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완벽한 시작 - 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사소한 이야기
팀 버케드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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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세포 진핵생물을 제외한다면 다세포동물들이 가장 선호하는 번식 방법은 바로 알이다. 알을 통해 번식을 하는 동물이 많다보니 자연히 아무런 저항이 없는 알을 노리는 동물도 많다. 대표적인게 우리 인간인데, 우리가 먹는 알의 수는 영국인의 경우 일인당 연간 2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한 나라가 이러할 지니 전세계인이 연간 먹는 달걀의 수가 얼마인지 짐작하기 힘들정도다. 참고로 중국에서만 생산하는 연간 달걀의 갯수가 무려 4900억개라고 한다.

 책 가장 완벽한 시작은 도통 먹기만 할뿐 관심이 좀체 없었던 새의 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나니 알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늘었지만 얼마나 과학계에서 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지도 알게 되었다. 알에 인간이 얼마나 의지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이는 상당히 의외의 면이다. 

 알은 크게 껍질은 난각과 흰자, 노른자로 구성된다. 책은 우선 난각부터 살펴보기 시작한다. 난각은 배아를 보호하는 첫 방어막으로 어미새의 무게는 견딜만큼 강하면서도 부화는 충분히 가능할만큼 약하게 만들어져야하는 미묘한 곳이다. 껍질이 알의 모양을 결정할 것 같지만 초등과학시간에 식초에 담가 난각을 제거한 알이 모양을 잡고 있는 것처럼 알은 모양이 이미 결정된후 그것에 맞게 껍질이 생성된다. 

 알을 만들기 위해 어미새는 많은 양의 칼슘이 필요하여 이 시기에 칼슘을 집중섭취하는데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성비와 그로 인한 달팽이의 감소는 난각이 부실한 알을 양산했으며, DDT 역시 난각형성을 위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여 새의 개체수를 줄이는 작용을 하였다.  

 난각을 현미경으로 잘 살펴보면 기공이 있는데 이 기공을 통해 외기가 유입되어 혈관에 산소를 공급하고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발달하고 있는 배아는 대사과정에서 대사수라는 물을 발생하는데 이 기공을 통해 대사수도 배출된다. 이 작용이 없다면 배아는 자신이 만든 물에 익사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사수는 알 무게의 15%가량인데 대사수의 배출로 인해 배아의 체내 수분함량이 일정해지고 빠져나간 공간만큼이 공기로 채워져 후일 부화에 필요한 산소를 배아에 제공하게 된다.

 새의 알은 그 모양이 다양한다. 완전한 구에서 타원, 길쭉한 모양, 서양배의 모양등으로 크게 구분한다. 알은 구형이 아닌 편이 많은데 그 이유로는 구형이 부피 대비 표면적이 가장 적어 어미새가 품는 것을 통해 열을 전달하기 불리하다는게 가장 설득력이 있는 편이다. 

 새의 알에는 또한 색이 있다. 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있고 역시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색의 역할에는 우선 포식자로부터의 보호와 햇빛과의 상관성이다. 알이 보호색을 띨 경우 포식자로부터 보호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알의 색에 따라 배아에게 도달하는 빛의 색의 변화하고 조절됨으로서 부화를 돕고 배아를 보호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알을 땅에 묻처 부화하는 파충류의 경우 위의 두 인자와 무관하므로 알이 자연스러운 칼슘의 색인 흰색이라는 점은 위의 두 견해를 어느 정도 지지한다.

 색이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탁란에 대한 방지이다. 고유의 색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입힘으로써 탁란한 새의 알과 자신의 알을 구분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또한 새는 낳는 알이 뒤로 갈수록 색상이 옅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어미새의 색소부족이란 견해도 있지만 색소를 옅게하여 빛의 투과량을 늘리고 부화를 촉진시켜 늦은 녀석의 부화를 빨리하려는 목적이란게 가장 그럴듯하다. 

 책이 다음으로 다루는 부분은 흰자다. 흰자의 역할을 크게 3가지로 배아에 물과 단백질을 공급하며 물리적 충격에서 배아를 보호한다. 또한 항세균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100가지 이상 가지고 있어 미생물로부터 배아를 최종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흰자의 미생물 방어전략을 놀라울 정도인데 우선 단백질로 이루어지고 그나마도 항균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침입한 미생물을 철저히 고사시킨다. 또한 미생물이 싫어하는 알칼리성을 띄고 있으며 어미새가 알을 잘 품어 온도를 올려줄 경우 항균성 단백질의 항균성은 더욱 강화된다.  

 마지막은 노른자이다. 노른자는 영양덩어리로 그 크게에 비해 놀랍게도 단세포이다. 새는 발생때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난자를 갖고 있는데 이들 중 배란기가 되면 일부가 노른자로 발달한다. 어떤 기제로 일부가 노른자가 되고 일부는 도태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바가 없다. 노른자는 카르티노이드로 인해 노란 빛을 띄는데 양계업계에서는 달걀을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카르티노이드를 주입한다고 한다. 카르티노이드는 항산화 물질로 노른자에 많이 분포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새의 배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달하는 만큼 산화과정이 많이 일어나므로 이에 대한 부작용을 막기위해서란 추측이 압도적이다. 

 부화과정에서 어미새는 알 뒤집기를 하는데 알을 뒤집는 경우 배아의 외부 혈관망 발달이 촉진되고 알속의 영양분과 물이 고르게 확산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배아가 노른자와 흰자를 고려하여 최적의 위치를 잡도록 보장하는 역할이 있다고 한다. 

 책은 과학교양도서임에도 다른 과학교양도서에 비해 가독성이 높고 빠르게 읽히는 편이다. 항상 먹기만 하던 알에 대해서  여러가지 측면을 배울 수 있는 면도 장점이다. 책은 알에 대한 과학적 내용과 더불어 학자들의 시대적 연구와 발전과정도 비중있게 제시하는 편인데 과학사를 알수 있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내겐 오히려 좀 알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느낌도 있었다. 책에는 노른자를 흰자안에 고정시키는 끈의 존재를 언급하는데 책을 보다 배가 고파 라면에 넣을 달걀을 풀기위해 깨어보니 과연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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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1-24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흰 달걀보다 황색 달걀이 더 단단한 걸 생각해보니 유통을 위해 황색 달걀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된 게 아닌가 싶군요. 요즘 노른자 너무 인위적으로 노래서 먹기 부담스럽기까지 해요;

닷슈 2017-11-24 08:24   좋아요 1 | URL
그럴듯한데요 확실히 황색이 뭔가있을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