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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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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홀로그램과 기계 헬퍼, 건물 곳곳을 가로지르는 무빙워크. 대한민국 근미래의 낙낙한 오후에 제누 301은 높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조금은 씁쓸하고 성가시고 멍한 기분으로 제누는 막 페인트를 보고 오는 중이다. parent's interview. 누가 처음 그 말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날부턴가 시설의 아이들이 페인트라 부르는 부모면접을 말이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미래의 대한민국은 인구절벽을 한층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어른들은 아이 낳기를 원치않으며 낳은 아이도 키우기 싫어 회피하는 경우가 잦다. 우리 세대의 고아원을 대신하여 국가는 NC 센터를 설립.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국가의 아이로 귀속시켰고 성인이 될 때까지 아이들을 키우고 보호한다. 현재의 시스템과 차이가 있다면 아이를 입양할 경우 양육 수당과 연금을 당겨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준다는 점일까? 이미 세금 혜택과 양육비를 지급하는 해외 사례가 있느니만큼 그리 파격적인 조건은 아닌 것 같지만 먹고 살기 힘든 일부 부부가 이 조건에 목을 매며 NC 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스템의 헛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국가는 "페인트"를 실시한다. 국가가 지급하는 돈에만 현혹되어 아이를 방임하거나 학대하는 일이 없도록 의사표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13살 이상의 아이들만이 입양을 나갈 수 있다. 국가가 부모를 서류 심사하고 다시 아이와 보호 감찰관 같은 존재인 가디언이 부모 지원자의 면접을 본다. 이후로도 3차에 이르는 심사를 더 치르고 한달 정도의 동거 생활을 한뒤 최종 입양 결정이 난다. 오늘 제누 301이 면접을 본 부부에게 매긴 점수는 15점. 100점 만점에 15점이지만 이미 여섯일곱번쯤 면접을 본 17살의 그로서는 그나마도 후한 점수였다. 15점 짜리 부모 밑에서도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겠지만 NC의 아이들에게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에 그는 2차 면접을 거부해 버린다. 친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에게 있어 이는 유일무이한 장점이리라.

근미래라도 피임법은 완벽하지 않은건지 못한건지, 낙태수술은 여전히 불법인건지, NC 센터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았다면서 어째서 센터 아이 전원에게 열두달에서 딴 영어이름을 짓고 들어온 순서대로 번호를 붙이는 비인권적인 행위를 허용했는지, 범죄자도 민증에 범죄자라고 안찍히는 대한민국에서 ID 카드에 평생 NC의 꼬리표가 붙는다는건 뭔 허무맹랑한 말인지 설정상의 구멍 같은 것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그럼에도!! 자식으로 하여금 부모될 이를 심사하게 하는 시스템 자체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다. 국가의 공인하에 양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주어진 제누, 친부모 밑에서 성장했지만 크는 동안 갖은 학대를 당한 박, 심사로 만났지만 양부모와 충분한 사랑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는 아키, 세 번이나 양부모를 반납하고 NC 센터로 돌아온 노아. 부모가 된다는 것, 자식으로 산다는 것, 완벽하지 않고 실은 많이 모자라는 우리가 함께 사는 삶, 인연과 가정과 사회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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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세오 마이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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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오는 이틀 밤을 연달아 제 12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과 2019년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을 읽었다. 어쩌다 보니 둘 다 성장소설 또 어쩌다 보니 둘 다 부모와 자식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페인트>의 제누 301은 NC 센터에서 국가의 돌봄을 받으며 양부모가 될 자들을 면접할 권리를 얻어 심사하는 중이다. 한 때는 부모로 삼고 싶을 만큼 마음에 딱 차는 이가 없었고 꽤 마음에 드는 이들을 만난 후에는 그 자신 자식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관계를 고사한다. 어째서 부모에게만 자격이 필요한가? 자식에게도 마땅히 그 자격의 충분, 불충분을 살펴야 하지 않는가? 아이를 책임지는 공정한 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다면 굳이 부모를 고르지 않아도 되는 문제 아닌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르겠느냐고 질문하며 시작한 소설이 주는 두번째 세번째 의문에도 마땅히 공감하며 책장을 덮고 났더니 이번엔 릴레이라는 육상 종목처럼 자꾸만 부모라는 주자가 바뀌어버린 소녀 유코를 만나게 된다. 현재의 성은 모리미야 유코. 엄마는 두 번, 아버지는 세 번이나 바뀐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의 주인공이다.

친어머니는 3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유코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때에 새어머니 리카를 만났고 다시 4학년 때 리카와 친아버지가 이혼하며 아버지는 브라질로 떠난다. 당시 유코의 부모님은 유코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아빠와 브라질에 가서 살거나 새어머니 리카와 일본에 남아 둘이서 지금처럼 살거나. 이제 4학년이 된 유코에겐 너무나도 가혹하고 실상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했던 이 질문으로 유코의 인생은 많은 부분이 복잡해졌다. 친아버지와는 결국 연락이 끊어졌고 유코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즉흥적인 리카의 삶에 한 꼬투리로 엮어 이후로 두 번이나 더 아버지가 바뀌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며,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성이 바뀐 아이도 세상에 유코 말고는 없지 않을까? 세번째의 이혼 때에 혼자 집을 나간 리카 때문에 유코는 결국 스무살도 차이가 나지 않는 젊은 새아버지 모리미야와 남겨졌다. 아량이 넓달지 엉뚱하달지 허당 같달지 유코는 당연히 내 자식이라며 내치지 않아준 모리미야 덕분에 아이는 벌써 3년이나 그와 함께 살고 있는 중이고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대학진학을 준비 중이다. 남다른 가정환경과 기상천외한 아버지를 둔 유코의 학교생활과 첫사랑, 이성교제, 대입 그리고 결혼까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음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버지인 남자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딸인 소녀와 그 밖의 많은 어른들이 예상치 못한 웃음들을 빚어가며 따뜻함을 남기는 만화 같은 소설, 읽기 전까진 정말 이렇게까지 좋을 줄은 몰랐다.

배경은 현대인데 이보다 더 판타지스러울 수 없을만큼 낙낙히 좋은 사람들만 등장하는 책이다. 새어머니가 남편을 선택할 때마다 그에 대한 아무런 의사도 내비치지 못한 채 덩달아 새로운 환경에 놓여져야 했던 유코가 만난 어른들 그리고 그 어른들이 유코에게 쏟아준 따뜻한 사랑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불평하지 않고 덜 고뇌하며 새아버지들에게 적응하는 유코는 감탄이 나올만큼 강인한 소녀다. (가만 보면 유코의 성격이야말로 판타스틱한 이 소설의 묘미인지도^^)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어른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새아버지들 모두가 그 나름의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부모 노릇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하다 못해 스치듯 등장하는 담임 선생님과 이웃 할머니마저 무척이나 어른스럽게 유코를 도닥인다. 넘겨받은 유코라는 바통을 최선을 다해 안아 달리고 또다른 훌륭한 어른에게 넘겨준다. 부모가 되는 건 두 배의 미래를 가지게 되는 것, 내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경이라고 말하는 새어머니 리카와 그에 동의하는 새아버지 모리미야. 아이들을 보는 세상 모든 어른들의 마음이 이러하다면,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내 이웃의 아이를, 내 가까운 곳의 아이를 내일처럼 보살피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페인트>의 제누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껑충한 아기가 디디고 올라갈 세상이라는 계단이 한결 편안하고 든든할텐데. 반성하고 공감하고 깨달으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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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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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필요도 없지만, 당신은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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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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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내 시간을 방으로 비유한다면 내 방은 완전 미니멀리즘이다. 하반기 딱히 계획한 것도 없고 업무도 널널하고 협소한 인간관계로 약속도 거의 없이 온전히 취미 생활에만 몰두하는 중. 그러니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 <게으름 예찬>을 굳이 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이보다 더 게을러지면 사람이 아닌 지경이 되는 걸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헌데 참 희한하단 말이지. 놀면서 느끼는 죄책감이라는 게 있다. 내 시간 내 마음껏 내 요령껏 널널하게 쓰는건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막연히 불안하다. 이렇게 놀다가 인생 뭐 잘못되는 거 아닌가 싶고. 시간 남을 때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야 하나? 재직자 내일배움카드라는 게 있다는데 학원이라도 다닐까? 외국어 할 줄 아는 거 아무 것도 없는데 지금이라도 공부 좀 해볼까? 불안함을 가라앉힐 요량으로 이것저것 하지도 않을 계획도 잠깐 세운다. 게으르기는 한데 멋짐은 일절 없고 느긋은 한데 그 배경에 든든함이 없으니 게으름을 피우면서도 조마조마하다. 왜일까? 왜 나는 유쾌하게 게으를 수 없는걸까? 그걸 알고 싶어서 펼쳐 들었다.

아이들러는 말한다. 모든 사람은 게으름뱅이거나 게으름뱅이이기를 원한다.(p23) 그러나 현실을 말하자면 근로에 쫓길 때는 여가가 없다고 불평하고 여가 시간이 넘칠 때는 일하지 않는 시간 앞에 초조하다. 나의 이런 기분이 개인적 성향인 줄 알았으나 사실 아주아주 오래전 로마 시대 사람들도 그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니 안락한 삶은 일종의 업무태만이라 이거다. 알고 보니 한량, 가책없이 놀고 먹는 사람들은 진짜로 대단한 거였다. 갤리선의 노예처럼 일하라고, 성실하라고, 값어치 있는 인간이 되라고 몇 만년에 걸쳐 구속해온 세상의 목소리를 귓등으로 흘러넘기고 탈출한 자들이니까. 엄지 척! 반사회적인 정도만 아니라면 마음껏 무위도식하자. 공상하고, 방 안에 조용히 앉아있기도 하고, 늦잠에 죄책감 같은 거 느끼지 말고 침대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꼼짝하지 않고서 책도 읽고, 활짝 펼친 상상력으로 하루를 천 년처럼 보내보기도 하고, 도시든 시골이든 목적없이 거닐어도 보고, 새가 둥지를 틀듯 보금자리를 꾸미고, 일상생활과 분리된 취미생활이나 놀이에 빠져도 좋으리라. 시대가 좋아져서 많이들 착각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농노제의 일원이다.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전기장치만 더해졌을 뿐 우리는 그 자각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시간을 쓰는 해방의 순간을 계속해 미뤄서도 안된다. 남을 위해 시간과 삶 전부를 일에 바치다가 늙어 꼬구라져 휴식할 생각으로 살지 말고 훌륭한 게으름으로 우리 삶을 기름칠하자. 게으름을 피워 행복하고 행복해서 게으름을 피우는 인생을 만들자. 러시아 문학 연구자다운 각종 인용들이 즐겁고 독서에 관련한 작가의 가치관이 아름답고 게으름에 대한 예찬들이 사랑스러워 읽는 내내 좋았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인용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전한다. 시간은 행복을 이루기 위한 것, 살아 있다는 것에 다른 좋은 이유는 없다.(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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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스누피 1 - 안녕, 피너츠 친구들 내 친구 스누피 1
찰스 M. 슐츠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플래닛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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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강아지가 아닐까 싶다. 원작 만화를 읽은 적은 없을지언정 인형과 노트, 엽서, 각종 문구류로 나 또한 잔뜩 소비했던 수컷 비글 스누피! 캐릭터나 애니가 아닌 만화책으로 스누피를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비닐 포장을 벗기며 심장이 콩콩 꽤 설레었다.

강아지인데 사람보다 더 똑똑한 말썽쟁이 비글 스누피, 실패의 아이콘이자 한가닥 곱슬대는 앞머리의 소년 찰리 브라운, 하늘색 담요 마니아 라이너스 반 펠트, 찰리 브라운의 동생이자 라이너스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샐리 브라운, 온몸에 먼지를 두르고 다니는 먼지 애호가 픽 펜, 베토벤을 사랑하는 금발 소년 슈뢰더, 슈뢰더와 꼬옥 결혼하고픈 라이너스의 누나 루시 반 펠트. 익숙한 피너츠의 친구들이 잔뜩 등장하는 이번 책의 주요 얘기는 라이너스와 그의 애착 담요에 관한 것이다. 그 나이 먹도록 애착 담요를 가지고 다니는 남자애는 없다는 할머니와 애착 담요없이는 살 수 없는 라이너스의 대립. 루시는 라이너스가 할머니께 혼나지 않도록 이참에 라이너스와 담요를 분리하기로 한다. "어째서 내게 담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거야? 담요가 내 두려움과 좌절을 빨아들여주는 고마운 존재인 걸 모르겠어?" 담요를 숨기고 연을 만들어 날리고 땅에 파묻는 누나가 속상하기만 한 라이너스다. 할머니에게는 하루 32잔이나 섭취하는 커피가 있고 누나에겐 슈뢰더가 있고 픽 펜에겐 먼지가 슈뢰더에겐 베토벤 석상이 찰리 브라운에겐..... 찰리 브라운에겐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려움을 가진 누구나가 그걸 억누를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데 왜 매번 애착 담요만 문제삼는 걸까??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에 왜 불안함을 더하려는걸까?? 절대 담요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라이너스를 둘러싼 피너츠 친구들의 대소동이 사랑스럽고 귀엽고 감탄이 나오게 철학적이다.

꽤 예전 만화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자그마치1950년 10월 2일에 신문 연재가 시작된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지속된 인기와 어마어마한 수입에 나라면 금방 나태해졌을텐데 원작자 찰스 M. 슐츠는 2000년 2월 13일까지 성실 연재를 지속했단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고 마지막 연재가 실리기 몇 시간 전에 찰스 M. 슐츠가 사망했다. 긴 시간 한 가지 일에 묵묵히 몰두한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피어난다. 비룡소 플래닛에서 출간된 이번 도서는 <피너츠> 45주년 기념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같은 내용으로 기존 시리즈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제작팀의 채색이 더해져 만들어진 특별판이다. 2권 <우리는 널 믿어, 찰리 브라운>은 1권과 함께 이미 출간되었고, 3권 <뭐든지 할 수 있어, 스누피>는 곧 출간될 예정. 계속해 시리즈를 쫓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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