는 나도 밖에서 맛있는 음식을 발견함녀 까망봉다리를 조심스럽게 움켜쥐고 귀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남동생의 영향을 받아 그녀도 밖에서 맛있게 먹은 부추김치를 가족들에게 가져다 줬는데 반갑게 먹었다고 한다. 참 정이 많은 가족인 것 같다.

 

  114p의 힐 사진은 뜬끔없었다. 두부라는 에피소드에 빨간 리본이 달린 구두 사진은 생뚱맞아 보였다. 또 만두예찬이라는 에피소드에 비키니 사진도 영 아니라고 본다.

 

  두부, 고구마를 이용한 요리 레서피 등 갖가지 특별한 레서피들이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끼어 있는데 특히 고구마를 이용한 레서피가 좋았다. 간단하면서도 재료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따라하기 좋을 것 같다.

 

  237p, 황순원의 소나기 소설에 작은 먹거리 2가지가 있는데 소녀가 소년에게 건네는 말이 굵은 대추와 소년이 소녀에게 주려 호주머니에서 조몰락대던 호두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대추가 아니라 새파란 무였던 것 같은데 대추라고 나와서 잘못된 것 같아 찾아보니 대추와 호두, 무 세가지가 다 나와있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정관념을 깨는 미식의 고장, 남도에 나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꼭 가보고 싶다. 그녀는 남도라는 곳은 직접 가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알기 어려운 곳이라고 한다. 가락국수 국물이 깔끔하니 좋았다고 한다. 남도에 가면 가락국수도 먹어보고 갈비도 꼭 먹어보고 싶다.

 

  그녀가 프랑스에서 먹었던 게살샐러드가 부럽고 먹어보고 싶다. 여행에 피로해진 그녀의 입맛을 확 당겨주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몸이 너무나 가뿐했다. 먹고 난 다음날 몸이 가뿐해지는 음식을 나도 맛보고 싶다. 지금은 없어진 레스토랑이었지만 그런 음식을 꼭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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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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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 작가, 그의 글은 신세대다운 구석이 많다. 목차를 읽어보니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 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 용어들은 초등학생들이 지어서 퍼진 말로 그 애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데 이 용어를 연세가 있으신 작가님이 쓴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시사와 신세대에게 관심이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외수의 독특한 글을 보고 있으면 충격이 연발로 터진다. 또 곧이어 웃음폭탄으도 터진다.

 

 

  정태련 화가가 그려서 그림이 생동감이 넘쳐나서 책을 더 소장하고 싶게끔 느끼게 했다. 한편 독특한 그림을 보고 놀랐다. 50p에 있는 물고기 생김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수염이 8개 달리고 코는 꼭 돼지코같이 생김새의 물고기가 반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물고기들 이름이 나왔는데 찾아보니 그 물고기 이름이 퉁가리였다. 이름이 꼭 생김새와 어울렸다.

책에서 로션 향기가 난다. 코팅향기인지 모르겠지만 향이 좋아 더 읽고 싶어진다.

 

  짧은 토막글에서 비판과 조롱과 위트가 담겨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펄떡대는 물고기처럼 신선하다. 19p, 꽃들의 제안 편이 꽤 충격이었다. 꽃들이 하는 말은 애완용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무리 예뻐도 머리를 절단해서 실내를 장식하진 않잖냐며 꽃병을 없애주세요 라고 씌어있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꽃의 머리인데 꺽꽂이해서 꽃병에 꽂거나 꽃다발을 만들면 꽃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5p, 소나무가 군자의 대열에 낄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되어 충격이었다. 소나무 밑에서 채취한 흙에서는 화초가 꽃을 피울 수 없다니....

 

  26p, 이외수 작가의 사진을 보고 어떤 초딩이 000을 닮았다고 말했다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 대답을 들은 어머니는 얼마나 황당해 했을까. ooo은 다른 독자들을 위해 비밀로 하겠다. 작가가 이렇게 직접 책에 쓰신것 보면 000을 닮았다는 말을 많이 접하셨나보다.

 

  54p, 이외수 작가님이 어떤 사내가 블로그에 이외수 작가의 글을 비판했다면서(여자에 대해 잘 아는 척 책을 썼다는 비판글) 파브르는 곤충이라서 곤충기를 썼냐고 역비판했다. 이외수 작가님의 말에 공감하지만 나는 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해본다. 이외수 작가님이 남성이니까 남자도 남자를 모른다는 책을 지었으면 독자들에게 더 설득력있고 호소력 있지 않았을까. 여자도 여자를 모르는 것에 공감한다. 그런데 여자가 여자를 모르는데 성이 다른 남자는 여자를 더 모를 것 같다.

 

  띠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 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표현이 아주 강렬하면서 마음에 확 와닿는다. 이 멋진 구절을 보고 있자니 포기는 배추한테나 쓰고 포기를 모른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쉬파, 知랄 등등 욕ㅇ르 살짝 말만 바꾼 말이 자주 언급된다.  욕은 하고 싶은데 진짜 욕을 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그러나? 말을 살짝 돌려도 욕의 느낌이 난다. 비판의 글에 욕이 빠지면 심심하겠구나 생각해 본다.

 

  아놔, 옵하, 조낸, 지대공감 등 신세대 용어들이 등장할 때마다 센스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들이 자주 쓰는 용어들이 등장하니까 초등학생이 이 책을 보면 공감을 많이 할것 같다.

 

  167p, 지렁이의 피부를 색동으로 만들어 달라는 작가의 말은 이해한ㄷ. 하는 일해 비해 너무 홀대를 받으며 살아간다고. 그러나 지렁이의 피부가 색동으로 바뀌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물고기의 눈에 잘 띄어 지렁이들이 더 못살게 되지 않을까?

 

  209p, 닭의 우두머리는 서열이 낮은 닭들이 모이를 배불리 먹이를 먹을 때까지 주위를 경계해주고 제일 나중에 먹는다고 한다. 인간들은 그에 비해서 어떤가. 배고프면 탐욕에 사로잡혀 형제도 몰라보지 않는가. 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참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외로움을 표현한 글들이 많다. 그만큼 외로움은 혼자서는 달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옆에 누군가의 존재가 필요함을 그래야 가실 수 있음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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