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자치 - 어린이들이 만들어가는 학교 민주주의
이영근 지음 / 에듀니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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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 기억속에 학생자치는 너무나도 뻔하다. 학급엔 반장 부반장이 있다. 간혹 반장은 하나에 남여 부반장이 있거나 남여 반장 남여 부반장, 혹은 반장 하나에 부반장 하나만 있는 등의 수적 경우의 수는 다양했으나 진정한 의미의 차이는 없었다. 게다가 이들은 공부를 잘 해야만 임원선거에 입후보 할 수 있었고 이들이 진행하는 회의는 거의 무의미 했으며 학급운영에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들은 교사의 심부름꾼이자 역할 보조 정도였으며 학생의 대표란 느낌은 사실상 부족했다.

 전교 임원도 마찬가지다. 학급임원들이 된 학생들이 입후보 했고 대개 모범생이었으며 회의란것도 몇차례 했지만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건 전무했다. 전교임원 자식을 둔 부모는 학교에 뭔가 해야하는 분위기였고, 이들 역시 학생의 대표란 느낌은 부재했다.

 이 책의 저자 이영근 선생님은 이런 초등자치를 진정한 자치로 실현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물로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초등이등 중등이든 각 학교급에서 자치는 중요한데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몸담은 사회에 주인의식을 갖고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정치력을 행사하고 판단하는 민주시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학생시절 그런 경험의 기회를 박탈하고서 민주시민이 좀처럼 되지 못하는 젊은이를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인데 앞 장은 학급과 전교 임원을 뽑는 과정, 그리고 뒷 장은 이렇게 뽑힌 임원들이 펼쳐나가는 진정한 초등자치이다. 앞부분은 절차적 과정이 지리하게 나와 좀 지루한 맛이 있는데 인상적인 부분은 후보자간 토론회를 벌인다는 점이었다. 대개의 학교선거에선 입후보자가 벽보를 만들고, 자신의 선거운동원을 확보해 유세를 벌인 후, 간단한 공약 발표후 선거에 임하는 형태였다. 이 책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후보자 토론회를 벌인다. 토론회를 통해 학생후보들은 전세를 뒤집을 수 도 있고, 다른 학생들도 좀더 옥석을 가르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 책의 백미는 뒷장인데 정말 다양한 자치활동이 나온다. 아무리 성공적으로 전교임원이나 학급임원을 구성한다 해도 이들에게 자치할만한 역량을 키울 기회와 적절한 돈, 지원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야먈로 도루묵이다. 이영근 선생님은 처음 한 두차례 자신이 기획한 행사를 학생들이 진행하게 한 후, 이후에는 거의 전권을 학생자치회에 위임한다. 아이들은 교사 이상의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내는데 교내 벼룩시장, 장기자랑 대회, 보이는 라이오, 찾아가는 산타, 교내 보물찾기들이다. 장기자랑 대회는 심지어 예선을 거쳐 본선을 진행하기 까지 했으며 보이는 라디오는 평소 학생자치위에서 진행하는 교내 방송을 공개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찾아가는 산타는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자치위원들이 각 교실과 학교의 행정실 급식실등을 차례로 방문하여 노래하고 간단한 선물을 하는 위문활동이다.

 이런 자치활동 사례를 제법 대단하지만 여기에는 자치회에 뜻을 갖고 열심히 추진한 교사와 이를 허락하고 지원한 교장과 다른 교사들의 힘이 컸단 생각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이런 자치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야 나라도 더 나라다워지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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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8 1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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