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교 이야기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믿음과 분쟁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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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스포라(신앙공동체) 수칙

첫째, 유대인이 노예로 끌려가며 인근 유대인 사회에서 7년 안에 몸값을 지불하고 찾아와야 한다.

둘째, 기도문과 <토라>독회를 일률화해 통일한다.

셋째, 열세 살을 넘은 남자 성인이 열 명 이상 있으면 반드시 종교집회를 갖는다.

넷째, 남자 성인 120명이 넘는 커뮤니티는 독자적인 유대인 사회 센터를 만들고 유대 법을 준수해야 한다.

다섯째, 유대인 사회는 독자적인 세금제도를 만들어 거주 국가의 재정적인 부담을 받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비상시에 쓸 예금을 비축한다.

여섯째, 자녀교육을 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유대인을 방치하는 유대인 사회는 유대 율법에 위반된다. 유대인이면 누구나 유대인 사회의 도움을 청하고 받을 권리가 있다.

일곱째, 유대인 사회는 독자적인 유대인 자녀들의 교육기관을 만들어 유지하고 경영할 의무가 있다. 가난한 유대인 가정의 아이들을 무료로 교육시키고,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제도를 운영한다.
p.192

■ 세 종교 이야기 중 유대교
이 책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서양 3대 종교를 소개하고 있다. 어디서든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들 한다. 워낙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종교 서적을 보면 신앙 색이 진하게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은 신앙인의 입장에서 쓴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점에서 썼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았다. 평소 종교 전반에 걸쳐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웃님의 소개로 이틀 동안 유대교에 대해서 읽으며 필사를 했다. 워낙 유대교에 대해 모르는지라 13페이지 분량이나 되었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유대교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꽤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모비 딕>에 나오는 이스마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소돔과 고모라 등 반가운 이름들도 있었다. 모세가 유대인을 데리고 이집트를 탈출하였는데 본인은 정작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대목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게다가 유대교에는 율법 학교 ‘예시바‘가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1학년은 현자라 부르고, 2학년은 철학자, 3학년은 학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겸허한 자세를 강조하는 유대교가 맘에 든다. 가장 특이한 점은 유대교에는 성직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신‘ 이외에는 모든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유대교에 대해 비참한 역사적 사실도 알았고,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계율도 알게 되었다. 대학 1학년 때 철학 수업 중 기억나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프랑스 철학 강의에서 열린 마음(open-minded)이다. 전 세계적인 전쟁을 살펴보면 종교 전쟁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종교가 사랑을 외치고 있으나 실천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내 종교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종교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언제 시간이 나면 유대 회당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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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6-3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시절 교양으로 종교학 수업을 들었는데 학문으로서의 종교는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저는 종교가 없습니다만...) 이 책도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되었다니 귀가 솔깃 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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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 블라디미르, p.134-


■ 당신은 누구(무엇)를 기다리시나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매시간 기다린다. 친구를 기다리고, 심지어는 택배도 기다린다. 기다림이란 떨림이다. 막상 만나거나 물건을 건네받으면 그 설렘은 화로 속의 눈처럼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기다림이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까?

■ 사뮈엘 베케트(1906 - 1989)는?
소설가이며 극작가이다. 아일랜드에서 출생해 1938년 이후 프랑스에서 살았다. 1928년 내적 독백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제자가 되고 프루스트에 대한 평론을 쓴다. 1939년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참가한다. <고도를 기다리며>(1952)는 다음 해 1월에 파리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되었고 이로써 베케트의 이름이 알려진다.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즐겨 ‘한계 상황에 처한 인간‘을 다루었는데, 인간 경험의 본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마추었기 때문이다. <세계문학사 작은사전/ 절대지식 세계문학 중>

■ 등장인물과 줄거리

불라디미르:정신을 의미
에스트라공: 육체를 의미
포조와 럭키: 인간의 주종 관계를 의미
소년: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의미

‘고도를 기다리며‘ 는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골길, 한 그루의 나무가 서 있다‘로 시작된다. 저녁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만나 의견을 나누고 충돌하다가 서로가 의지한다.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고 인간의 상하관계를 표현한다. 포조와 럭키가 떠나가고 소년이 찾아와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는다‘라고 전한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고도‘가 오기를 막연히 기다린다. 블라디미르의 ˝그럼 갈까˝라는 제의에 에스트라공은 ˝가자˝라고 말하지만 둘은 음직이지 않는다.

■ 나의 단상...
2년 전인가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다. 희곡 대본으로 되어 있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갔다. 뭐지? 5명의 등장인물 중 주로 2명이 대화를 주고받는데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파악도 안되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기다리다‘라는 네 글자만 덩그러니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작년부터 소위 벽돌 책을 돌파했다는 자부심 하나로 다시 읽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제자답게 단순한 문장 속에 본질을 꽁꽁 숨겨두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외된 인간이나 계층의 고독, 불안, 공포 등을 이겨내고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 고도라는 사람 혹은 사물, 개념을 기다리며 희망을 쌓아가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베케트가 말하는 고도는 자유일까요? 빵일까? 여러분은 누구 혹은 무엇을 기다리며 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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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6-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읽고 싶었던 책을 주문해 놓고 온통 설레임으로 가득찼다가 며칠후에 책이 도착하면 별로 읽고 싶지 않고 그래요. ㅎㅎ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도 엄청 설레었다가 막상 도착하면 실망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는데 집중합니다. 여행은 짧지만 준비는 아주 오랫동안 즐길 수 있잖아요? ㅎㅎ 기다림에 대한 내용인 줄 몰랐는데 (제목과 내용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서) 초록별님 리뷰읽고 너무 읽고 싶어졌어요! 👍 올해안에 꼭 읽을 예정입니다.

추풍오장원 2020-06-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고 싶은 멋진 독서입니다^^

바람돌이 2020-06-2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노트가 작품이네요.
 
커피밭 사람들 -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트랜스라틴 총서 6
임수진 지음 / 그린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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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나
식사 후 커피는 하나의 의식이 되었다. 많이 마실 시기에는 7-8잔은 마셨던 것 같다. 그렇다고 커피가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라 향을 좋아한다. 특히 집에서 드립 커피를 내릴 때 향기를 좋아한다. 내 체질상 커피보다는 인삼차가 좋다고 하던데.... 한때 공정무역 커피를 마신 적이 있다. 다국적 기업이나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제3세계 커피 농가에 합리적인 가격을 정해 직접 지불하고 사들이는 커피를 말한다. 지금도 여전히 판매 중이다. 그리고 내가 단상을 쓸 때 드립 커피 이야기를 덧붙이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나 김애란 작가의 글을 읽으면 생각난다. ㅎㅎ... 하루에 전 세계에서 소비하는 커피는 어마어마하다. 오늘은 커피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한다.

■ 임수진은 왜 이 책을 썼나?
저자 임수진은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멕시코 콜리마 주립대학교 교수로 있다. 지리학을 전공한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고민하다가 2001년 가을 하루 종일 커피를 따도 커피 한 잔 값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코스타리코로 떠난다. 그들의 삶을 살펴보고 논문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쓸 용기가 나지 않아 논문에 쓸 수 없었다고 한다. 논문을 마치고 커피밭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더불어 내가 마시는 커피로 그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그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 라틴아메리카 커피 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가 2001년 코스타리카를 향해 미국 뉴욕 JFK공항을 출발하는 모습부터 처음에 커피밭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기까지 여정이 빼곡히 들어있다.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코스타리카 타라수 지역과 페레스 셀레동 지역에서 커피 열매 수확을 함께 하며 그들과 친해진다. 특히 니카라과 출신 이주노동자인 프레디 부부와의 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기예모르와 엘레나 부부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필자는 이들을 다시 찾는다. 프레디는 미국에서 다른 살림을 차리고 부인 안토니아는 힘들게 살아간다. 아침마다 소젖을 짜 가지고 와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정이 많은 기예모르는 소젖을 찌다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고 안토니아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 나의 단상...
다른 지역 사람들에 관한 책을 펴면 마음이 대체적으로 편하지 않다. 민주주의니 민족주의니 공화주의니 하며 소수의 사람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 책에서 말한 커피농장의 이주노동자들만이 아니다. 바나나 농장 근로자는 또 어떠한가. 동물은 어떠한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 나 또한 그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처지는 되지 못한다. 이 책에서 필자는 함께 먹고 자고 일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두 번이나 다시 찾은 그 마음이 아름답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건들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고 아끼며 써야겠다. 그리고 소비할 때는 잊지 말고 감사 기도해야겠다. 커피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오늘도 전 세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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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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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어제 저녁과 오늘 새벽에 걸쳐 읽어내려 갔다. 필사를 하며 읽어내려가다 보니 글자 한자 한자가 가슴에 박혔다. 요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를 읽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내면의 의식흐름을 정교하게 묘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그려내어 읽는데 다소 불편했고 죄책감이 저절로 들었다. 4월에 읽은 <오월의 사회과학/ 최정운>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실제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작가 한강의 너무 지독한 묘사력에 머리털이 곤두서기도 했다. 실제 동호의 입장이 되어 시신 안치실에 있는 장면이나 죽은 정대가 그리는 시체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4,3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해 있는 가족들이 모두들 평안하길 기원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5.18은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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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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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어제 저녁과 오늘 새벽에 걸쳐 읽어내려 갔다. 필사를 하며 읽어내려가다 보니 글자 한자 한자가 가슴에 박혔다. 요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를 읽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내면의 의식흐름을 정교하게 묘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그려내어 읽는데 다소 불편했고 죄책감이 저절로 들었다. 4월에 읽은 <오월의 사회과학/ 최정운>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실제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작가 한강의 너무 지독한 묘사력에 머리털이 곤두서기도 했다. 실제 동호의 입장이 되어 시신 안치실에 있는 장면이나 죽은 정대가 그리는 시체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4,3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해 있는 가족들이 모두들 평안하길 기원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5.18은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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