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몬스터 라임 어린이 문학 5
사스키아 훌라 지음, 전은경 옮김, 마리아 슈탈더 그림 / 라임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화장실 몬스터'

몬스터가 괴물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책을 읽다보면 책에 나오는 어떤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가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몬스터 : monster, (이야기속의) 괴물, 괴수, 잔악무도한 인간

다행히 내가 알고 있는 의미와 같은 의미이다.

 

'화장실 몬스터' 라는 책 제목을 보니 화장실에 몬스터가 나타난 모양이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지금은 집 안에 있는 깨끗하고 친근한 공간이지만, 옛날 어린 시절에 시골집에서 본 화장실은 집 밖 으슥한 곳에 있으면서 청결하지 않은 음침한 공간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우리나라 시골 옛 화장실이라면 몬스터가 나타날만 하다.

 

화장실에 몬스터가 나타난 사건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동화를 쓰는 작가이고, 그림을 그린 이는 스위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삽화가이다.

이 책의 배경은 전형적인 유럽 문화권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이 되는 화장실 몬스터 사건은 유럽의 학교 화장실에 생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날 초등 여학생인 반다는 학교 여자 화장실에 갔다가 옆 칸에 검정 구두를 신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어서 그 여자 화장실에서 핏자국을 발견하고 칼을 보았다는 아이의 말도 나온다.

 

검정구두, 남자, 핏자국, 칼.

어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추리 소설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는 귀여운 추리 동화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아이들은 화장실에 나타난 검정색 구두를 신은 남자를 몬스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 학생들 모두가 그 화장실 몬스터를 두려워하며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과연 그 몬스터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도 궁금했다. 

반다는 매우 의지가 강하고 추진력이 있는 아이였다.

문제 발견, 문제 제기,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아이였다.

반다는 학교 화장실이 지저분하고 쾌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장학관에게 화장실을 보들보들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달라고 편지를 보냈었다.
화장실 개선 외에도 반다는 여러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다고 한다.

반다는 초등학생으로서는 정말 대단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화장실에 몬스터가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학교 화장실에 가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물과 음료수를 마시지 않는 것 그리고, 학교 앞 카페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아이들 나름대로 생각해 낸 기발한 방법이긴 하지만,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이었고, 카페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카페 주인을 화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학교 화장실 몬스터를  찾아내기로 하고 몽타주를 그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마치 경찰이나 탐정이 된 것 같았다.

아이들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몽타주를 그리기 시작하는데, 몽타주에 표현해야 할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많은 경우의 수를 몽타주에 그리고 학교 전체에 몽타주를 붙인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몽타주의 몬스터는 사람에서 시작하여 좀비, 늑대인간, 외계인, 투명인간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사건의 발견과 진행 모두가 어른인 나에게는 아이들의 귀여운 행동으로 느껴지지만, 아이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신중에 신중을 더해서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걱정이 조금은 느껴졌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아이들은 이제 화장실 몬스터를 직접 퇴치하기 위한 전체 회의를 개최한다.

전체 회의에서 나온 다양한 몬스터 퇴치 아이디어를 모으고, 각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모둠을 만들어 퇴치 계획 실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아이들의 모습에서 성숙된 민주 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매우 바람직한 공동체 조직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 회의가 있은 다음날에 반다는 학교에서 검정 구두를 신은 아저씨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아저씨가 화장실 몬스터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 화장실 몬스터는 바로 반다가 편지를 보냈던 사람이었다.

 

반다의 편지를 받은 검정 구두 남자는 반다가 제기한 학교 화장실 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학교 화장실 환경 개선을 약속하고, 방학 동안에 학교 화장실을 전부 수리하여 반다가 원하던 깨끗한 화장실이 학교에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반다가 문제 제기한 일이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문제 제기를 불만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고, 문제는 해결 대상이지만, 불만은 무시 대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가 제기하는 의견이 과연 문제인지 불만인지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반다는 불만이 아닌 문제 발견과 문제 제기에 능력이 있는 아이였고, 검정구두 아저씨는 반다가 제기한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여 불만으로 치부하지 않고 해결할 문제로 판단하여 해결을 도와주는 어른이었다.

 

이 책은 어른에게는 아이들이 제가한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보라는 메세지를 주었고,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발견한 문제에 대해서 반다처럼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구하라는 메세지를 주는 책이었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제기하고 해결을 구하는 반다는 참 당차고 멋진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몬스터를 소재로 하여 추리 동화같은 이야기로 시작해서 좋은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교훈적인 책이었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이지만, 아이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 화장실 몬스터 독서 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 그리고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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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2014-12-1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