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 동안 총 106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 처음으로 개념상의 목표로만 존재하던 100권을 넘어 봤는데 그걸 유지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권수도 자연스레 맞춰진 것 같다. 작년과 비교한다면 올핸 확연히 문학의 비중이 늘었다. 너무 더운 여름에 쉽게 쉽게 추리 소설류에 몰두한 탓이다. 평소 과학책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음에도 올핸 과학책이 예전에 비해 적었다. 반성할 부분이다. 작은 애가 태어나고 직장의 지점도 바뀌어 힘들었다는게 핑계다.

 그리고 교육분야 책도 좀 더 많이 보았는데 요새 고민하는 부분이 있어서다. 항상 그렇듯 대단친 않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다양하게 읽으려는 노력이 막상 정리해보니 나타나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하다. 책을 매일같이 씹어먹는 맹수들이 드글대는 알라딘의 정글에서 이 정도 독서량으로 살아남는 것은 요행에 가까운 일이니 내년엔 더 노력해야 할 듯하다.

 

2018 독서목록

사회[11권]-개천에서 용나면 안된다. 검사내전,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오래된 미래, 권력과 검찰, 권력과 언론, 권력과 교회, 조선자본주의 공화국, 다라야의 지하비밀도서관,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과학[13권]-인포메이션, 빅히스토리. 지능의 탄생, 우연에 가려진 세상,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과학이라는 헛소리, 게놈혁명, 헤어, 컴패니언 사이언스, 매일매일의 진화생물학, 뉴코스모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걷는 고래

 

문학[28권]-시를 잊은 그대에게, 아몬드, 아르테미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검은꽃,

포르투갈의 높은 산, 모모, 진주귀고리 소녀, 우리는 사랑일까, 로드,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당선합격계급,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7년의 밤

종의 기원, 살인을 예고합니다. 사악한 여왕, 고양이1-2권, 해리1-2권, 저주 받은 야수, 제0호

알제리의 유령들, 꾸뻬씨의 핑크색 안경, 당신의 아주 먼섬

 

인문[12권]-우리 음식의 언어,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 어떻게 살 것인가

사피엔스의 식탁, 걷기 예찬, 문명과 식량,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생각의 시대

20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 법

 

교육[10권]-에듀테크, 왜 학교는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가, 온작품 읽기, 미래 교육이 시작되다.

초등자치, 교육과정수업평가 기록의 일체화, 교육과정수업평가 기록의 일체화 실천편

최고의 교육, 작은 학교 학교의 길을 묻다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 혁명

 

지리[3권]-지리의 복수, 삼국지 100년 도감, 서울 선언

 

경제[7권]-인플레이션, 레버리지, 거대한 약탈, 돈을 배우다, 인구가 줄면 경제가 망할까

1대 99를 넘어서, 폴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경영투자[4권]-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투자전략,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 초격차

 

예술건축[4권]-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위대한 미술책,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어디서 살것인가

 

역사[7권]-모멸의 조선사,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35년, 그것은 참호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반중국역사, 난중일기, 대담한 작전

 

철학, 윤리학[5권]-과학자의 철학노트, 더 나은 세상, 신의 위대한 질문, 종교 없는 삶, 장자

 

미래[2권]-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4.0, 트렌드코리아2019

 

2018 나만의 best 10

 

10. 인포메이션

올해 초에 본 책인데 표지와 다르게 무척 두껍고 내용도 어려웠다. 인간에게 있어 역사적으로 정보가 의미하는 것, 그리고 세계가 정보로 가득차 있으며 인간 역사의 발전이란 이런 정보를 다루는 능력의 발전과 같음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큰 의미를 줄 듯 했는데 정보기술의 발전 나열로 가는게 좀 아쉬운 면이 있고, 무엇보다도 올해 읽은 책중 가장 소화를 못했다는 점에서 10위다.

어쩌면 소화를 못해서 10위일런지도.....

 

9. 생각의 시대

인터넷 혁명으로 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이기에 과거 인간이 오랜세월 갈고 닦아온 생각의 도구들이 이 시대에 새롭게 필요하다는 주장의 책. 그 생각의 도구는 다름 아닌 은유와 원리, 가추법등이다. 이 두가지 도구를 익히기 위해서 인간에겐 먼저 범주화가 필요한데 범주화는 생물에게 있어 자신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기본적으로 구분하는 능력이다. 범주화에서 시작된 사물의 유사성과 패턴, 혹은 차이점에서 찾는 창조성은 인간 생각 도구의 기본이다. 좀 어렵지만 재밌는 책이었고, 의외로 생각의 도구들을 교육과 관련시키는 점도 재밌었다.

 

8.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사실상 이야기는 호모데우스에게 끝났다고 봤는데 굳이 하나를 더 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서 읽은 책이었다. 하라리는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존재를 넘어설 강력한 힘을 갖게 될 불완전한 우리 인간존재가 걱정되어서 이 책을 썼다. 책에 나오는 21가지는 모두 지금시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이며 폭발적인 힘을 인간이 갖게 된다면 더 문제가 증폭될 우려가 있는 것들이다. 하나하나 시사점이 있어서 곱씹을만하며 무엇보다도 인간 내부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이자 오늘날의 우리를 있게 한 허구라는 도구를 이제는 버릴때가 되었음을 주장하는게 인상깊다.

 

7. 사피엔스의 식탁

별로 주목받지 못해서 아쉬운 책. 인간 역사에서 먹을 거리가 미친 영향을 드러낸 책이다. [밀, 쌀, 옥수수], 감자, 콩, 소금, 향신료, 설탕, 생선, [커피, 카카오, 차], 바나나의 9가지를 다룬 책으로 이 식량들의 발견과 발전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이 잘 드러나 있다. 각 식량들의 특징의 현대적 의미등도 알 수 있어 여러모로 많이 배운 책이다.

 

6.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단순한 아름다움과 실리적 기능을 떠나서 진화심리학과 심리학, 건축을 관련시킨 책이다. 덕분에 심리지리학이나 신경건축학들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책에 의하면 건축은 죽음이라는 유한성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것이며, 그후 이루어진 대개의 건축은 인간의 생존률을 높여주는 기능과 상당히 밀접히 관련한다. 구석지거나 높은 곳에 있는 집에 대한 만족이 높은 것이 그 예다. 책은 이와 같은 재밌는 사례들로 시종일관 재미를 떨구지 않는다.

 

5. 지리의 복수

작년에 지리의 힘도 상당히 재밌게 봤지만 이 책도 그에 못지 않다. 지리 책은 워낙 드물게 나오는지라 좀 괜찮아보이면 바로 잡곤 하는데 이 책도 기대에 걸맞았다.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발전에도 여전히 지리적 장벽은 중요하게 작용하며 세력권을 나누고 분쟁을 불러 일으키는 작용을 한다. 유럽이나, 아라비아 반도, 터키, 러시아, 인도, 중국등을 지리적 측면에서 자세히 다룬다. 특히, 러시아의 고질적 팽창주의가 주변에 어떠한 지리적 방벽도 없어 침략의 두려움에 항상 떨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4. 문명과 식량

 인간이나 다른 생물들은 항상 환경조건이 좋으면 그 한계까지 번식을 지속한다. 그리고 개체수가 환경이 허용하지 않는 수준이 되면 위기를 맞으며 개체수가 조절되는데 인간의 역사는 상당히 예외라 할 수 있다. 개체수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새로운 창의성과 기술 개발로 식량 생산을 늘려 개체수를 꾸준히 늘려 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 역사를 이러한 관점에서 서술 한 책으로 제법 뻔하면서도 재밌는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3. 지능의 탄생 

생명체에게 환경에의 적응이란 지상 최대의 과제다. 죽고 살며 번식하는게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생명체의 대응은 여러가지다. 가장 단순하게 대응방법을 유전자에 남겨 대응하는 것과 개체에게 환경에 대한 대응을 위한 선택과 전략을 맞기는것이다.  전자는 본능과 반응이라면 후자는 지능이다. 책에 의하면 지능은 어떤 문제를 맞딱뜨렸을때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능력으로 지능의 탄생은 곧 생존을 위한 방안이었음을 책을 말한다. 무척 재밌다.

 

2.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우리는 산업화된 농업과 축산업에서 생산한 곡물과 고기가 동물의 복지에 문제가 있고 환경적 문제가 있지만 싸다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시스템의 생산품들이 사실전혀 싸지 않음을 말한다. 그 싼 가격엔 적지 않은 비용이 숨어 있는데, 바로 개도국의 자생적 농업을 망가뜨리는 비용, 선진국에서 농업을 보조하는

 

비용, 환경파괴 비용, 동물의 복지 파괴비용, 인간의 건강문제, 과도한 겉보기 품질을 위해 흠이 난 음식을 쉽게 버리는 비용등이다. 때문에 우리가 싸다고 생각하는 음식은 실제로 충분한 대가를 치루고 있는 비싼 음식이라는 게 책의 골자다. 재밌었고 두께도 적당하지만 웬지 모를 번역의 문제가 느껴지는 책. 그게 유일한 흠이다.

 

1. 당선, 합격, 계급

한국 사회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폐해를 하나 든다면 바로 신뢰도가 타당도를 앞도한다는 점일 것이다. 신뢰도는 평가에 있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우선하는 것으로 우리의 수능시험이나 객관식 시험, 대규모 공채시험이 그것들이다. 반면 타당도는 실제 능력을 우선하는 것으로 질적 평가나, 인터뷰, 수시채용의 형태가 그것들이다. 한국은 신뢰도 우선 사회로 개천에서 용난다는 신화가 이를 강하게 뒷받침 하며 모든 평가에 신뢰도가 우선적으로 자리한다. 심지어 최순실을 끌어내린 것도 그 딸 정유라가 대학입시에서 신뢰도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채에 의한 연공서열과 기수라는 수직적 문화가 자리하고 이는 창의성과 자유의 말살, 그리고 비능력주의를 불러온다. 책은 문학상을 소재로 이런 신뢰도와 타당도의 문제를 매우 잘 집어낸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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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31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품을 넣어주셔야 보관함에 넣는데 ㅜㅜ ㅋㅋ감사합미다 닷슈님 전 언제 정리하죠!!!???ㅎㅎㅎ

닷슈 2018-12-31 22:47   좋아요 1 | URL
이미지로 넣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북플을 잘 못다뤄서요 워낙대단하시니 정리글 기대하겠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2-31 22:49   좋아요 1 | URL
닷슈님~과분한 칭찬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은까페 2018-12-31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닷슈 2018-12-31 22:47   좋아요 0 | URL
복 많이 받으세요

붕붕툐툐 2019-01-01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리의 힘이 느껴지는 페이퍼네요~ 2019년에도 힘차게 달려보아요:)

닷슈 2019-01-01 10:57   좋아요 0 | URL
네 올해도 같이 즐독해요 토토님

봄밤 2019-01-01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분야를 골고루 읽으시네요! 배울만한 부분이네요! :) 항상 피드 잘 보고 있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닷슈 2019-01-01 15: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cyrus 2019-01-01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도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권수가 중요한가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게 좋다고 봐요. ^^

닷슈 2019-01-01 15:18   좋아요 0 | URL
그래도 여기선 남들? 만큼 하기힘드네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9-01-01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닷슈 2019-01-01 16: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강나루 2019-01-03 0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0권!!
대단하세요 분야도 다양하게 읽으시네요
부럽네요

닷슈 2019-01-03 09:1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