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 세계 작가 그림책 8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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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계시나요?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참 흔했는데, 요즘은 이웃사촌은커녕 층간소음으로 얼굴 붉히지나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남남이 돼버렸습니다. 예전보다 지금의 이웃이 더 가까이에 살고 있지만, 이웃 간의 관계는 예전만 못하죠. 층간소음으로 얼굴이나 붉히지 않으면 다행이고 얼굴을 알고 인사하며 지내는 이웃은 참 드뭅니다. 아예 따로 떨어져 있던 전통적인 마을에서의 이웃관계보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이웃이 사는 지금이 더 서먹하고 어색한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람들과 실제의 벽이나 혹은 보이지 않는 벽을 두고 살지요.  제가 소개해 드릴 다림의 책은 높은 벽을 사이에 둔 두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다림의 그림책 '다른 쪽에서'는 높은 벽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사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왕래가 없고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 두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 사이에는 높은 벽이 있고요. 공을 갖고 있던 여자아이는 벽 너머를 향해 공을 던집니다. 그 너머에서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남자아이는 공을 주워 다시 담 너머로 던져요. 두 아이는 받아 든 공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며 공놀이를 합니다. 그러다 담 꼭대기의 철조망에 공이 걸려버리고 맙니다. 높은 담은 결국 무너지게 되고 두 아이는 벽이 무너지자 서로의 얼굴이 그려진 공을 들고 만납니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벽은 이웃집과의 벽 일 수도 있고, 나와 타인 사이의 벽 일수도 있습니다. 더 넓게 보았을 땐 남한과 북한 사이를 가로지르는 벽으로 볼 수도 있을 거고요. 


단절과 소통은 최근들어 많이 회자되는 단어입니다. 세대간의 단절로 인한 소통 부족이 화두에 오르기도 하고 현대인들의 개인화로 인한 고립 등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은 그저 나에게로만 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 다르다고 헐뜯고 비난할 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학교에서 친구와 매번 싸우고 오는 아이에게,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해봤는지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높은 벽 너머의 낯선 이에게 먼저 인사 한 번 건네보는 하루,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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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는 책 - 철학 박사 스티븐 로의, 철학적 사고력 I need 시리즈 18
스티븐 로 지음, 마크 애스피놀 그림,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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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왠지 어려워 보이고, 피하게 되는 느낌은 저만 받는 게 아닐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을 위한 철학책이 나왔다고 하면 에이 애들한테 무슨 철학이야 하는 생각들을 하실 것 같은데요.

 

다림에서 나온 신간, 나를 발견하는 책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 스티븐 로는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철학 세미나, 철학 모임 등을 주최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사람입니다. 저자는 삶의 궁극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철학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를 발견하는 책은 크게 네 가지 챕터로 나뉩니다.

나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 나에 대한 과학적 설명들, 나의 마음 즉 뇌에 대한 철학적 고민들, 그리고 내가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질문들. 각 챕터 안의 세부적인 질문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줍니다.

 



 

철학적 질문이라니,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마음의 힘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을까? 발톱은 새로 자라는데, 왜 다리는 새로 자라나지 않을까? 와 같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구성했습니다. 또, 여기서 던지는 질문들은 성인 독자가 생각해 보기에도 꽤 알쏭달쏭한 것들이 많습니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 같은 질문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질문이 같다고 해서 대답도 같을 필요는 없죠. 아이들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답을 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같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어린 동생과 언니오빠 혹은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토론을 해볼 수도 있을 거예요. 이 책에 실린 모든 질문의 의도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자신만의 답을 찾는 것입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란다면 함께 뉴스를 보면서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얼굴을 마주하고 말을 섞는 시간이야말로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가족 간의 사이도 더욱 돈독하고 화목해질 것 이구요. 오늘부터 하루에 철학 한 번,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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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게 만드는 책 - 철학 박사 스티븐 로의, 철학적 사고력 I need 시리즈 17
스티븐 로 지음, 니샨트 촉시 그림,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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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말은 쉽지만 또 시키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것 만큼은 시키기도, 억지로 하게 만들기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가 알아서 올바른 행동을 해 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 나라 사람들, 하이 헬로우 하우 해브 유 빈? 하면 아임 파인 땡큐 앤드 유? 하고 천편일률적인 대답이 따라나옵니다. 십 년 넘게 받은 주입식 교육의 폐혜라고 말하며 자조하는 게 익숙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똑같은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창의교육, 맞춤교육을 외치는 추세에 들어섰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 정도가 있거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은 각기 다른 색을 가진 연마 전의 원석 같은 존재들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엄마아빠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숨겨진 면을 발굴해낼 수 있는 것은 부모 뿐이니까요.

 


생각하게 만드는 책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훈련시켜주는 책입니다. 책에 담긴 수많은 철학적인 질문들은 아이에게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도 곁들여 이야기 해 주지만 결코 그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자신의 생각이니까요. 수많은 질문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우적댈 수 도 있습니다. 그 때는 엄마아빠의 도움이 필요할거에요. 아이가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바로세워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세요.

 


영국인 스티븐 로 박사는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합니다. 퇴학도 당해보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인생의 정답을 찾는 길은 철학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래서 철학으로 학위를 받은 후 지금은 철학과 관련된 모임, 잡지 등을 꾸려나가며 활발하게 활동중이라고 합니다. 스티븐 로 박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천편일률적인 대답이 아니라 나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해봤자 표면적으로는 다들 비슷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결정짓게 되었는가에 대한 과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논리를 통해 그런 결론을 도출해 내었는가, 이러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것이니까요.

 


컬러풀한 내지에 깔끔하고 위트있는 일러스트가 딱딱하고 무거운 본문의 분위기를 상쇄시켜 주는 책, 철학박사 스티븐 로의 생각하게 만드는 책. 곧 다가올 추석에 오랜만에 만날 아이들에게 철학 한 잔 선물하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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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카멜레온 세계 작가 그림책 7
아너미 판달러 글, 에스터 뢰우릭 그림, 유동익 옮김 / 다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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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일초가 다르게 꿈이 변하는 아이들을 보면, 어쩜 저렇게 되고 싶은 게 많은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저 어릴 땐 얼른 대학생이 되는 게 꿈이었던 것 같은데요. 아니, 생각해보니 꿈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도 되고싶었고, 인기 아이돌 그룹을 보면서 가수를 꿈꿔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했던 적도 있었네요. 조금씩 커가면서 꿈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고 현실과 타협하기도 하며 꿈은 하나 둘 소거되었지만 꿈이라는 말에는 여전히 설레는 두근거림이 남아있습니다.

카멜레온은 주변의 환경에 맞춰 몸의 색을 바꾼다고들 하죠. 어쩌면 아이들의 꿈이 시시각각 바뀌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아빠의 관심을 얻기 위해 아이들은 부모가 바라는 것을 꿈으로 여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사랑이 가장 커다란 보상이니까요. 아이를 탓 할 수도 없고, 부모를 탓 할 수도 없습니다. 엄마아빠는 우리 아이가 누구보다도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엄마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카멜레온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카멜레온이 꿈이라고 합니다. 그 전에도 수십가지의 꿈이 있었겠지만,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큰 카멜레온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엄마 아빠를 찾아 다닙니다. 꼬마 카멜레온의 말을 들은 아빠는 호쾌하게 웃으며 아이의 꿈을 지지해줍니다. 꼬마 카멜레온이 신이 나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는 좋은 아빠입니다. 아이는 또 엄마에게 달려가 꿈을 말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아빠랑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네가 만약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습니다. 무슨 엄마가 아이의 꿈을 지지해주지는 못할망정 기를 확 꺾어버리는 말을 하죠? 꼬마 카멜레온은 당연히 시무룩해집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커다란 나뭇잎 밑으로 숨어버리겠다며 잔뜩 움츠러들고 풀이 죽습니다. 그럼 얼마나 커져야 하냐고 묻는 꼬마 카멜레온에게 엄마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네가 클 수 있는 만큼이면 충분하다고.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아도 엄마아빠는 아이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말 하지 않으면 아이는 알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사랑받으려, 관심받으려 노력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어떤 모습이어도 엄마아빠는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세요. 아이가 사랑받기 위한 꿈을 꾸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꿀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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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 - 우주여행 I need 시리즈 16
수잔 굿맨 지음, 곽영직 옮김, 미카엘 슬랙 그림 / 다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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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이젠 꿈이 아니에요

한국에서 최초의 우주인이 나온지도 어언 8년, 우주여행은 우리 삶에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우주라고 하면 막연히 외계인을 떠올리거나, 태양계의 행성 등을 말하기 보다는 우주여행, 탐사같은 키워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버진 갤럭틱이나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같은 민간 우주여행 업체가 생겼고, 어마어마한 가격이지만 우주여행 상품도 판매중에 있습니다. 

 

실제로 우주를 여행하게 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중력이 거의 없어 몸이 둥둥 떠다니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먹는 것, 입는 것, 씻는 것은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좁은 우주선 안에서 잠은 어떻게 자는지, 용변은 어떻게 해결을 하는지도 궁금할테죠.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는 우주 여행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수잔 굿맨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앨라배마 주의 우주 아카데미에서 우주비행훈련을 받았습니다. 

 

 

해외여행 A to Z? 우주여행 A to Z!

책을 읽다보면 우주여행에 대해 일상적인 어투로 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해외여행 처음 가는 사람들을 위해 출국 준비부터 입국까지 자세히 설명한 실용서를 읽는 느낌 말이에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우주여행에 대한 설명이기에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머지않아 직접 떠날 수 있다는 뉘앙스가 있어 아이들에게 우주여행에 대한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콕 콕 골라집어 재미있고 자세히 설명해주는 저자의 입담에 감탄했습니다. 아이들 책이긴 하나 제가 읽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우주여행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직접 찾아보기에는 정보를 찾을 곳이 없기도 하고, 우주 여행에 대한 궁금증이라는 것들이 굉장히 기본적인 것들이라 아이들 책에서 얻는 지식 만으로도 꽤 해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만한 단어는 설명을 붙여 무리없이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직접 사전을 찾아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을 때 만큼은 막힘 없이 술술 읽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날아다니는 자동차처럼 꿈에서만 가능할 줄 알았던 우주여행이 실현되는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우주여행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어야겠죠? 우주에 대한 책들이 지식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그보다는 가볍습니다. 제목처럼 아이들이 궁금해할 법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그 대답을 담았고, 덕분에 아이들은 딱딱하다는 느낌 대신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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