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리커버 특별판. 페이퍼백) 애거서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일전에 읽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 이후 또다른 리커버 판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었다. 아무생각없이 봤던 책 표지는 일독 후 보니 사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다. 이번 책은 대표작이 아닌만큼 다소 기대를 떨구고 보았지만 오산이었다. 흡입력과 꽉 짜여진 살인구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이상으로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살면서 봤던 여러 추리 소설과 명탐정 코난같은 작품에서의 살인사건같은 유사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아마도 크리스티의 것이 원작이고 내가 이전에 봤던 것들이 이를 벤치마킹 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더욱 대단하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영국이고 영국 근해에 니거란 섬이 하나 있다. 흑인을 비하하는 니거란 용어에서 나온 섬 명칭인데 섬이 흑인의 두꺼운 입술을 연상케해 붙인 이름이었다. 그 섬엔 이상한 소문이 붙는데 한 부유한 사람이 섬을 사들이고 고급 저택을 지었다는 것이다. 섬의 주인은 유명배우란 소문도 있고, 여러 명의 아내를 맞이했던 부자란 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섬의 주인인 오웬이란 사람이 10명의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 편지는 이번 여름휴가를 맞이해 자신의 저택으로 편지의 수신인을 초대한다는 것. 초대받은 이들은 판사, 의사, 전직경찰관, 전직가정교사, 이번에 고용된 하인둘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총 10명이었다.

 섬에 도착한 이들을 맞이한건 보다 빨리 도착한 고용 하인 부부 둘뿐이었고 놀랍게도 이들은 겨우 이틀전에 고용된 상태였다. 주인인 오웬은 없었고 하인 부부도 그를 보지 못했다. 그져 잠시 후에 도착한다는 소문 뿐. 섬은 을씨년 스러웠지만 저택은 고급이었다. 저택의 한 가운데에는 이상하게도 도기로 만든 흑인인형이 10개 있었고 방마다 흑인 소년에 대한 노래가 있었다. 노래내용은 흑인소년들이 하나하나 차례로 기묘하게 사라지는 이야기였다.

 여기까지 읽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10명의 손님들은 차례로 노래내용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그때마다 놀랍게도 흑인 도기 인형은 하나씩 차례로 사라진다. 처음엔 단지 놀라기만 하고 우연이라 애써 믿었던 초대손님들은 그들의 수가 하나하나 줄어가자 차츰 이것이 살인임을 확신한다. 섬을 샅샅이 수색한 그들은 자연스레 살인마인 오웬이 그들 중 하나임을 확신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으로 경계하며 극도로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기 흑인인형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은 미스터리 소설로 흡입력이 매우 높았고, 서로를 극도로 의심하게 되는 심리와 그들이 초대된 동기를 잘 표현한다. 의외로 범인은 끝까지 나오지 않고 최후의 생존자까지 요상하게 처리되는데 범인의 정체는 마지막 부록 부분에 나온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범죄스럴리이며 이정도의 작품이니 아무래도 많은 후속 작품에 영감을 미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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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8-08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닷슈 2018-08-08 11:54   좋아요 0 | URL
재밌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