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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 유발 하라리부터 조던 피터슨까지 이 시대 대표 지성 134인과의 가장 지적인 대화
비카스 샤 지음, 임경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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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없는 뻔한 말들과 매우 깊은 명언들이 함께 공존해 절묘하게 버무려져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옥석을 고르는 것은 독자의 몫인 듯 하다. ˝누가 당신을 지배하는지 알고자 한다면 누구를 비판할 수 없는지 알면 된다˝(292p)라는 문구는 매우 공감이 갔다. 반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들도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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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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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리는 현 인류는 3가지 위기-핵전쟁위기, 기후변화, 기술적파괴(AI와 알고리즘)-라 진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 지구적 상황->각 나라의 상황->사회적 대안->개인적 대안 등으로 저자의 시선이 이동하는 게 흥미롭다. 위기극복을 위한 저자의 대안들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있는지 자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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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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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고

 

유발 하라리의 문제 인식

 

‘사피엔스’의 저자로 알려진 유발 하라리(이하 하라리)의 책으로 소위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3부작 중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과거를 ‘호모 데우스’에서는 인류의 미래를, 그리고 본 저 “21세기를 이하 21가지 제언”은 인류의 현재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그런 만큼 현재 인류가 처한 문제점들에 초점을 맞춰 구성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라리는 현재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핵전쟁의 위협, 기후변화, 기술적 파괴(알고리즘과 AI 기술을 포함한) 등 3가지를 제시한다.

 

핵전쟁의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공멸이다. 그렇기에 냉전이 격화되며 핵무기를 제조를 주도했던 나라들 역시 1950년 이후 상호 갈등을 피해왔다. 그러나 위기는 상존해있다. 인류는 한편으로 매우 이성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매우 몰상식적이다. “우리나라 최우선”이라는 열혈 민족주의자들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잠재적 위협이다.

 

기후변화는 핵전쟁 위협보다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급격한 온도의 상승은 극단적인 기후를 만들고 해수면을 상승시켜 농업생산에 지장을 주고, 도시를 침수시키고, 수억 명의 난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문제는 핵전쟁 위협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위협이라면 기후변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불분명한 위협이란 점이다. 또 대기업을 비롯한 기존 산업의 반대 역시 거센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를 모으기 쉽지 않다. 즉 기후변화를 인류의 당면한 위협으로 전 세계가 합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기술적 파괴는 곧 인간성의 파괴다. 소수 대기업은 엄청난 능력의 AI를 통해 인류 전체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파악하고 인류의 다양한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이 대체는 곧 인류의 일자리 위협으로 연결돼 인류의 양극화는 커지게 된다. 엄청난 데이터를 무기로 AI는 개인의 사생활 통제까지도 가능해진다. 빅 브러더보다 더한 빅빅 브라더의 출현이 임박해진 것이다. 또 인간을 과학이 이룩한 지적 설계의 부속으로 전락시켜 수백만 년간 진화해오면서 강조해온 윤리적 종교적 믿음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정신적 존재인 '사피엔스'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인류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기술의 발전을 커다란 사회 진보로 바라보고 있다. 인간성 파괴와 빅빅브라더 출현이라는 우려만으로 인류는 과연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있을까?

 

하라리가 이야기하는 절망

 

하라리는 위 3가지 문제들이 인류가 당면한 위기라고 판단하며 이들의 해결을 위해 전 지구적인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 진단하고 있다. 과연 인류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이에 대해 하라리의 상황인식은 매우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이다. 하라리에 따르면 인류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4년마다 올림픽을 열며 세계적인 스포츠 교류를 하고 있으며, 비슷한 내용의 애국가들을 부르고,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음악은 비슷하다. 또 무역을 통해 거의 몇몇 회사의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선거란 외형의 틀을 갖춰 정치지도자를 뽑는 방식도 유사하다. 불과 100-200여 년 전 자기가 살던 지역 외의 다른 지역과 사람들에 잘 모르던 시대와는 천양지차다. 그러기에 전 지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과거 그 어느 시기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 전 지구적 총력을 방해하는 것들도 매우 많다. 신, 종교, 민족주의, 전쟁, 테러, 가짜뉴스 등이다. 이 요소들은 상호 충돌하기도 하지만, 주로 상호 결합하면서 전 지구적 문제해결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예컨대 지구온난화나 핵확산을 다룰 때 이란의 시아파 성직자는 이란 국민에게 이란만의 관점에서 보게 하고 유대인 랍비는 이스라엘인에게 무엇이 이스라엘에 좋은지에만 부추긴다. 동방정교회 사제는 러시아인에게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하라고 생각하라고 한다. 이들의 뒤에는 늘 신의 이름이 붙어 있음은 물론이다. 종교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신과 같은 위치에 놓기도 한다. 북한의 김씨 일가는 주체사상을 무기로 자신들을 신격화했으며, 이를 이용 핵 개발을 신성한 의무라 하여 국민을 세뇌하 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더해 무엇보다 힘든 상황은 자국민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이다. 이는 기존 선진국들의 발전을 이끌었던 자유주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으며, 자유주의가 미래를 대비할 도구가 되기엔 미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하라리는 전 지구적 문제해결을 위해 국경을 넘어선 지역적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영국의 브렉시트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한다. 일국적 사고로의 회귀는 곧 인류의 당면한 문제해결 총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라리가 제시하는 해결책과 희망은?

 

이 위기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까? 하라리는 세속주의, 이민, 진실, 무지 등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4년마다 모여 올림픽을 치르고, 비슷한 내용의 애국가를 부르는 인류 공통의 모습을 다시 부각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이민이다. 현재 인류는 일자리를 찾기 위한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시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민은 인종주의 벽에 막혀 있는데, 이를 각 인종과 국민의 차이를 상호 인정하는 문화주의로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선악의 개념보다 차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것을 제시한다. 문화적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함께 어울리면서 전 지구적 문제에 함께 대처해 나가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하라리가 계속해서 브렉시트를 언급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브렉시트는 이민 혹은 난민 문제가 발단이다. 하지만 브렉시트와 같은 일국적 사고에서는 하라리가 우려한 문제들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브렉시트는 전 지구적 혹은 유럽연합과 같은 통합적 문제해결 가능성의 약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한 것이다.

 

지, 세속주의와 진실 등도 마찬가지다. 하라리는 먼저 우리가 무지하다는 사실부터 깨달을 것을 촉구한다. 인간 세상에 발생하는 많은 일에 우리는 무지하며 그동안 인류가 저질렀던 죄악들을 제대로 아는 이들도 적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또 아무리 존재하는 현실을 이야기해줘도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벗어나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하라리는 이를 ‘이야기’라는 틀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자신이 믿는 이야기에 빠져(종교, 민족, 신 등과 같은) 명백히 존재하는 진실에 눈을 감아버리는 현상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당면과제 즉 핵문제, 기후변화, 기술적 파괴(AI 기술을 포함한) 등의 해결을 위해 인류가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을 찾기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제시한다,

 

책의 구성형식과 마지막 제언 – 하라리가 찾은 궁극적인 희망은?

 

본 저를 읽다 보면 책 구성 방식이 매우 흥미로움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인류가 이룩해놓은 과학기술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마치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인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할 정도이다. 그러다 곧 민족주의와 종교, 신 등의 국가적인 특정 의제들을 던진 후 언론과 교육문제 등 국가 내의 사회적 의제를 언급한다. 그리고 ‘명상’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으로 책을 끝맺는다. 이는 하라리가 책 구성을 통해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서두에 인류가 당면한 전 세계적인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전 세계의 현재를 짚어주고 있다. 이러한 현재에 대해 하라리는 책 소제목에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이야기하며 균형을 맞추는 느낌이다. 내용에 따라서 과거보다 희망이 더 많음도 분명 피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으며 뒤로 갈수록 하라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깝게 미래를 예측하는 경향(필자의 느낌인지 모르겠으나)이 더 강하다. 아무래도 책을 출간했던 시기(2018년)가 트럼프가 득세하고 브렉시트가 진행되며 일국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국적이고 통합적인 문제해결이라는 인류의 성과를 무너뜨린 직후란 것도 작용한 듯하다. 또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종교와 민족은 물론, 계속된 기후변화 악화와 기술적 파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라리는 마지막 ‘제5부 회복탄력성’에서 소제목으로 교육과 의미(이야기), 명상 등을 이야기한다. 통상 많은 사회과학 서적들이 제시하는 문제 해결책에 빠지지 않는 것이 교육이다. 하라리 역시 교육에서 ‘4C’ 교육(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력, 창의성 등)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것에 큰 희망을 거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다음 소주제인 의미에서 ‘이야기’를 강조하며 ‘민족이야기’나 ‘종교이야기’ 등에 잘 빠지는 인간의 모습을 제시한다. 앞에서 하라리가 희망으로 언급했던 세속주의와 무지, 진실 등이 무색해진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좋은 교육을 통해 인간들에게 진실을 제시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희생, 영원, 순수, 구원’ 등의 이야기를 더 좋아함을 강조한다. 실체도 없는 ‘민족이 고통을 느낀다는 정치인들’과 고통받는 민족에 멸사봉공을 외쳐대는 종교인들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은 휘둘리고 있음도 지적한다. 즉 ‘교육’과 ‘의미’의 소주제는 대주제인 ‘회복탄력성’에 크게 못 미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지막 소주제를 ‘명상’1) 으로 제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서두부터 열심히 과학을 이야기하고 중간 이후 핵위기와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문제를 쭉 이야기하며 절망과 희망을 이야기하다 마지막 21번째 제언에 대관절 ‘명상’이라니 “이건 도대체 뭔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명상’이 하라리가 제기한 인류의 3가지 위기 – 핵위기, 기술적 파괴, 기후변화 –에 진정한 해법이다. 즉 명상을 통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먼저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고 그 시작은 숨을 쉬고 있는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다.

 

하라리는 우리가 몸의 주인으로 우리는 특정한 상황에서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해본 적이 없음을 지적하는 듯했다. 사실 우리는 스스로가 분노할 때, 화를 낼 때, 기뻐할 때 등에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라리는 바로 그러한 자신을 온전히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렇게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자신을 온전히 관찰하면 마음의 안정을 찾고,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내면의 객관화가 가능해진다면 외부의 문제들은 이념이나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강조하는 듯하다.

 

특히 AI를 비롯한 알고리즘은 인간이 접하고 있는 물질은 물론 정신까지 침범해오고 있다. 우리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도 ‘명상’은 필요하다 역설한다. 또 하라리가 희망으로 제시한 세속주의, 무지함 깨닫기, 진실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명상’이 중요함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는 듯했다. 종합적으로 당면한 전 지구적인 문제들의 궁극적인 해결은 ‘명상’을 통해 관찰의 능력을 갖춘 개개인들에 달려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책에 대한 단상

 

1. 하라리가 제시한 해결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라리가 제시한 3가지 위기 중 핵위기는 크게 와닿진 않았다. 핵전쟁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적 파괴와 기후변화 위기가 당면한 세계적 위기라는 데 크게 동의한다. 필자는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이 알파고에 패배(하라리는 체스를 제시한다.)당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바둑만큼은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할 최후의 영역으로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세돌의 뛰어난 능력으로 1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후 알파고는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까지 올라갔다. 슬프게도 바둑기사들은(체스 포함) 구글이 과학기술로 만든 지적 설계의 하위 부속으로 전락했다.2) 앞으로 인간 일상의 삶 역시 바둑기사처럼 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그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은 적다. 사회적 문제화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 중국, 인도, 동남아 등 경제 신흥 국가들 역시 반발이 심하다. 서구 및 미국 등 선진국들의 잘못을 왜 자기들이 뒤집어써야 하냐는 것이다. 이유 있는 항변이다. 하지만 북극과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는 현상은 인류의 큰 위기다. 이미 기후변화 현상은 심화 돼 인류의 삶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몰디브와 같이 해수면이 낮은 나라는 머지않아 바다에 잠길 것을 우려하고, 수많은 기상이변과 기상재해로 농작물 생산이 낮아져 언제든 식량 위기가 찾아올 수 있으며, 툰드라 등의 동토의 땅이 녹아 얼음 속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인류에게 어떠한 공격을 해올지 알 수 없다. 2020년 지긋지긋했던 코로나의 공격은 인간이 저지른 오만에 앞으로 지구가 보여줄 역습의 징조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들에 하라리가 제시한 해결책인 ‘명상’은 그 자체로 매우 의미깊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내용을 접하며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와 공자가 이야기한 ‘역지사지’의 내용이 떠올랐다. 나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판단해야 남을 이해하고 판단 가능함을 제시하는 것이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제대로 판단해 객관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받아들여 당면한 문제들의 해결은 의외로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라리의 의도를 알면서도 여전한 답답함을 느꼈다. 현실적으로 하라리 의견대로 ‘명상’을 수행하고 문제해결을 나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란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레타 툰베리3)라는 소녀가 있다. 2019년 16세의 나이에 전 세계에 기후변화 위기를 촉구하며 ‘등교 거부 운동’을 했던 스웨덴 학생이다. 이후 약 100여 개국에 수천 명의 학생이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파업과 등교 거부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러한 어린 학생들의 연대가 각국의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편 스웨덴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잉여 인간 일자리” 실험이다. 이는 AI가 대체할 인류의 일자리를 위한 실험으로 출근 후 불만 켰다 끄고, 문단속만 잘하고 퇴근해도 월급을 주는 것이다. 이는 하라리가 기술적 파괴에서 우려한 “무용 계급”을 위한 실험이라 할 수 있다. 또 핀란드에서도 기본소득과 관련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하라리는 당면한 위기들에 일국적인 해결이 불가능함을 이야기했지만, 초기 각종 의료보험이나 고용보험도 독일과 영국 등 일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에 퍼진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인간의 역사적 경험을 봤을 때 기후변화와 기술적 파괴 등의 당면한 위험들의 해결책 역시 일국적으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기는 지금 턱밑까지 차 있으며 전 세계가 위기감을 가지고 신속하게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러나 필자는 하라리가 제시한 ‘명상’보다는 위에서 실험하고 있는 일국적인 해결책들이 진정한 문제해결에 한층 더 가깝게 보인다.

 

2.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 하라리의 얘기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

 

하라리가 자신의 저서에서 수없이 얘기했듯 종교, 민족, 탈진실, 신, 이야기 등등이 기후변화와 기술적 파괴라는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기술발전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의 해결에 인류 전체가 시급히 나서야 할 때다 . 그러나 다른 민족과 종교에 혐오를 부추기고 거짓을 선전해 시급한 상황의 진실을 가리고 있는 세력이 존재한다. 이들 세력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진실을 외면한 대가는 매우 크다.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기술발전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진지한 논의가 없는(대한민국이 대표적) 세계 대다수의 나라들의 미래는 어둡다. 물론 위에 언급했듯 스웨덴이나 핀란드, 독일 등이 시행하는 미래를 위한 준비들이 이들 나라들에 알려져 차후 많은 이들을 각성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하라리가 지속적으로 제시했 듯 지역통합기구가 즉각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하라리가 제시하는 해결책 중 국가연합체도 준비가 미미하기는 마찬가지다. 일국적인 해결책보다는 유럽연합과 같은 많은 국가의 연합체가 문제해결에 훨씬 유리하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연합 이외 전 세계에서 현실적으로 우호적인 국가끼리 연합을 형성해 초 국가적인 문제해결에 나서는 국가연합체는 적다. 동남아 연합체인 아세안이나 중앙아프리카 동맹 등이 초국가 연합체로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긴 하나 개발도상국 모임으로서 이들은 경제발전에 더 큰 관심을 보일 뿐 당면한 전 지구적 위기에 큰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국가연합체인 UN 역시 강대국들에 휘둘려 제대로 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우리가 속해있는 동북아 역시 현실은 어둡다. 유럽과 북미에 이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동북아의 한중일이지만 지역을 아우르는 초국가 연합체는 꿈도 못 꾼다. 이는 우리가 포함된 동북아 국가들 비롯해 전 세계의 다수 국가와 국민에게 하라리가 제시한 위기들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외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오히려 북유럽과 독일 등이 고민한 일국적 문제해결 방법이 다른 나라에 전파 됨을 기대하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은 당면한 미래의 문제들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특히 하라리가 얘기했던 탈진실의 가짜뉴스들이 대한민국 사회를 압도하고 있으며, 진실의 이야기 특히 전 지구적인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현재 한국에서 10-20년 안에 혹은 더 빠른 시간 안에 북극의 얼음과 시베리아의 만년설이 다 녹는단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혹 알고 있더라도 이를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 문제로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웨덴의 16살의 고등학생이 기후변화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며 등교 거부 운동을 했고 전 세계 100여 개 국의 고등학생들이 동참했었던 사실을 아는 한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AI와 알고리즘을 통해 다수 국민의 데이터가 구글이라는 회사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빅 브라더를 넘어 빅빅 브라더의 출현을 우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엄청난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것이 곧 양극화로 연결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하라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많은 사람이 하라리의 저서를 접하기 바란다. 특히나 아무런 준비가 없는 대한민국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각주

1) 명상: 종교에 비판적인 하라리가 불교적 '명상"의 한 방법을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흥미롭다.

2) 바둑선생: 알파고의 거듭된 딥러닝의 진화로 세계적인 바둑기사들조차 구글이 제시한 알파고의 수많은 대국을 정답으로 여기며 공부 중이다.

3) 그레타 툰베리: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개도국의 경제를 도외시한 급진적 주장과 환경운동에 앞장선 자신이 정작 플라스틱 사용하는 모습 등으로 논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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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압축 민주화로 이끌다
김인규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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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민주주의와 산업화 하면서 세계최강국됐고, 유럽에서 가장 못살았던 북유럽도 동시에 하면서 선진국 됐고. 영국도 선거체제는 유지하면서 산업화했음. 산업화 이전 한국도 4.19가 있었고. 무엇보다 이건 북한독재 옹호논리임. 저자가 말하는 사치재인 민주화는 산업화전엔 절대 나올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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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중고서점지기님의 "알라딘 중고매장 잠실새내역점"

1. 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한 깔끔한 책방.
우연이였다. 지난 7월 4일 신천역을 지나가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의 간판을 본 것은. 그 즉시 망설임도 없이 바로 들어가봤다.
지하에 있었고, 벽면에는 유명 작가들의 격언들이 있었다. 한쪽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비록 헌 책방이라고 이름 지었지만, 깔끔하고 큰 공간이 맘에 들었다.

2. 퀼리티 있고, 다양한 종류의 책들
평소에 관심이 많이 갔던 책들을 시작으로 헌 책방의 전체에 어떠한 책들이 있는지 찬찬히 둘러봤다. 생각보다 질
높은 책들이 곳곳에 있어 깜짝 놀랐다. 책들의 수준이 높은 걸 보면서 단순한 헌 책방이라기 보다는 웬만한 서점이라고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특히 내가 관심이 많이 가는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쪽의 책들의 종류와 수준이
괜찮았다. 실용서인 어학서와 자격증 시험과 관련된 서적도 많았으며 만화와 유초등을 위한 전집류도 꽤 많이 보였다.

3. 저렴한 가격 - 나를 충동구매 시킨 이 나쁜 중고서점 같으니~~
책뒤에 붙은 가격을 보니 상당히 저렴했다. 전혀 계획에도 없던 책 충동구매을 시작했다. 평소에 사고 싶었던
최훈의 삼국전투기 중 2권과 3권,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권, 헨리 키신저의 온차이나(On china) 등을
구입했다. 원가가 9800원이었던 삼국전투기의 경우 책의 상태가 좋았음에도 불고하고 판매가격은 각각 4000원과
3600원이었다. 나의 문화답사기의 경우 원가 8000원에 판매가격은 3800원 온차이나는 원가 25000원에 판매가는
13200원이었다. 책의 상태가 모두 괜찮음에도 싸게는 1/3에서 1/2의 가격에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니 내가
충동구매를 할밖에

4. 가격비교가 가능한 장점
다른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본적이 없어서 신촌점만의 특색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것은 가격태그가 각 책에 다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책이라고 하더라도 책의 상태와 가격태그를
비교하면서 자기가 맘에 든 책을 구입가능 하다는 사실이 좋았다. 내 경우 나의문화답사기 1권이 3권 정도
있었는데 책의 상태와 가격 등등을 비교해 내 맘에 드는 책을 구입할 수 있었다.

5. 또 가보고 싶은 곳 그렇기에 약속장소로서 그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서점에서 만나는 약속을 정하기도 한다. 가끔 신천쪽을 나갈때가 있는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만나는 약속을 잡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꼭 약속이 아니더라도 아무때나 가서 저렴하고
질 좋은 책을 찾아서 구입하고 싶을 때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미리 사고 싶은 책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을 때도 미리 알라딘을 통해 검색해보고 가는 것은 물론이다.

6. 맺음말 - 여전히 중요한 오프라인 서점.
중고서점이 많이 없어지는 추세다. 아니 중고서점도 말할 것도 없이 일반서점도 많이 없어지는 추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넷 서점의 대명사인 알라딘에서 오프라인을 통해 중고서점을 계속적으로 늘려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알라딘 신천점 중고서점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시설이 됐으면
바람이 크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좀더 독서문화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 역시도
이러한 역할이 일조하기 위해 자주 찾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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