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문장
에도가와 란포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악마의 문장

 

이 책은?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미국의 추리소설 작가다. 우리에게는 도난당한 편지, 검은 고양이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의 부모는 연극배우였는데,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에 나오는 인물 '에드거'를 본따서 아들을 '에드거'라 이름지어준 것이라 한다.

 

에드거 앨런 포를 일본식으로 읽어보면 어떻게 될까?

'에도가와 란포(江戶川 亂步)'라고 불려질 것이다,

그런데 실제 그 이름을 자기의 필명으로 삼은 일본 작가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에도가와 란포다. 본명은 히라이 타로.

 

그는 일본에 탐정 추리 소설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했고, 그래서 일본 추리소의 아버지라 불리며, 그의 사후 추리소설을 장려할 목적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이 창설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장편이다. 추리소설, 탐정이 등장하는 탐정 추리 소설이다.

등장하는 탐정은 무나카타 류이치로 박사, 그는 일반 탐정은 해결하지 못하는 미궁 속의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탐정으로 잘 알려지고 있다.

 

그가 사건을 맡아 멋지게 해결한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 조그만 힌트 하나를 던져주고 간다. 바로 다른 탐정의 존재다. 아케치 코고로라는 천재탐정을 소개하고는 바로 딴청을 피운다. 아케치는 현재 도쿄에 부재중이다. 그러니 이번 사건은 온전히 무나카타가 맡아 처리하고 있다.

 

저간의 상황은 다 생략하자. 그 과정이 소설의 주된 알갱이니까. 독자들은 그 과정을 따라사면서 작가와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런데 사건이 다 해결되었다고 독자들이 긴장되었던 마음을 푸는 순간, 부재중이던 다른 탐정 아케치가 등장한다.

그가 나타나 새로운 해결을 시도하는데 정작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가게 되고, 결국 아케치의 예리한 눈을 벗어나지 못한 범인은 의외의 인물임이 밝혀지는데... (더 이상의 줄거리는 생략.) 

 

그러니 이 추리소설은 약간 반칙이다.

독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작품 속 주인공끼리만 담합한 느낌이다.

그래서 새롭게 나타난 탐정 아케치가 사건을 해결할 때, 독자들은 허를 찔리는 것이다.

 

하기야 무나카타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허점이 보이는데, 그것을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독자는 작가에게 한판 패를 당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허점을 아케치가 알아내고 완벽하게 해결한다는 게 바로 이 소설의 묘미다.

 

이 소설의 제목인 악마의 문장이란 이 사건의 단서가 되는 3중 소용돌이 지문을 의미한다. (108)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이 쓰여진 시기가 1960년대(이 소설의 발표연대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가 사망한 해가 1965년이니까) 이니만큼 범죄 수사 기법이나, 추리 여건들이 과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을 착안한다면 이 소설의 또다른 재미는 지금이라면 저런 장면들은 이렇게 묘사했을 것이고, 이런 경우는 그때와는 다르게 저렇게 처리했을 걸, 하는 비교도 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으니 잘 못 안 것일 수도 있지만, 혹시 이 소설이 탐정이 범인인 소설로서는 시초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