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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나 어렸을 때, 그때 나도 외로웠나 봐 (추천2 댓글0 먼댓글0)
<우리 동네 미자 씨>
2010-11-05
우리 동네 미자 씨 낮은산 작은숲 12 
유은실 지음, 장경혜 그림 / 낮은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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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어머니는 일하느라 바쁘시고, 아버지는 일을 하든지 병원에 계시든지 해서 집에 잘 안 계셨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숙제를 하다가, 우리 집 바둑이나 백구, 황구, 검둥이 이런 애들 중 하나랑 놀다가(그런 고마운 애들이 늘 집에 있었다), 형이 오길 기다렸다. 동네 친구들이랑 놀았던 것보다 혼자 마루에서 숙제를 하던 기억, 기형도의 시처럼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가 안 오시던 그 외로운 기억이 강하다. 유년의 고독은 왜 그리 길고 지루한지, 벽시계의 초침은 건전지를 갈아 끼워도 힘없이 느리게만 움직였다. 한여름에 돋보기를 가지고 개미를 불태워 죽이다가 햇볕에 나도 정신이 어질어질했던 기억, 한겨울에 이유 없이 뒷밭에 서서 찬바람을 맞았던 기억을 머릿속 어딘가에서 꺼내면 외로움도 함께 한 움큼씩 딸려 나온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미자 씨도 성지도 모두 외롭다. 성지처럼 외로움을 숨기려 도리어 큰소리치고 괜한 심통 부려도, 미자 씨처럼 한없이 무딘 듯 보여도 그 속을 파 보면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외로움을 견디고, 서로 보듬어 가는 책의 내용이 유쾌하면서 사실적이다.

20여년, 아니 30년 만에 본 동화. 어렸을 때, 우리나라 전래동화나 세계 명작동화만 봤기에 요즈음 동화가 어떤지는 통 몰랐다. 이 책을 보니 동화, 절대 단순하지 않다. 그림에도, 글에도 사람 사는 풍경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