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아버지와 딸의 추격을 다룬 심리 스릴러>

 

 

소설을 이끌어가는 갈등의 요인은 너무도 많다. 극단적인 대립의 관계에서 나오는 갈등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수긍하게 하지만 그만큼 밋밋한 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심리적 관계에서의 갈등은 독자로 하금 그만큼의 고민과 연민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민은 결코 일으키지는 않지만 아버지와 딸의 관계라는 점에서 문득문득 드는 미묘한 감정의 혼동이 <마쉬와의 딸>에서 일으키는 심리 스릴러의 강점이 되는 듯했다.

 

우선 제목에서 사용되는 마쉬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책장을 펼쳤는데 알고보니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늪의 왕인 '마쉬왕'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런 동화를 읽은 적이 있던가 기억은 가물가물했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알 수도 있을 동화 속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은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것 같다.

 

영화의 첫대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사람들과 떨어져서 외진 곳에서 자연과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헬레나. 그녀의 과거를 거론하기 전에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두 명 죽이고 탈옥했다는 소식에 벌벌 떠는 모습에서 분명 그녀가 알고 있는 인물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 아버지의 탈옥 소식에 그녀의 온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바로 그녀의 아버지가 14세의 소녀였던 그녀의 어머니를 오랜동안 감금한 상태에서 자신을 낳고 생활했다는 것이다. 이런 관게에서 단번에 떠오른 것은 바로 2015년에 개봉되었던 <룸>이라는 영화였다. 남자에게 감금당해 아이까지 낳았으나 탈출했던 여인을 그린 영화. 이 소설 <마쉬왕의 딸>은 그 이후 딸의 이야기를 다룬 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결혼해서 두 딸을 낳은 헬레나 .그녀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의 순간. 그녀는 직감적으로 아버지가 자신의 두 딸에게 접근하려는 것을 알고 이제는 뒤를 돌아 아버지를 잡기 위한 사냥에 나선다. 바로 이 대목이 이 소설이 긴장감을 갖게 하는 것 같다. 대부분 쫓기기 때문에 긴장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반대로 뒤쫓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갖는 헬레나의 입장이 흥미롭다. 아버지, 가장 경멸하지만 자신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갖는 알 수 없는 연민, 어린시절 우성으로 보였던 그 모습 등등

 

가슴 쫄깃한 심리 스릴러 <마쉬왕의 딸>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지만 헬레나 그녀가 갈등하고 변화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핵심인 듯하다. 찬바람 부는 겨울 길목에서 따끈한 방에서 단숨에 읽어버릴 만한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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