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10년 차 초등교사가 푸는 교육계 미스터리
김현희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어디에나 이상한 사람이 많지만 학교에는 유독 이상한 사람이 많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거 같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학교에 실제로 이상한 사람이 많다, 아니 허용된다. 그것은 적어도 교실에서만큼은 마음껏 권력을 견제 없이 누릴수 있는구조와 정말 중대한 실수가 아니면 평생 밥그릇이 보장되는 상황때문이다. 거기에 내 사견을 보태자면 학창시절이란게 워낙 길고,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민감한 시기라 더욱 그러한 이상함이 강하게 각인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어쨌든 학교가 이렇게 이상한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교의 본질인 학생의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원인을 지목한다.

 첫째는 교육대학의 문제다. 초등교사의 경우 여러과목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의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수하는 과목과 학점의 수는 지나치게 많은데 비해 그로 인해 정작 제대로 배우는 것이 없다는게 문제다. 또한 이 역시 현장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 어설프게 교대에 배운 것이 그나마 현장에 도움이 되지도 못한다. 실제로 핀란드의 경우 교사는 석사이수까지 마치게 되며 실습기간역시 거의 1년에 달해 2개월정도에 불과한 한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교수들의 역량역시 일반대학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인것도 이유이다.

 둘째는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교대의 입학점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시기에 이게 웬말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암기 및 주입식 교육으로 얻은 높은 점수보다는 올바른 시민으로서의 교사에 주목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교대 교육과정에서는 그러한 시민성을 길러줄만한 수업이 전무한 편이며 대부분의 교대 입학생들 역시 성향상 상당히 안정성을 추구한는 사람들로 대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이 기존의 좋지 못한 교직풍토에서 무언가를 바꾸어 낸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셋째로는 의외로 위원회등 좌파의 산물을 공격한다. 학교성과급제나 학교 평가제, 일제고사, 교원능력팡가등의 우파적 장치의 폐해는 이미 거의 모두가 공감할 정도이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원회를 비롯한 학교민주화를 위한 교내 각종위원회 역시 폐해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미 학교내의 많은 위원회들은 잘 운영되는 곳도 있겠지만 학부모 위원과 지역위원들의 역량부족, 전문가의 보조 미비 등으로 거의 교내 거수기 역할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저자는 무능하게 작용한 교내의 위원회들을 자신이 직접 근무한 학교에서 일어난 교내 부실 급식문제에 대한 무능으로 잘 보여준다.

 넷째는 여러 과목들의 문제, 그 중 특히 도덕과의 문제이다. 도덕과는 세계적으로 거의 한국에 유일하게 있는 것이며 그 시작은 다소 불순하게도 반공도덕이다. 즉, 독재정권의 산물인 것이다. 현재는 반공교육도 다 걷어내었고, 순수 도덕교육만 남아있지만 문제는 상당히 국가주의적 시각을 갖고 교육을 유도한 다는 점이다. 도덕교과서는 특정가치를 학생에게 강요하는데 교과서에 나오는 일화역시 적절치 못한 경우가 있으며 상황에 따라 상충되는 가치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엇보다돋 학생스스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방향, 즉 시민교육이 아니라는 점을 저자는 가장 강조한다. 그 외에 학생 수준에 맞지 않고 억지스러운 스팀교육과 아직도 전문가로서의 기능만을 강조하는 음악교육을 싸잡아 비판한다.

 저자는 10년차의 초등교사로 현장에서 자신이 실제 겪은 학교의 부조리를 잘 지목하며 그 해결방안으로 교사의 헌신과 학교 민주주의의 회복을 제시한다. 그리고 학부모의 관심을 지목한다. 학부모의 관심이야말로 학교현장에 가장 큰 압박으로 다가올수 있는 현실 때문이다. 실제로 교사는 스스로 학부모를 가장해 해결하고자하는 학교문제를 해결하였는데, 학교구성원으로서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정말 손쉽게 해결되는 장면들을 제시한다. 웃픈 현실이다.

 이 책 처럼 학교현장에 대한 좋은 책이 현장교사를 통해 간혹 나오는 편인데, 주목도는 상당히 낮은 경우가 많다. 학교교육은 미래의 시민을 길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학교교육이 진즉 제대로 되었다면 오늘날의 많은 정치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민감하고 해결하고 노력하는 시민이 양성되었을 거라는 점에서 교육은 사실상 사회문제 해결의 좋은 방책중 하나인 셈이다. 이러한 책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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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과학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게 고등학교 과학 수업의 실태가 궁금했어요. 학생들이 배운 과학교과서에 오래 전에 나온 이론들이 많을 겁니다. 과학 선생님들이 과거 이론을 뒤집거나 반대되는 새로운 이론들을 알려줘야하는데 교육 여건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교과서 중심, 성적 중심의 과학 수업이 계속된다면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기 힘들어질 겁니다.

닷슈 2017-04-02 21:32   좋아요 1 | URL
교과서의 이론은 그래도 비교적 잘바뀔지도 모릅니다만 가르치는 교사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개취이긴하자만 알라딘에서 조차도 과학리뷰어는 너무희소해서 안타까울때가있습니다

2017-04-03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04-03 00:25   좋아요 2 | URL
교사가 그렇게된데는 교사집단의책임이 크죠 하지만교육문화와 교육부 학부모의 문제도 적잖다고봅니다

커피소년 2017-04-0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특히 도덕에 대한 글에서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닷슈 2017-04-03 12:48   좋아요 1 | URL
책이 훌륭했습니다 한10년전에 도덕교육의 파시즘이란 책이있었습니다 그시대가 좀지나긴했지만 그책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