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복수 - 지리는 세계 각국에 어떤 운명을 부여하는가?
로버트 D. 카플란 지음, 이순호 옮김 / 미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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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지나치게 인상적이다. 지리의 복수라니. 우리나라 출판업계가 일부러 제목을 자극적이게 했나해서 원제를 봤더니 원제도 그러했다. 지리책을 좋아하고 또 좀 처럼 출간도 잘 안되는 편이니 바로 구입해서 봤다. 읽어보니 지리의 복수는 간단히 말해서 과학기술 발달로 통신과 이동수단이 충분히 발달해 지리가 상당히 극복되었으며, 거기에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공군력과 해군력의 발달로 지리는 과거처럼 절대적인 의미가 없다라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미국이 좀 멀게는 베트남 그리고 지상군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던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서 보듯 여전히 지리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변모하고 있는 세계의 여러나라들이 과거 지리적 요인으로 발생한 역사, 문화의 그늘에 발목잡혀 있는 것도 지리의 복수라 볼수 있다. 즉, 지리는 과거만큼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중요하다는게 지리의 복수의 뜻이다. 

 지리에 관심은 많지만 아직 세계 여러나라들과 지명에 통달하지 못한 까닭에 집에 비치해놓은 초등학교 사회과 부도를 펴가며 같이 봤다. 물론 책에도 지도가 나오지만 사회과 부도를 펴는게 편하다. 다른 지리책들은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 유럽을 강하게 다루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러면에선 공통적이지만 중동부분을 상세히 다루는게 재밌었다. 막판 미국과 멕시코의 시각도 그렇고. 간단히 정리해봤다. 


1. 유럽

 유럽은 역사 초기에 크레타를 비롯한 에게해 섬들이 문명의 혜택을 받았다. 그 지리적 요인은 그들이 섬이라 문명을 위협할 만한 적이 오랜기간 없었고, 메소포타미아 문명권과 이집트 문명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남부유럽은 오늘날 중부와 북부 유럽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떨어지는데 그 이유는 남부 유럽은 토질이 척박하여 대규모 관개를 위해 민주주의와 공화정이 들어섰음에도 결국은 독재에 가까운 형태로 정치체제가 구축되었고, 북부지역은 산림을 개간한 토질이 비옥하여 그런 집중형 체제가 필요없었다는 점을 든다. 

 여러 지리학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유럽은 산맥과 강이 많아 소국들로 분열되었지만 상대적적으로 탁 트인 중부유럽은 예외였다. 그러다보니 중부유럽은 강대한 합스부르크 제국이 존재한 적도 있지만 대개 외세의 힘에 흔들려 서부나, 남부, 북부유럽에 비해 이렇다할 정체성을 보인적이 없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경우 동부와 서부로 뻗어나가려는 욕망을 보이다 큰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적이 있으며 반대로 그 욕망을 절제하고 주변에 힘을 미치는 정도로 균형적 역할을 했을때 번영을 이루었다. 중부유럽이라는 것의 형성은 독일의 역할에 달렸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2. 러시아

책에는 유라시아의 심장지대란 말이 자주 나온다. 애매한데 전체적으로 유럽 동부에서 우랄산맥까지 정도를 가르키는 말이며 이 지대를 차지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할 거란 지리학자들의 이론이 과거부터 많았나보다. 그리고 그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유럽 동부평원에 자리하여 적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할 지형지물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몽골족을 비롯한 침략에 나라가 결단난 적이 여러차례이며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러시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지역을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특성을 갖는다. 러시아는 유럽임에도 상당히 현재까지도 전제적인 정치체제를 사실상 갖고 있는데 이는 척박한 러시아의 자연환경에서 기인한다.

 날씨가 추워 식물 생장기간이 짧다보니 농부들은 공동체적인 성향을 갖게 되었으며 추운 날씨와 외세의 침략을 이겨내기 위해 교회 및 정령신앙에서 위안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생산성이 부족해 지배층이 토지를 대규모로 보유하려는 성향을 가졌고, 이는 농부의 자발적 의욕을 꺾어 하층민 전반적으로 폭력적인 문화가 자리잡는다. 이런 국민성이 지금까지 어어져 외세에는 단호하면서도 독재에는 너그러운 독특한 러시아의 정치체제가 존속되었다. 러시아를 휩쓸었던 사회주의는 고작 동방정교회에 정령적인 부분을 대체한 것이란 말도 있을 정도다.

 이런 러시아는 광대한 영토에 비해 인구가 방글라데시에도 못미칠 정도로 크게 부족한 편이며 동부쪽에서는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엄청난 중국인들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올 기세로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 저자는 러시아가 과감히 블라디보스톡을 비롯한 동부지역에 과감히 경제를 집중하여 한국과 일본, 중국으로 비롯되는 이 엄청난 경제지대의 혜택을 노려보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3. 인도

인도는 중국을 넘볼 만한 강국임에도 중국과는 다르게 역사적으로 한 국가로 통합된 기억이 적고 매우 짧다. 이는 지리적 요인으로 인도는 남북으로 뻗은 반면 강은 동서로 흐르는 경우가 많아 자연히 세력이 분절된다. 거기에 중앙의 데칸 고원이 자리해 이는 인도 문명이 발달한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을 갈라놓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거기에 인도는 의외로 중국처럼 해양을 뻗어나간 역사가 없는데 이는 인도 대륙 자체가 따뜻하고 토지생산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인도아대륙 근처에는 섬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그나마 있는 섬들도 모여있는 편이어서 해양진출의 동기가 낮을 수 밖에 없었다. 

 인도에게 문제가 되는 지역은 문명의 발상지인 인더스강 유역이다. 이 지역은 현재 파키스탄이 자리하고 있으며 중동에서 이어지는 통로이자 중앙아시아로 연결되는 지역으로 항상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었다. 

 파키스탄 위에 자리한 아프가니스탄 역시 과거 이란 고원과 중앙아시아 , 인도 사이의 완충지대에자 교통로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이 지역은 주요 문화와 국가, 자원의 이동통로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프가니스탄 역시 인도에게 중요한 나라다. 


4.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

 아라비아 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떠오르지만 오만과 예멘이 남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등이 반도를 같이 공유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인구는 땅덩이에 비해 적은 2700만에 불과한데 평균연령이 낮고 인구증가률이 커서 장차 인구가 곱절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의 땅이 황폐하고 자원에 의존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좋은 일이 아니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사우디는 사막의 특성상 지리적 구분이 쉽지 않은 오아시스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나라의 통합이 쉽지 않으며 남부에 자리한 예멘이 무려 2000만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사우디의의 미래에 위협이 될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고원

이란 고원을 통으로 먹고 있는 나라는 이란이다. 인구도 무려 8700만명에 달한며 석유와 천연가스등도 풍부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이름의 끝자인 -탄은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장소라는 뜻이다. 이처럼 고대 페르시아의 후손인 이란의 문화적 아우라가 중앙아시아는 물론 중동여러나라에 미치지만 이란은 이런 소프트파워를 좀처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것은 성직자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기 때문이며 여기서 오는 경직성과 홀로 시아파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지리적 위치는 매우 좋아서 자원이 풍부한 페르시아만 연안과 카스피해에 국경을 모두 접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며 중둥에서 인도로 연결되는 자연적 교통로이다. 페르시아 연안 역시 다른 나라의 힘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통제할 수 있어 이란의 지리적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아나톨리아 육지다리

아나톨리아를 통으로 먹는 나라는 터키다. 이들은 오스만 제국의 후예인데 제국이 1차대전에서 패전후 터키의 아버지란 뜻의 아타튀르크가 서구 문명을 본받고자 나라를 서구식으로 개조했다. 과거 오스만 제국은 비잔틴을 멸망시킨후 수도를 이스탄불에 두는등 제국 전체적으로 볼때 상당히 북서쪽으로 중심지가 치우쳐져 있었다. 이는 북서쪽이 유럽과 접해 지역 자체가 막대한 부를 주고 교역로 확보가 용이했으며 아나톨리아 고원자체가 산지가 갈라져 마치 그리스처럼 각 부족 세력들이 힘을 모으기 어려워 통제가 쉬웠던 까닭도 있다. 

 아타튀르크는 수도를 아나톨리아의 중심인 앙카라로 옮겼지만 이로 인해 본인의 의도와는 다리 나라전체가 점차 무슬림 성향이 강해지는 결과를 오늘날까지 초래하고 말았다. 실제 터키는 eu 가입이 거절되고 에르도안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힘이 강해지면서 점차 중동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5. 미국과 멕시코

저자는 이렇듯 미국에 중요하거나 도전적인 세력들을 지리적으로 열거하며 마지막으로 멕시코를 든다. 미국의 일부 학자들은 미국이 자국과 먼 이라크나 아프간에 천문학적인 돈을 써가며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이며 ,그럴 바엔 자국에 인접한 멕시코를 신경쓰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얼핏 이해가 안가지만 듣고보면 그럴만한 점도 있었다. 멕세코와 미국은 국경이(트럼프이전까지)상당히 느슨한 편이며 졉경지대에 상당한 수의 멕시코인이 살고 있다. 접경 미국주에는 인구 90%가 히스패닉이다.

 문제는 양자의 경제력 차이가 10배에 달한다는 점이며 역사상 인접국가간 이러한 격차를 보인적은은 없다고 한다. 이로 인해 로마제국으로 야만인이 밀려든 것처럼 멕시코 사람들이 미국으로 밀려들고 있다는 것. 과거 미국은 멕시코와 전쟁을 통해 상당한 영토를 빼앗은 적이 있으며 멕시코인들은 마치 이것을 회복이라도 하려는 듯, 그곳에서 인구수를 늘리고 있다. 거기에 멕시코 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미국국적이 취득율 역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이는 멕시코의 경제사정과 정치사정이 엉망인 면에서 기인하는데 멕시코의 마약조직은 공권력을 능가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의 일부학자들은 미국인 힘을 동원해 가까운 멕시코의 정치를 안정시켜야 미국역시 이러한 접근에서 안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힘으로 제압한한 멕시코를 중시하는 이유는 이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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