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타카노 후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출간년도를 추측하게 만드는 전화기>

 

너무너무 부럽잖아요, 30대 싱글 여성 루키짱의 하루하루! 병원의 의료급여 청구서 작성업무를 하는 루키짱은 재택근무를 하는데요. 일이 얼마나 능숙한지 한달치 일을 일주일만에 뚝딱뚝딱 해낸답니다. 남은 요일들엔 무얼 하냐구요?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도 가구요, 야키소바 빵에 커피도 마시구요, 그냥 멍치고 낮잠도 자요.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서 기념 우표를 수집하는 일도 빼먹으면 안됩니다. 혼밥도 아주 맛있게 해먹고, 시간 없다고 샤워만 대충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욕조에 물 받아 첨벙첨벙 잘 놀아요. 어떤 때엔 그 시간이 지나쳐 하루 종일 욕조에서 살면 어떨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어린애 같죠?그리고 밤이 되면 다시 독서 ☆☆☆☆☆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느긋하게 보료에 누워 책읽기☆☆☆☆☆ 얼렁뚱땅 보내는 것 같아도 다음 한달까지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금방 월급날이 돌아오구요. 다시 받은 일도 일주일만에 뚝딱 끝내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아, 부럽다~~ 나도 백수체질인데 말예요. 일주일만 일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닷!! 시간이 남아돌아도 결코 심심하지 않게 잘 보낼 수 있는데 말예요.

루키짱의 모든 일화 중 저와 가장 멀게 느껴지는 동시에 가장 여유가 넘쳐서 샘이 났던 날들이 있었는데요. 다름아닌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장마만 되면 시근덕거리는 저. 뚜벅이의 발을 축축하게 적시는 비가 싫어요. 우산 들고 버스 타면 느끼는 불편은 또 어떻구요. 건조기가 없어서 빨리 말릴 수 없던 빨래는 말할 것도 없이 최악! 어떤 해엔 수건에서 쉰 냄새가 나서 전부 내다버리고 다시 사느라 얼마나 혼이 났게요. 그런데 루키짱은 저랑 완전히 다른 거 있죠? 장마에는 덕분에 도로가 반짝반짝해 고마워~ 하구요. 발 뒷꿈치에 닿는 빗물이 기분 좋아~ 라며 비를 칭찬합니다. 긴 비에 빨래가 마르지 않는 날들도 아무렇지 않아요. 파자마에 앞치마에 레인코트에 입을 수 있는 옷가지는 모조리 빼입으며 즐겁게 웃을 수 있어요. 왜냐구요? 불편하지 않으니까요. 짜증나지도 않으니까요. 입을 옷이 없어도 그만, 외출은 안하면 그만,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리면 또 그만~ 반짝 해가 비추기를 기다렸다 바삭하게 옷을 말리고 저녁이면 파자마를 걷어와서 다음 날 출근 걱정없이 행복하게 잠자리에 드는 그녀의 저녁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했습니다. 마음이 꼭 맞는 친구 엣짱과 아주머니라고 부르더니 어느 날부턴가 대놓고 썸 타는 그 남자 자전거 수리기사님의 매력은 덤! 만사태평 솔로 루키짱을 만나보세요. 자그마치 1988년도에 출간된 책의 재발간인데 그 시절 큰 인기를 끈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저처럼 루키짱을 부러워했던 거겠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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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