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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의 사법활극 - 소송전문기자 주진우가 알려주는 소송에서 살아남는 법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5년 1월
평점 :
늘 하는 말이지만 난 참 못생겼다.
이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치를 엄청 보고,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해 할 말도 못하는 소심한 어른이 됐다.
주진우 기자를 구글에서 처음 검색했을 때,
난 나와 똑 닮은 외모에 무지하게 놀랐다.
심지어 내가 즐겨쓰던 “부끄럽구요”라는 말이 18번이기까지 하니,
그 역시 나와 성격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모의 지배를 받아버린 나와 달리
주기자는 조폭들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당장 나오라고 하면 지금 바쁘니까 내일 낮에 보자고 한단다-
그 많은 소송에도 꿋꿋이 버티며 하루하루를 산다.
자기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하면서.
그의 대단한 점은 또 있다.
자기를 그렇게 힘들게 한 수많은 소송들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소송에 잘 대비하라는 의미로
<주기자의 사법활극>을 썼으니 말이다.
외모 때문에 세상을 저주한 채 움츠려 들었던 자신이 좀 부끄러워진다.
주기자의 전작이 자신의 무용담 차원이라면,
<사법활극>은 소송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뤄주는 공익적인 책이다.
검찰이나 경찰서와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절이 하수상한데다 변호사까지 많아진 탓에
누가나 한두번은 법과 관련된 귀찮음을 겪을 확률이 높아졌다.
거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 어쩌면 우리 둘의 차이는 이름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르겠다.
난 서민이라 서민처럼 납짝 엎드려 사는 것이고,
주진우는 '주'씨기 때문에 '주기자'가 되어 정권에서 죽이려 드는 건지도.
참고로 이름의 중요성을 두 개만 써본다 (전에 쓴 것같은 불안한 예감)
-이탈리아 디자이너 베르사체: 자기 집 계단에서 사체로 발견됨
-박종팔: 세계 타이틀매치에서 8회에 종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