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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방구석 미술관 2 by 조원재』 - 한국 미술계의 거장 10명의 가슴뭉클한 이야기


우리 대부분은 우리나라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잘 알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내 나라의 예술가들보다 서양의 예술가들이 더 친숙할까,하고요.

저자는 '우리의 문화적 유산은 과거의 진부한 것으로 여기지며 단절되었'다고 말합니다.

저역시 우리나라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한 이유가 저자가 말한 것과 같지 싶습니다.

『방구석 미술관 1』으로 미술에 문외한인 우리들에게 익숙했던 서양미술계의 거장들을 만나보았다면

『방구석 미술관 2』로 우리 미술계의 거장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내 공간 어디에서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삶에서 '왜 그런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공감하는 체험"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참 매력적입니다.

이 책은 1권과 달리 앞에서부터 차례차례 읽어보기로 했어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마술에 대해, 특히 한국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라 잘 아는 작가들이 없어서이기도 해요.

물론, 교과서에도 나와서 잘 아는 '이중섭', '백남준'외에 낯익은 작가들도 보였지만, 어설픈 귀동냥이었으니 모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소'그림으로 익숙한 '이중섭'화가를 시작으로 '나혜석'화가의 이야기, 뒤를 이어 '유영국'화가의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방구석 미술관 』1권과 달리 서글펐습니다.

화가들의 그림에 '망실'이라는 단어가 자꾸 눈에 밟혔거든요.

'망실'은 '잃어버려 없어짐'이라는 뜻이에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니요.

그들의 작품들이 그렇게 되어서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왜 그런지는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작가의 말로 전해드릴게요.

안타깝게도 한국전쟁이라는 혼돈의 상황 속에 대부분의 작품이 유실됩니다.

같은 이유로 우리 근대화가들의 젊은 시절 작품 역시 대부분 현존하지 않습니다.

역사의 굴곡이 만든 안타까운 사실이죠.

<방구석 미술관 2> -유영국 편에서-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와 그림들도 비슷한 상황일까 읽기도 전에 두려웠는데, 담담히 저자는 안타까운 현실을 말해줍니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슬픔을 배가시킵니다.

큐레이터로 나서서 거장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저자의 목소리는 『방구석 미술관』 1편보다 높습니다.

저자도 저와 같은 느낌이어서 최대한 담담하려 애를 썼을지도요.

그러나, 책의 여기저기에 저자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그들을 사랑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런 애정이 말입니다.

* 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p.20) 타국에 나라를 빼앗긴 슬픈 현실, 말문마저 탄압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이중섭은 민족의 존엄성을 그림에 담고자 했습니다.

p.33) 분명한 의지를 전하는 선과 투명하고 맑은 색채로 자신과 가족을 새겨 편지에 담은 그림.

현실은 비참했음에도 바다 건너 가족에게 보내는 그림은 한없이 밝기만 했습니다.



*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

p.128) 한자와 한글의 획과 점을 가져와 서예가 가지고 있던 무한한 조형성을 자유롭게 풀어냅니다.

사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70대 노인이 된 이때까지 내내 서예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서양의 미술이 가진 경향, 양식, 기법을 가져와 서예를 현재에 살아 있게 만들었을 뿐이죠.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

p.150) 작품을 보며 '이것도 미술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미술맞습니다. 단지 영국의 관심사가 '이것도 미술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다를 뿐입니다.

* 아이의 낙서처럼 심플한 그림, 「장욱진」 *

p.196) 행복은 채운 곳이 아닌 비운 곳에 있다고 말하는 아이. 모두 비워 심플합니다.

p.216) 그림이 심플합니다. 더할 만큼 모두 더했고, 뺄 만큼 모두 뺐습니다. 그래서 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습니다. 무언가를 더 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가의 무욕이 곧 그림의 무욕이 된 것입니다.

*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 *

p.244) 누구도 사주지 않을 그림. 그러나 그 사실은 환기에게 중요치 않았습니다. 그림은 이미 환기의 공기이자 물이 되었습니다.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듯, 그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지경. 그의 모든 에너지는 내면에 있는 모든 영감을 화폭에 온전히 불어넣는 것에 집중됩니다.

- 작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잘 표현하지 못할 어떤 감정들이 울컥 올라왔어요.

대부분의 감정들은 아마 나에 대한 한심함인 듯 합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나는 나의 숨 마지막에 후회 한 조각이라도 덜 할 수 있을까?

너무 가볍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닌지, 물 흘려보내듯 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아닌지.

나에게도 올인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을 찾아냈는가?

거장들의 삶이 큰 무게로 다가와서인지 내가 생각하는 인생을 자꾸 돌아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누군가 인생을 걸면서 도전한 그 삶을 나는 먼지톨만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죠.

<나혜석 作, '김일엽의 가정생활'>

- 책에 실린 그림을 가져왔습니다. -

- 90년전의 그림이 현재의 워킹맘의 일상과 똑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 서민을 친근하게 그려온 국민화가 「박수근」 *

p.285) 신라인 화강석으로 만든 석물에서 수근은 단색조의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여러 색을 사용해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님을, 단 하나의 색이 품고 있는 무한한 색조를 펼쳐 보여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p.294)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똑같은 노동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의 행위. 그것이야말로 부처로 가는 수행과도 같은 것임을. 겉보기에 지극히 보잘것없고 평범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지극히 고상하고 아름다운 행위라는 것을. 수근은 그 직관적인 깨달음을 자신의 그림속에 반영합니다.

- 작가의 문장에서 격한 공감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같은 마음이었지만, 그 중 가장 마음으로 와닿는 이야기는 '박수근'화가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림을 그린 그의 인생이 우리네 근처의 흔한 이웃의 모습같아서, 한 번 더 쳐다보게 됩니다.

평범한 '서민'의 모습을 선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그려낸 화가.

국내에서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내며 무시와 차별을 이겨내고 거장의 자리에 오른 그가 더욱 자랑스러운 이유입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안전하고,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고, 공공의식이 발전한 나라인 한국,

그렇게 멋진 나라인데도 헬이라고 표현되는 이 시대의 문제는 바로 위의 말과 같이 우리의 것은 진부하고 다른 나라들의 비해 뒤쳐졌다는 우리의 생각때문일 테지요.

타 국가의 문화, 예술만을 치켜세워주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문제로 인해 우리가 낯익으면서 낯설은 우리 예술인들을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고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방구석 미술관 2. 한국』을 읽는 시간은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양미술을 접한 1편과는 달리 이번 책에서는 나만의 미술관을 폐장하고서도 가슴에 묵직한 무게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술거장들의 삶이 녹록치 않음을 이야기를 통해 알아가는 시간이었지만, 서양미술의 거장들의 삶의 고통과 한국 거장들의 삶의 고통은 비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고통도 자식같은 작품들을 조국의 전쟁으로 인해 망실되는 경우를 넘어설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한국 미술의 거장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들의 작품이 남아 그 고통의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했는데,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쉬움과 속상함이 가득한 미술관 관람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들의 작품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그 속에 담긴 그들이 버텨낸 그 시간들을 보려고 애쓰려 합니다.

가슴 저편에서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감정들과 방 안 가득 스며든 거장들의 이야기로 만나는 미술이야기,

한국 미술에 대해 낯익으면서 낯설은 느낌이 드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한국 미술에 대한 매력을 느끼실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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