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은 『미로』,
이 제목에 따라오는 부제는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시간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게 펼쳐지는 공상과학 소설이다.
공상과학 소설이라
했는데,
그것은 시대 상황이 현재가
아닌
204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와는 매우 다른 과학적 시대가 주 무대이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에 의하면
<한국일보문학상과 현진건문학상 수상작가인 하창수의 장편소설
『미로』는 미래 2041년을 배경으로 하는 뉴사이언스
소설이다.>
'뉴사이언스
소설',
그 정의가
궁금하다.
저자는
하창수.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많은 소설을
썼고,
많은 책을
번역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소설 제목에 등장하는
‘미로’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자.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미로인데, 미로 하면 떠올리게 되는 개념 미로(迷路)를 활용한 이름이다.
이런 대목이
보인다.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아름다운 길이라는 뜻의
미로(美路)가 아닌 미로(迷路)이라는 뜻으로 부르길 좋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이름이야.
모두들 아름다운 걸 좋아하지만
진정으로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美路에 도달하기 위해선 迷路를 헤매야 한단 말이야.
하하!”
아버지는 아들 미로에게 메일을
보낼 때마다 ‘래버린스(Labyrinth)에게’라는 제목을 달았다.>(64-65쪽)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죽은 사람이 14년 뒤의 아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그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317쪽)
죽은 사람은 미로의 아버지
클린워스 박사,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나기를
힘쓰는 아들은 이 소설의 주인공 미로다.
그 미로는
과학자다.
세계적 우주산업체 슈퍼퓨처사
산하의 스피릿 필드 연구소에서 연구원이다.
연구원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다.
모픽
필드,
즉 ‘물질의 생성에 필요한 에너지의 장 이란 개념과 사이킥
필드,
즉 ’정신이 만들어지는 운동장‘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ADM(After
Death Machine). 죽은
사람의 혼령과 만날 수 있는 장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줄거리보다도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이 사이에 들어있는 과학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서술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그 과학적 진술들이 모두다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닐지라도,
그런
방향으로,
그런 모습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것,
그 자체가 이 소설을 끌고 가는
힘이라 생각된다.
거기에는 저자가 소설로서는 드물게
기획한 장치 <인터벤션>이 존재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적혀있는 <인터벤션>의 존재다.
이 부분을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는 그 자체로서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소개가 늦었다.
불쑥 끼어들어 얘기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작가?
아님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아니다.
내레이션?
아니다.
그럼
누구?
어쩌면 당신의 무의식일 수도
있다.
아님 주인공의
무의식?>(25쪽)
그런데 이
<인터벤션>에 저자는 상당히 공을 들여,
저자가 하고 싶은 말들을 모아
전하고 있다.
과학으로부터
철학,
예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소설의 줄거리
진행에 맞추어 제공하고 있어 소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어쨌든 이 부분을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에 대하여 저자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만든 장치,
주석,
보충 해석,
보충 해설,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다시, 이
책은?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소설 속에 들어있는
과학에 관한 서술,
진술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다는 점,
그리고 제시하고 있는
책,
저서들과 저작자들이
실제인지,
가공인지,
실제인물인지 아니면 가공의
인물인지 그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자가
<일러두기>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사물,
사건 등은 작가의 창작에 의한
허구적인 것과 실재했거나 실재했던 것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별도로 구분해서 표기하지
않았다.‘고 하니,
차라리 그 것을 하단에 각주
정도로 명기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