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기억의 학창시절에 따뜻한 파스텔 색을 입혀 주는 책오란, 차미, 녹주 어디선가 열심히들 살고 있을 내 친구들일 것 같은 여고생 3명이 함께 꾸려가는 이야기들.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다가 세 친구가 인연을 맺게 되고, 도서부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학교인스타그램과 댓글 그리고 갈등. 그 시절 내게도 있었던 것 같은 에피소드들을 함께 겪어가고 풀어가는 친구들의 대화들을 따라가면서 거기 어딘가에 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감정을 가지고 그 긴 시간을 지나왔는지 아련하기만 한데 책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학교 생활 하루하루도 그렇게 소소하고 다정하고 예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미소 짓게 되는 책이었다. 다시 나로 돌아가게 되는 기분이 들어 음악도 듣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고 도서관도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문장처럼 “무덥고 밝은 여름날...짙은 나무 책장 너머로 오래된 기억이 떠오를 것 같은” 그런 환한 책이다.
권력자들이 함부로 힘을 과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 위해 민주주의에서 주로 채택되는 법치가 순식간에 ‘짐이 곧 법’인 상황이 된 지금의 현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선택적 수사, 선택적 구속, 선택적 법적용… 그래서 영장 발부가 거의 100프로 적용되는 그룹이 있고 거의 100프로 기각되는 그룹이 있고. 대한민국 역사상 한번도 구속되지 않은 그룹도 있으니 조금만 생각을 해도 법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하지 않을수 없다. 기가막힌 내각 인사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법에 대한 조국 작가의 설명은 모두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언론, 제도, 기업 등 모든 것이 엮여서 지금의 이 혼란과 모순된 상황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며 법에 대한 중요한 핵심 가치들과 사회에 대한 나의 이기심을 돌아보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