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난 엘지에 특별한 감정은 없다. 프로야구에서 두산이 엘지의 라이벌이라 꺼림직하긴 하지만, 그걸 빌미로 엘지의 모든 것을 거부하고픈 마음은 없다. 딱 하나, 휴대폰에 있어서만큼은 엘지가 싫다. 몇년 전, 싸이언을 쓰면서 내가 다시 엘지 휴대폰을 쓰면 염소다, 이런 말을 하기도 했을만큼 거기에 질려 버렸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휴대폰을 쓰라고 광고를 할 수가 있는지, 그 바람에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박진영까지 싫어져 버렸다.

난 019를 쓰는 사람을 동정심을 가지고 본다. 그들은 필경 019 측과 연고가 있거나, 그들로부터 약점을 잡힌 사람들이라, 협박을 당해 가입한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 011이나 016을 놔두고 019를 가입한담? 자동차 시장이 삼성과 현대의 싸움으로 귀결되었듯, 휴대폰 시장 역시 KTF와 SK의 싸움으로 마무리질 터, 엘지는 필경 KTF에 인수될 거라는 게 96년부터 휴대폰을 써온 내 생각이다.

내 남동생은 엘지를 다닌다. 거기서 바닥재를 파는 일을 하는데, 걔는 할수없이 019를 쓴다. 019 전화의 특징은 터지는 건 잘 안되지만 중간에 끊어지는 건 잘된다는 거다. 말을 한참 하고 있으면 어느새 끊어져 있다. 그래서 난 019를 쓰는 애들한테 늘 이런다. "너도 011로 바꿔!" 거기에 더해 소리도 잘 안들리는지, 남동생은 전화를 할 때마다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곤 한다. 아, 불쌍한 남동생.

휴대폰과 전혀 관계없는 일에 종사를 하지만, 엘지에서는 남동생에게 011 가입자를 빼앗어 올 것을 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믿을 건 가족밖에 없었지만, 오래 동안 쓴 휴대폰 번호를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빌어먹을 번호이동성 제도가 생기면서, 이젠 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회사를 옮길 수가 있게 되었다. 누가 옮기겠나 싶었지만, 동생의 말에 의하면 30만명이 SK를 떠나 KTF나 019로 회사를 옮겼단다. 가입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019로 옮기는 사람은 019 관계자나 가족, 아니면 협박에 못이겨 옮기는 사람일 것이다. 나처럼.

"형, 019로 좀 옮겨 줄래? 21개씩 하라고 했는데 그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실적이 하나도 없는 건 너무하잖아? 다들 두세개는 했던데"

처음 동생이 019로 옮겨달라고 전화했을 때, 난 정말이지 싫었다. 번호는 안바뀌지만 그간 쌓아온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싫어서 말이다. 난 SK의 최우수고객이다. 오죽했으면 고맙다고 지갑과 벨트를 보내줬을까. "정말 전화를 많이 쓰세요. 혹시...사업하세요?"라는 전화도 받았었다. 내가 내는 요금이 SK 전체 고객 중 상위 3% 안에 든다는 무서운 사실도 얼마 전에야 알았다. 그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니. 마치 서울서의 삶을 접고 이디오피아로 이민가는 심정이었다. 생각해 보겠다고 전화를 끊은 뒤, 정말로 생각을 좀 해봤다. '동생인데....' '아냐, 그래도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어'

생각을 해보니 말만 최우수고객이지 SK에서 내게 별반 해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체 한번 안하고 그 전화비를 내줬는데, 내가 받은 게 뭐가 있담? 달랑 지갑과 벨트? 그래, 옮기자. 평소 동생에게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번 기회에 돕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랑 엄마랑 옮길께"(난 엄마와 패밀리로 묶여 있어서 같이 옮길 수 있다). 나 때문에 동생이 기뻐한 건 실로 오랜만인 것 같다. 내가 SK에서 기득권을 쌓았다 해도, 동생의 절박함을 무시할 정도는 아니잖는가? 앞으로 내게 전화하는 분들, 앞으로 전화가 잘 안터지더라도 이해하기 바란다. 공일구니까. 엘지에서 차를 안만드는 게 정말 다행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annerist 2004-02-0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어머니 핸드폰이 3일간 A/S 센터로 간 사이 번호 똑같다는 은행 외판원의 말에 혹해서 생긴 카메라폰 때문에 졸지에 엘쥐 핸드폰 가지고 회사 바꾸게 된 저인지라 100%동감합니다. 근데 요금이 싸긴 싸더군요. 아직 그닥 중요한 전화를 받지 않는지라 별 상관없어서 그냥그냥 쓰고 있습니다.
 

 

 

 

 

 

"빨래걸이로밖에 못쓴다"느니, "절대 사지마라"는 주위 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헬스피아에서 한달에 6만원을 주고 러닝머신을 렌트한 건 작년 6월, 난 그간 거의 빼먹지 않고 러닝머신을 뛰었다. 하루 3킬로 정도니 그리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러닝머신을 빌린지 7개월이 되도록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은 건 스스로도 탄복할 만하다. 얼마 전 몸살이 나서 사흘간 밥을 거의 못먹은 것까지 겹쳐져서, 난 살이 조금 빠졌다. 주위에서 얼굴이 반쪽이라느니, 배가 들어갔다느니 하는 말들을 내게 해서, 혹시나 싶어 사우나에 갔다. 실로 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서서 체중을 확인하고 환호성을 질렀는데, 그게 너무도 자랑스러워 그날 술자리에서 이랬다.

"저 살 빠졌거든요? 오늘 재보니 7x킬로에요. 이제 전 옛날의 제가 아니라구요"
사람들은 무척이나 놀란 듯했다. 지도교수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아니 빠진 게 그정도면, 전에는 도대체 몇킬로였던 거야?"

하프 코스를 별 무리없이 뛰었던 3년전만 해도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사가 귀찮아진 그 다음해에는 "하프코스라도 뛰자"는 걸로 바뀌었고, 작년에는 10킬로만 몇번 뛰었다. 하프마라톤을 뛰던 50대 두명이 갑자기 숨졌다는 어제 뉴스를 들으면서, 난 "10킬로도 충분한 것이여"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풀코스를 몇차례 성공한 후 철인3종경기에까지 나갔던 내 친구는 무릎부상으로 마라톤을 은퇴했고, 지금도 무릎이 그다지 좋지 않단다. 지나친 운동은 건강에 오히려 마이너스다. 난 그저 3킬로만 뛰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만났던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다. 그 친구의 친구가 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그 친구의 말이다. "걔가 원래 한달에 100만원짜리 생명보험에 들고 있었거든? 그런데 사업이 어려워져 두달 전에 그걸 해약했거든? 그것만 아니었으면 십몇억은 받았을텐데..."

그말을 들으니 정말 아깝기 짝이 없다. 십몇억까지는 아니겠지만, 그가 받을 보험금은 아내와 두 자식을 위해 유용하게 쓰일 텐데. 그는 어떻게 죽었을까? 술에 취해 횡단보도를 건너다 과속을 하는 택시에게 받혔다고 한다.

"걔가 마누라한테 전화를 해서 이랬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일단 길을 건널께....아악!'" 남편의 사고순간을 생생히 들은 그의 부인은 거의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다. 그럴 것이다. 비명소리가 한동안은 귀에 남아있어, 휴대폰도 못받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난 참으로 운이 좋은 편이다.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집에 간 게 셀 수도 없으니까. 게다가 술만 취하면 무단횡단을 하는 나쁜 버릇이 있지 않은가? 홍대앞의 8차선 도로를 무단으로 건넜던 오래 전의 기억부터, 16차선쯤은 되어 보이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광화문의 도로를 술을 먹고 건넌 최근의 기억까지, 나의 역사는 무단횡단의 역사였다. 방향감각을 상실해 연대 앞의 넓은 도로를 세번이나 건넜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난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기에, 난 좀 오래 살고 싶다. 평균 수명까지는 아니더라도, 환갑 정도까지는 살아야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처럼 술을 마신다면, 결코 제명에 못살게다. 올해부터 술을 좀 줄이긴 했지만, 문제는 양이다. 지금처럼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시다 비명횡사한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친구의 친구의 사고를 계기로, 술을 줄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얼굴은 모르지만, 그 친구의 명복을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대학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라면,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할 준비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병원에 왔으며 그전에는 어땠느냐는 질문을 인턴, 레지던트, 간호사가 각각 따로따로 물어보니까. 그게 다가 아니다. 병원실습을 도는 학생도 거기 가세한다. 같은 말을 4번씩 하려니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요즘은 학생인지 아닌지 귀신같이 알아보니, 묻고 싶은 것도 못묻고 문전박대를 당할 수도 있는 법이다.

내시경을 할 때도 그렇다. 아무리 안아파졌다 해도 길다란 호스가 목에 들어오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경험이다. 빨리 빼주면 좋겠지만 교수는 마냥 느긋하다. "저기 pylorus 부근에 궤양이 보이지?" 교수의 말에 레지던트나 학생은 틈새를 비집고 궤양을 관찰하려 아우성이다. 이런 것에 대해 교수님께 여쭤봤더니, 이렇게 답하신다. "대학병원 오려면 그정도는 각오해야지!" 의사는 교육을 통해서 길러지는지라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하는 법이지만, 그 누군가는 대체 누가 되는가? 이런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다, 어느 책에서 그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가완디라는 미국 외과의사가 지은 <나는 고백한다,현대의학을>이라는 책인데, 9쇄까지 찍은 걸 보니 꽤 많이 팔렸고, KBS 선정도서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오래전부터 의학계는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와 신출내기 의사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는 두가지 상반되는 명제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레지던트 제도는 감독과 누진적 책임부과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시도다]

그는 그게 신출내기 의사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연구결과를 보면 수련의 제도가 있는 병원들이 없는 병원들보다 결과가 좋았다. 레지던트들은 미숙할지 몰라도 환자를 체크하고 질문하고, 그리고 스태프 선생들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이런 딜레마에 빠진다. [하지만 초보의사가 ...처음 몇번의 가슴 떨리는 순간들을 피해갈 방법은 아직 없다. 아무리 많은 안전장치를 해놓는다 해도, 그러한 케이스들은 노련한 의사보다 초보의 경우에 잘 안될 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진비를 부담할 능력이 된다면 레지던트보다는 교수에게서 수술을 받고자 한다. 가완디의 말이다. [스태프 선생 가족이 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 병원사람들은 수련의들을 얼마나 참여시킬까 고심한다....중심정맥관을 삽입해야 될 경우 초짜한테는 맡기지 않는다....레지던트가 혼자 집도한다면그 대상은 대체로 환자들 중에서 가장 힘없는 이들일 경우-무보험환자, 주정뱅이..-가 많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이는...참 난감한 진상이다....최상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권리는 의사의 수련이라는 목적보다 분명 상위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습대상이 되는 것은 싫어하면서 숙련된 의사를 원한다. 하지만 만일 누군가를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모두의 몫이다....]
어쩌겠는가. 처음부터 숙련된 의사는 없는 것을. 숙련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누군가는 희생할 수밖에 없고, 다른 모든 분야에서처럼 대개의 희생자는 힘없는 사람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02-0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낳을 때, 분만의 진행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내진>이라는 것을 하지요. 매우 싫은 것으로...자세한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여하간 제가 가입한 임신출산 카페에 이런 엽기적인 글이 올라왔습니다.
모 대학병원 분만대기실에 누워 있는데, 개나 소나(?) 다 와서 한 번씩 손 넣어보고 가는 바람에, 정말 아프지만 않으면 벌떡 일어나서 나와버리고 싶었다고...
이건 제 직장동료의 에피소드. 자궁 경부에 물혹이 나 있다고 해서 대학병원에 갔답니다. 수줍음 많은 친구라 여자 교수님에게 비싼 돈 주고 특진을 신청했다지요. 진찰 준비를 하고 누워 있는데....이게 왠일입니까, 여자 교수님 뒤로 수 많은 남자 인턴, 레지던트들이 우르르 따라 들어오더라는...허어어...
수련과 희생이라, 정말 난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태우스 2004-02-0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 내진이 뭔줄 알아요. 학생 때 절더러 내진 해보라고 해서 버티면서 안했던 기억이... 저도 싫었지만, 산모가 얼마나 싫을까 하는 생각에.....직장에 손넣는 검사도 하기 싫어 안했는데, 그건 제가 하기 싫어서....

sooninara 2004-02-0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병원은 아니고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아이를 낳는데..하필이면 초보 간호사가 실습중인지 베테랑간호사부터 몇명이서 내진을 해대는데..시간 맞춰서 한번씩 하는데도 정말 싫더군요..요즘 같아서는 집에서 예전식으로 아이를 낳고싶답니다. 두아이를 자연분만으로 순풍순풍 낳았는데도 병원에서 환자취급 받으면서..비인간적으로 아이 낳은게 억울해요.
저 은영이 낳고 그후에 그병원에서도 가족분만이 도입되어서..저는 가족분만도 못했어요
아줌마들은 아이 낳는 이야기면 밤을 새죠^^

waho 2004-02-1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지던트들이 배워야 할테니 어쩔 수 없지만 배움의 대상이 내가 되는 게 넘 싫어서 전 왠만하면 개인 병원만 갑니다. 전 예전에 수술했는데 레지던트가 실수하는 바람에 아직도 고생하고 있거든요. 의료사고래요.한 쪽 어깨가 안 좋아서 수영 못해요...이후로!
레지던트 넘 무서워요.ㅠㅠ 한의사들은 더 무섭구요. 수술 안해서 그렇지 스테로이드 마구 넣고 겁 없이 이거 저거 권한다는 편견 땜에...(울 사촌 오빠 한의산데 절대 자기 말곤 다른데서 한약 먹지 말라더군요. 특히 다이어트 클리닉( ^--^ 몸버린다구...)
의사분 읽으심 기분 나쁘겠지만...저두 의사 가족이니 봐주세요ㅋㅋ
 

 

 

 

 

 

외국 사람이 쓴 책을 번역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최고의 번역가인 이윤기님의 말에 따르자면 "번역이란 텍스트의 문장과 번역문장의 무게를 천칭에다 얹고 달아보는 예술"이란다. 무게다는 게 뭐 어렵냐고 할지 몰라도, 하여간 어렵다. 황보석 씨는 폴 오스터의 작품을 주로 번역했는데, 난 그의 번역에 별 불만이 없고, 최근작인 <환상의 책> 역시 무난한 번역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몇가지 대목에서는 의문점이 있다.

1. [...집어넣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연이어진 재빠르고 찌르는 듯한 동작으로 옆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66쪽)]

밑줄친 부분들이 대충 비슷한 단어가 나열되어 있어 눈에 거슬린다. 원문에는 'And then', 이런 식으로 되어 있을텐데 그걸 곧이곧대로 "그리고 다음에는"이라고 번역하는 게 옳은 것인가? 예컨대, I'm fine thanks and you?라는 문장을 "난 괜찮은데 그리고 너는?"이라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것은 의역으로, 위의 문장은 '그리고'와 '다음에는'을 생략한 채  "연이어 재빠르게 찌르는 듯한..."으로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문제는 번역자가 그렇게 자의성을 갖기 시작하면, 작가의 의도와 무관한 번역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일게다. 그걸 어떻게 조화를 이룬담?

2. [정확히 알렉스가 쓴 그 말은 그의 전형적인 말투였다(79쪽)]

이것도 읽기가 조금 거슬렸다. 원문에는 'Correctly' 가 앞에 있다해도, 놓이는 위치가 뒤쪽이면 더 좋지 않을까? 이렇게 말이다. "알렉스가 쓴 그 말은 정확히 그의 전형적인 말투였다" 아니, '정확히'를 빼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3. 112쪽을  보면 '유대 인'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즉, '유대'와 '인'을 띄어써넣고 있는데, 네이버의 백과사전을 아무리 봐도 난 '유대 인'으로 표기한 건 찾을 수가 없었다.

4. [...우리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그 짓을 할 거요. 우리는 집안 어느 곳에서나 그 짓을 할 거고....(376쪽)] 이건 주인공인 짐머가 엘머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는 말이다. 아내를 잃고 자포자기의 인생을 살다가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서 하는 말인데, 좋은 사람끼리 만나서 하는 사랑의 행위가 왜 '그짓'으로 묘사되야 하는지 이해할 길이 없다. 차라리 '사랑을 할 거요'로 하면 뜻도 다 통하고 더 숭고해 보이지 않는가?

이상 '딴지걸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