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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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이 책은?

 

<현대 철학은 물론 현재 모든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어 온 것은 결국 서양입니다. 영국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양복을 입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25)

 

이 말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연한 말 같은데, 의외로 울림이 크다. 문화의 주도권은 옷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말이다. 조선조 말에 고종이 양복으로 바꿔 입었을 때의 상황이 연상되어서, 저자의 이 말이 사실이며 진실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 말로 저자는 주도적인 것의 중요성을 말하기 시작한다.

바로 주도적인 철학과 생각, 그게 옷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 

 

주도적인 철학과 생각으로 게임의 새판을 우리 위주로 짜보자는 저자의 발언, 동감이다,

해서 이 책은 인공지능, 지능, 뇌를 다루고 있다.

 

우리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 추함과 아름다움, 잔인함과 선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 이유를 뇌과학을 통해 파악하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나는 존재하는가를 생각하는 데는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명제를 뇌로 파악하려고 시도한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답은, 나는 뇌의 피질에 존재한다.

 

생각이란 무엇인가?

답은, 나는 뇌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인간의 믿음은 왜 생겼는가?

답은, 인간의 뇌에는 예측 코드가 있다. 그것이 작동하면서 믿음이 생긴다.

 

그런 식으로 뇌를 통하여 철학의 명제들을 과학적으로 답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인 것이다.

 

뇌로 인간을 읽어내면?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계속해서 연결되는 존재를 라고 부릅니다. , 나라는 존재의 핵심은 연장성 continuity’입니다.> (94)

 

<나에 관한 두 번째 핵심 포인트는 이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성이 있다는 것은 나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내가 원해서 무엇을 한다는 것이며 나의 행동을 좌우한다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뜻이지요.> (97)

 

<감정이란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통해 그 과거에서 본 미래, 즉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판단한 다음, 거기에 좋았다, 나빴다, 덜 좋았다, 더 좋았다라는 식으로 색을 입히는 것과 같습니다.>(105-107)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는 아이를 가진다는 것이 바로 삶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받은 유전자를 제대로 넘겨주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프로그래밍한 숙제입니다.> (183)

 

운전중 방해받으면 난폭해지는 이유

 

이런 경우 생각해 보자.

운전 중 누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십중팔구는 화를 내고 심지어는 욕도 하게 마련이다. 이런 반응은 대체 어찌된 것일까?

 

저자의 흥미로운 분석이 눈길을 끈다.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동시에 7-9개의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한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면 미래 위주의 우리 뇌는 용량이 부족해진다.

자동차 운전은 눈으로 전방과 좌우를 주시해야 하고, 핸들을 잡고 조정해야 하며, 뒤에서 오는 차도 거울로 확인해야 한다, 음악도 듣고,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눈다.

 

이렇게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는 중인데, 갑자기 옆에서 차가 끼어든다면?

살아남고자 뇌가 최대한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를 넘는 조건이 더해지면, 뇌는 더 이상 미래에 대해 객관적인 답을 내지 못하고 조금은 동물적인 답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설명, 나도 운전하면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라, 그러한 나의 행동에 대하여 합리화할 무척 만족한 설명이 되었다. 이것 하나만으로 이 책에 대해 만족한다.

 

다시,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책임에도 읽는 것이 쉽다, 잘 읽혀진다.

마치 내 안의 뇌가 자기 이야기가 나오니, 자기를 알아주는 것이 좋아서 작동을 잘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나의 경계선을 찾고, 자아확장에까지 다다른다.

나를 찾고, 나를 알고, 나를 확장하여 이 세상에서 나와 세상의 경계선을 찾는 것,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아무렇게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것을 생각해 보는 이 책,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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