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개정판이 드디어 출간됐다(오른쪽은 지금은 절판된 초판본). 책은 좀 더 두꺼워지고(560페이지에서 720페이지로 늘어남), 몇 개 장-강의-는 없어지고 일부 내용이 추가됐다. 가령 '전자기이론'은 예전에는 '고전역학' 강의의 뒷부분에 함께 언급되다가 개정판에서는 별도의 강의로 독립했고, 예전의 '엔트로피와 정보' 강의는 '엔트로피'와 '확률과 정보'로 분리됐다. '확률과 정보' 강의에는 요새 많이 회자되는 '베이스추론'에 대한 논의도 추가됐다. 책의 두꺼워짐은 이와 같이 내용이 늘어남에도 기인하겠지만 글자 크기가 커지고 한 페이지의 줄 수가 줄어든 것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한 페이지의 줄 수는 25줄에서 23줄로 줄어듦). 전반적으로 페이지가 시원한(?) 느낌이 든다. 최무영 교수님은 '개정판을 내면서'의 글에서


개정판은 물리학을 소개하는 교과서로도 부족하지 않도록 표준의 '전문적' 내용을 꽤 추가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의 연구로 얻은 새로운 결과들도 소개하였습니다. 그 대신에 부득이 물리학과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은 상당 부분 삭제하였습니다. 과학과 현대사회를 다룬 마지막 두 강의를 없앴고 곳곳에 담겨 있던 인문, 사회와 정치 관련 논의도 일부 지웠습니다. (16 페이지)


라고 개정판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예전의 교양강의 같은 느낌은 조금 줄어들고, 말씀대로 물리학 교과서의 느낌이 좀 더 강해졌다. 특히 '더 알아보기'라는 섹션이 생겨서 강의 마지막에 중요한 수식들을 보여주고 그 의미들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문학이나 예술과 연결 짓는 논의는 그대로이고 순우리말-"토박이말"-을 여전히 사용하여 읽는 맛이 있다.


예전에 이 책 초판본을 리뷰하면서 "우리에게 내려진 축복!"이라고 쓴 바 있다.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권한다. 책이 다시 발간되어 기쁘다.


  임의성이라는 성격에 나타나 있듯이 이론이라는 것은 인간의 창작물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한 것이지요. 중요한 점은 상상력을 통해 창조되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개념과 기본원리 또는 가설 등은 상상력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상력으로 창조되었다는 점에서는 예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 이론은 물론 상상력만으로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요. 진술을 이끌어 내고 자연과학의 구조를 정립하려면 당연히 논리 체계가 더해져야 합니다. 논리적 정합성이 유지되어야 함이 중요하지요. 

  널리 알려진 뉴턴의 중력법칙으로 예를 들어서 생각해 봅시다.... 이러한 뉴턴의 중력법칙은 어디에 존재할까요?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나요? 아니면 우리와 지구 사이에 있나요? 다시 말해서 자연에 내재해 있는 건가요? 자연과학의 법칙이 보통 자연에 내재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엄밀히 말해서 이론 체계는 자연에 내재해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요? 바로 우리 머리에, 곧 생각에 존재합니다. 물론 크게 보면 우리의 생각도 자연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앞서 지적했듯이 이론 체계는 눈에 보이는 창조물은 아니지만 정신적 창조물입니다. 이러한 성격을 강조하는 뜻으로 ‘모형’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시 강조하면 이론 체계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만든 모형이고 자연에 실재하지는 않습니다. (64~66 페이지)

  과학 이론은 기본적으로 상상력과 논리가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상상력에서 출발해 논리적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이론을 구성해 갑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지요. (7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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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2-1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물리학 최고의 책입니다. ^^
최무영 교수는 우리에게 축복이란 생각듭니다. ^^

blueyonder 2019-02-19 21:07   좋아요 1 | URL
네 개정되어 다시 발간된 책이 참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