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하창수 지음 / 연금술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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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은 미로, 이 제목에 따라오는 부제는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시간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게 펼쳐지는 공상과학 소설이다.

 

공상과학 소설이라 했는데, 그것은 시대 상황이 현재가 아닌 204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와는 매우 다른 과학적 시대가 주 무대이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에 의하면 <한국일보문학상과 현진건문학상 수상작가인 하창수의 장편소설 미로는 미래 2041년을 배경으로 하는 뉴사이언스 소설이다.>

 

'뉴사이언스 소설', 그 정의가 궁금하다.

 

저자는 하창수.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많은 소설을 썼고, 많은 책을 번역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소설 제목에 등장하는 미로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자.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미로인데미로 하면 떠올리게 되는 개념 미로(迷路)를 활용한 이름이다. 이런 대목이 보인다.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아름다운 길이라는 뜻의 미로(美路)가 아닌 미로(迷路)이라는 뜻으로 부르길 좋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이름이야. 모두들 아름다운 걸 좋아하지만 진정으로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美路에 도달하기 위해선 迷路를 헤매야 한단 말이야. 하하!”

아버지는 아들 미로에게 메일을 보낼 때마다 래버린스(Labyrinth)에게라는 제목을 달았다.>(64-65)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죽은 사람이 14년 뒤의 아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그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317)

 

죽은 사람은 미로의 아버지 클린워스 박사,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나기를 힘쓰는 아들은 이 소설의 주인공 미로다.

 

그 미로는 과학자다.

세계적 우주산업체 슈퍼퓨처사 산하의 스피릿 필드 연구소에서 연구원이다.

연구원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다.

모픽 필드, 물질의 생성에 필요한 에너지의 장 이란 개념과 사이킥 필드, 정신이 만들어지는 운동장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ADM(After Death Machine). 죽은 사람의 혼령과 만날 수 있는 장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줄거리보다도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이 사이에 들어있는 과학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서술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그 과학적 진술들이 모두다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닐지라도, 그런 방향으로, 그런 모습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것, 그 자체가 이 소설을 끌고 가는 힘이라 생각된다.

 

거기에는 저자가 소설로서는 드물게 기획한 장치 <인터벤션>이 존재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적혀있는 <인터벤션>의 존재다.

이 부분을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는 그 자체로서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소개가 늦었다. 불쑥 끼어들어 얘기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작가? 아님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아니다. 내레이션? 아니다.

그럼 누구? 어쩌면 당신의 무의식일 수도 있다. 아님 주인공의 무의식?>(25)

 

그런데 이 <인터벤션>에 저자는 상당히 공을 들여, 저자가 하고 싶은 말들을 모아 전하고 있다. 과학으로부터 철학, 예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소설의 줄거리 진행에 맞추어 제공하고 있어 소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어쨌든 이 부분을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에 대하여 저자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만든 장치, 주석, 보충 해석, 보충 해설,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다시, 이 책은?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소설 속에 들어있는 과학에 관한 서술, 진술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다는 점, 그리고 제시하고 있는 책, 저서들과 저작자들이 실제인지, 가공인지, 실제인물인지 아니면 가공의 인물인지 그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자가 <일러두기>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사물, 사건 등은 작가의 창작에 의한 허구적인 것과 실재했거나 실재했던 것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별도로 구분해서 표기하지 않았다.‘고 하니, 차라리 그 것을 하단에 각주 정도로 명기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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