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대숲의 주인이 되다



일금 7천원에 산 대나무 한 그루가 3.5년 만에 숲으로 자란 세월의 기적
35년 전 이를 알았더라면 내 인생의 ‘2부 순서’는 얼마나 황홀했을 것인가


▣ 이윤기/ 소설가·번역가

20대, 30대, 40대, 50대를 살고 있는 연하의 친구들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쓴다. 사무치는 바가 있다면 내 연하의 친구들이 맞을 40년, 30년, 20년, 10년 뒤의 겨울은 덜 추울 것이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대숲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있기를

나의 공부방 앞에는 다섯 평 정도의 길쭉한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는 잣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3년 반 전 나는 그 공간을 대숲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잣나무 정리하고 대나무를 심자면 아무래도 큰돈이 들 것 같아서 대숲 조성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아주 깨끗이 포기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2002년 여름, 나무 시장을 기웃거리던 내 눈에 화분 하나가 걸려들었다. 대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 화분이었다. 대나무의 키는 70cm를 넘지 않았다. 관리하고 운반하기 좋도록 윗부분을 잘라버렸기 때문이다. 중동을 잘린 대나무는 건강한 것 같지 않았다. 얼마냐고 물었다. 1만원은 받아야 하지만 마지막 하나 남은 화분이니까 7천원에 주겠다고 했다. 그 화분을 사서 들고 나왔다. 화분에서 대나무를 뽑아 그 길쭉한 공간의 잣나무 밑에다 묻었다. 그러고는 거의 잊었다.




△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포기한 대나무숲을 세월이 일궈주었다. 창조적으로 진화한다면 40년, 30년 이후의 겨울은 덜 추울 것이다.



다음해인 2003년 기적이 일어났다. 시들시들하던 대나무 주위에서 네 개의 죽순이 솟아오른 것이다. 그해 네 개의 죽순 중 세 개는 7, 8m 높이로 솟아올랐다. 그 다음해인 2004년에는 무려 여덟 개의 죽순이 솟아올랐다. 그중 여섯 개가 대나무로 자라났다. 솟아오른다고 해서 죽순이 모두 대나무로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약 3분의 2만 대나무로 자란다는 것을 나는 그해에 알았다. 2005년에도 여러 개의 죽순이 솟아올랐지만 수를 헤아려보지는 않았다. 지금 나의 공부방 앞에는 20여 그루의 대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꽤 볼 만하다. 그중의 몇 그루는 공부방의 판유리 창을 엇비슥하게 가리고 있다가 달 밝은 밤에는 바람에 일렁거리며 그림자로써 창에다 볼 만한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나는 대숲의 주인이 된 것이다. 20여 그루밖에 되지 않지만 대나무는 비좁은 땅에 모여 있으면 꽤 숲 같다.
대숲의 주인이 된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대숲을 원했다. 그런데 큰돈이 들 것 같아서 포기했다가 겨우 일금 7천원만 대나무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런데 3.5년이라는 세월이 기적을 일으켜 공부방 앞을 대숲으로 만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세월이 일으킨 기적에 대해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기적 앞에 설 때마다 내가 그냥 흘려보낸 세월을 아주 많이 가슴 아파한다. 내가 만일에 35년 전에 대나무 한 그루를 빈 터에다 꽂았다면 지금 몇 그루로 늘어 도대체 어떤 대숲을 이루고 있을 것인가, 싶어서다. 평생을 복무하던 직업에서 놓여나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삶을 나는 ‘2부 순서’라고 부르는데, 만일 35년 전에 이 기적의 비밀을 알았더라면 나의 인생 ‘2부 순서’는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싶어서다.
월급으로 살아가는 내 또래 친구들은 걱정이 태산 같다. 회사에서 등 떠밀리는 순간에 펼쳐질 자기 삶의 ‘2부 순서’에 대해 조금도 자신이 없단다. 나는 내 또래 친구들에게는 할 말이 없다. 낭비한 세월이 벌써 너무 길기 때문이다. 대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내 연하의 친구들 몇을 소개한다.
치과의사인 내 친구는 오래전부터 사진을 찍었다. 전국 방방곡곡,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라는 이름의 대숲을 그는 일찌감치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50대 중반에 이미 치과의사 노릇이 지겨워졌다는 그는 지금 탁월한 사진가가 되어 있다. 그가 언제까지, 몇 살이 될 때까지 치과병원을 운영할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내 친구는 사진 찍는 일만으로도 아주 괜찮은 삶의 ‘2부 순서’를 즐길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 자신의 집념과 흘러가는 세월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그는 사진가로 진화시킨 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내 연하의 친구들

신문사의 편집기자인 내 연하의 또 한 친구는 2년 전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고는 거기에다 부지런히 글을 썼다. 편집기자는 원래 지면에다 글을 쓰지 않는다. 지면(紙面)을 구성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신문의 지면이 아닌, 자신의 사이버 공간에다 삶과 사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지금까지 사이버 공간에서 그의 글을 읽은 사람은 130만에 가깝다. 그는 그 글을 묶어 올해에만 두 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호평 속에 승승장구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나는 그의 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요가 그를 편집기자 자리에 앉혀놓지 않을 것이라는 유쾌한 상상을 한다. 회사가 그를 해고하기 전에 그 자신이 회사를 해고할 것 같다는 통쾌한 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끊임없이 내공을 쌓음으로써 편집기자인 자신을 탁월한 산문가로 진화시킨 것이다. 자신의 대숲을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만화가로 한동안 활동하던 내 연하의 또 한 친구는 원래 미술대학을 나온 화가였다. 화가에서 자기의 적성이 더 맞아 보이는 만화가로의 창조적 변신을 성취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만화도 거의 그리지 않는다. 만화 그리던 손으로 한동안 목공 작업을 하던 그가 지금은 철공 작업에 빠져 있다. 고물상을 뒤져, 폐기된 철물을 실어다 떼어내기도 하고 이어붙이기도 하면서 자기 나름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폐기된 철물 앞에서, 이것은 무엇을 연상시키는가, 이렇게 묻는 것 같다. 그는 또 하나의 철물과 다른 하나의 철물들 앞에서, 이 둘을 조합하면 무엇이 연상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는 금년에만 수백 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나는 ‘방과(放課) 후에 호명(呼名)당한 아이들’을 연상한다. 금생(今生)에 효용을 끝낸 고철을 그는 작품으로 환생시키는 것이다. 그는 자기의 작품을, 어린이의 마음을 지닌 어른들에게 보이고 싶어한다. 그는 이렇게 조성한 자기만의 대숲을 심성이 맑은 어린아이들에게 보이고 싶어한다. 그는 자기만의 작은 미술관을 꿈꾸는 것 같다. 이렇게 창조적으로 진화하는데 그의 삶 ‘2부 순서’가 어찌 황홀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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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2 10:06   좋아요 0 | URL
나두 대나무 심고 싶다........ 아... 35년이라, 가능도 할듯 한데.

양철나무꾼 2010-08-02 16:15   좋아요 0 | URL
내가 마고님,그런 말 할 줄 알았어요,ㅋ~.
왜냐하면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었으니까...
전요,2평 정원은 고사하고,손바닥만한 맨땅도 구하지 못해 접었어요~ㅠ.ㅠ

마녀고양이 2010-08-02 21:18   좋아요 0 | URL
화분에는 안 크겠져? 히.

비로그인 2010-08-03 00: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D

오늘 아침에 본, 하루 종일 계속 생각이 나던 대숲이 떠올라
노트북 접기 전, 마지막으로 들려 갑니다.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거기다가 대숲에서는 제법 바람 소리까지 일었다." ...

그리고 책 한 권 손에 펼쳐들고 옛 기억도 좀 떠올려 보기도 합니다. 올리신 <인생의 2부>와는 거리가 있는 발췌이긴 한데 왜인지 저는 대숲만 생각하면 이 구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나마 하나 연관을 찾자면 비록 바람이 많이 불고 어두운 구석 같은 삶이라 여겨지더라도 생각들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요. ^^

가끔 들렸으나 처음 "흔적" 남기고 가는 길. 간단히 인사드리려 했는데 첫 글자를 적고 하루가 바뀌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요. 새로운 하루도 좀 시원하게 보내셨음 좋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8-03 01:05   좋아요 0 | URL
하기야 대숲에서 바람 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 굳이 날씨 때문이랄 수는 없었다.
청명하고 볕발이 고른 날에도 대숲에서는 늘 그렇게 소소(蕭蕭)한 바람이 술렁이었다.

그것은 사르락 사르락 댓잎을 갈며 들릴 듯 말 듯 사운거리다가도, 솨아 한쪽으로 몰리면서 물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잔잔해졌는가 하면 푸른 잎의 날을 세워 우우우 누구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였다.

이윤기와 이현세를 같이 올렸더니,이윤기가 좀 소외당하는 감이 있었는데...
정작,머릿 속에선 하루종일 저 구절이 떠올라서 어쩌지 못하고 있었어요.

오래 기억에 남을 첫 흔적의 선물일 겁니다~^^
 

살다 보면 꼭 한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그러나 그 친구는 한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 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든, 산중턱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며 살아왔지만,성공한 천재다 싶은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성공한 사람들을 되짚어보면,대다수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나는 작가의 길 뿐만 아니라,우리가 사는 인생 자체가 어쩌면 장거리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우리아이가 자기보다 앞서는 사람이 있으면 보내줬으면 싶다.
전력질주후 제 페이스를 잃고...퍼질러 앉기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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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재와 범인 - 아마데우스
    from 마녀고양이의 느릿느릿한 서재 2010-08-02 13:19 
    아무래도 양철나무꾼 님을 마누라 삼아 데리구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는다. 시간이 더 흐르면 내 속내를 환히 들여다보는게 아닐까. 약간 무서워지기도 하지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기쁘기도 하다. 알라디너 중에는 그런 분들이 종종 있다.  <아마데우스>를 언제 보았는지 누구와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관에서 보았다는 것과  큰 충격을 받아 비틀거리며 영화관을 나섰다는 것만 기억난다. 아무
 
 
2010-08-02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2 10:04   좋아요 1 | URL
아아...... 나무꾼님. 이건 더 뼈아픈 글인데요. ㅎㅎ
완전히 제 얘기잖아요. 제가 천재라는 것은 아니자만서도,,,
천재에게 질려서 중도 포기한 이야기. 아니면 괜한 비교와 질시를 한 이야기.

제가 정말 뼈아픈 것은,, 제가 천재가 아니란 점 보다는
제가 한결같지 못 해서 인내심 발휘를 못 하고 갈짓자로 휘젓고 다니는 부분입니다. ^^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결심하지만...... 글쎄 세월이 흘러야 알겠지요.

양철나무꾼 2010-08-02 16:29   좋아요 0 | URL
하,하,하...내가 하려는 얘기와 약간 어긋난 것 같지만,뭐.
뼈 아픈거 해결하는 거 제 전문이예요,ㅋ~.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면,
그런 외적인 조건 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뭐,그런 얘기였어요~

전,하고 싶은 얘기를 조곤조곤하지 못하고...
자체 생략,중간 생략 해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어요,아웅~ㅠ.ㅠ

마녀고양이 2010-08-02 17:59   좋아요 1 | URL
과연 말이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는걸까요?
섣불리 결론짓기 어려워요. 나무꾼님 성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확 빠져들었다가 확 튀어나오거든요.

아마,, 세월이 더 흘러야 알거라는건 그 의미랍니다~ ^^

양철나무꾼 2010-08-02 20:25   좋아요 1 | URL
아직 청춘이시군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고 계시는 걸 보니~~~^^

마녀고양이 2010-08-02 21:1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쩌면 평생 이럴지도. 그것도 복이다 생각도 가끔 듭니다~ ^^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햇살이 너무 좋았다.
모처럼 일찍 일어나 햇살바라기를 하고 앉아 있다가,
침대 커버랑 이불을 뜯어 욕조에 담가 발레하는 사람마냥 발을 통통 튕겨 가며 빨아 널었다. 

은근 재밌어서 이번엔 아들 방의 것도 가져다 빨았다.
근데 한꺼번에 빠니,널 곳도 없을 뿐더러 지쳐서 꼼짝도 못하겠다.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大자로 누우니,
나도 빨래인양 햇살은 골고루 넉넉하다. 

모처럼 내가 야무진 살림꾼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런게 사람들이 얘기하는 작고 소소한 행복인가 보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를 읽었다.
이 책은 쉽게 읽힌다.
모든 자기 계발서가 그렇듯이,
이 책도 뭔가를 깨닫고 얻어가져야 겠다고 생각하고 꼼꼼히 따라 읽다보면 당연한 내용이어서 좀 허무하긴 하지만,
살면서 그 당연한 것들이 바로 바로 생각나지 않아서 당황하고 실수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하는 걸 되새기면,
이 당연한 내용들이 묘한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의 저자 '리차드 칼튼'은 뭔가를 홍보하려고 2006년12월에 비행기를 탔다가 폐색전으로 사망하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녀고양이님이 두번 생각이 났는데, 
한번은 '행복에 목숨 걸고 살겠다'던 댓글이 떠올라서였고,
(그런데 이 책이 얘기하는 건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가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작은 사소한 것뿐만이 아니라,큰 사소한 것에도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이다.)
또 한번은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을 적어보라.'는 구절을 보면서였다. 
마녀고양이님이 자주 애용하는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장터에서 장보기>등의 Wish List,happy List가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란 말이니,원~
 
번역에 관한 얘기를 좀 해야겠다. 
이 책의 원서는 2002년 10월에 출간되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것이 2004년 8월이었고 베스트셀러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 후속편 격인 <행복에 목숨 걸지 말라>가 지금 번역되어 나왔다는 게 좀 이상했다.

전작의 원제<Don't sweat the small stuff>가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마라>로 번역된 것은 당연하지만,
이 책의 원제 <What about the big stuff?-finding stretch and moving forward when the stakes>가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전작에서 '작은'사소한 것에 대처하는 법'이 얘기되었으니까,
이 책은 '큰' 사소한 것에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지만,
만약 우리말 번역도 곧이곧대로 '큰 사소한 것은 어떻게 해?'가 되었다면,
재미없는 번역임은 말할 것도 없고 상품으로서의 값어치도 떨어졌을 것이다.
때문에 원제와의 연관성과 전작과의 연관성을 모두 고려한 제목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 들어가서 미리보기가 되는 앞 부분을 원작과 비교해 보았다.
rewrite 수준인데,원작보다 쉽게 읽히고 이해도 잘 된다.
웬만한 내공으론 이런 번역이 나와 줄 수 없겠다 싶다. 
때문에 이제서야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엥,아님 말고~ㅠ.ㅠ)

번역을 할때,
원작에 충실해야 하나,아님 독자들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돼야 하나를 놓고 종종 고민하게 된다.
근데 이 둘은 동전의 양면성 같은 거여서 함께 갈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이분의 내공에 감탄할 수도 있고,좋아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로의 점수는 그리 높게 줄 수 없다.
하지만,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좋은 참고서 한권을 갖게 돼 행복하다.

한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당장은 큰 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소한 일임을 깨닫게 된단다.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 그것들에 목숨 걸지 말고,모두 버리라고 얘기한다.

근데,어쩌지?
행복해지기 위해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가 결국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책은 얘기하고 있는데...
마녀고양이님에게 알려줘,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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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7 20:05   좋아요 0 | URL
행복에 목숨 걸고 싶은데 그게 결국 불행하게 만든다니...ㅠ.ㅠ
목숨걸지 말고 슬슬 즐기며 살아야겠어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7-28 01:05   좋아요 0 | URL
근데,또 이 말이 아이러니컬 한 것이...
이딴 건에 목숨 걸지말라고 얘기한 '리처드 칼슨'이 폐색전으로 세상을 달리한 게 40대랍니다~^^

꿈꾸는섬 2010-07-28 20:41   좋아요 0 | URL
폐색전으로 사망한게 40대라뇨. 정말 아이러니네요.

양철나무꾼 2010-08-02 01:21   좋아요 0 | URL
그쵸?한참 벌여놓은 일들도 많고 액티브하게 움직일 나이였을텐데...
책에 911테러 관련 얘기가 나와서 전 더 맘 아팠어요~ㅠ.ㅠ

비로그인 2010-07-27 20:48   좋아요 0 | URL
고집 쎈 여자?라 알려줘도 자기가 알고싶을 때 까지는 알려고 안할껄요?
푸히히~~~
일러 일러!

순오기 2010-07-27 21:04   좋아요 0 | URL
마기님과 동감!ㅋㅋㅋ
일러 일러 2 ^^

양철나무꾼 2010-07-28 01:07   좋아요 0 | URL
고집만 쎈 게 아니라 힘도 센 건 아닐까요?

세상에서 젤 재밌는게 불구경이랑 쌈구경이라는 데...이 참에 쌈구경을 한번 할까나?

비로그인 2010-07-28 09:04   좋아요 0 | URL
힘은 내가 더 쎄요!

마녀고양이 2010-07-28 10:0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다 읽었어염. 댓글들~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마라는 이미 몇년 전에 읽었고.
숨가쁘지만, 한번씩 멈춰설 줄 알자나요.
거기다 남들은 버리지 못하고 연연해서 버티는걸
턱 하니 버렸는걸? 아하하~~~

나도 쓸거야, 몇년 후에. 마녀고양이가 살아가는 법 하고..

양철나무꾼 2010-08-02 01:24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가 사는법,쓰세요~
제가 젤 먼저 한 100부 쑤욱~ 땡겨서 선 주문 넣어드릴게요~^^

순오기 2010-07-27 21:06   좋아요 0 | URL
큰 사소한,이라니~ 앞뒤가 안 맞잖아요.ㅋㅋ

양철나무꾼 2010-07-28 01:11   좋아요 0 | URL
그쵸~?^^
우리 이창식 형님 진짜 멋지신거라니까요~

저절로 2010-07-28 09:37   좋아요 0 | URL
리처드의 '사소'는 제겐 좀 특별합니다.
첫사랑이지요. 머리 굵어지고 난 다음 제대로 된 첫 독서인 셈이었지요.
근데, 그가 사망했다니..저로서는 오늘 방금 막 사망한게 됩니다.
쫌..'멍'하네요.(그리도 내려놔라 놔라 하더니만, 정말 그치가 목숨을 내놨을지 누가.)

묵념..

양철나무꾼 2010-08-02 01:29   좋아요 0 | URL
'리처드'의 '사소'라고 하니 왠지 좀 특별한걸요~

같이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라는 멘트를 날려드려야 하는데,
한참을 님의 글을 곱씹고 앉아있었습니다~^^

제겐 '이창식'님이 그런 의미로 특별합니다.
제가 머리 굵어지고 난 다음 제대로 한 첫 독서가 이창식님의 번역본들이었어요~^^

마녀고양이 2010-07-28 10:05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휴가를 가면 언제 온다 하고 써놔야 할거 아녜여!! 투덜~

양철나무꾼 2010-08-02 01:33   좋아요 0 | URL
ㅎ,ㅎ...마녀고양이님~
노트북을 가져갔었기에...원하면 쪼르륵 접속할 수 있을 줄 알았죠~
근데,시골 가니...시골 아낙 되어 들로 산으로 쏘다니느라 인터넷 접속이 안되는 줄도 몰랐다나 어쨌다나~^^

암튼,마고님 밖에 없습니다~

gimssim 2010-07-28 14:56   좋아요 0 | URL
그럼 결론은 뭐든 목숨걸지 말고 설렁설렁(?)
제 생각엔 집착하지 말고 과정을 즐기라는 것 쯤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은데,
아직 책을 안읽어봐서...
<케인즈는 왜 프로이트를 숭배했을까?>(베르나르 마리스 작)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는데 아직 덜 읽어서, 다 읽으면 리뷰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언제가 될런지 모르지만.

양철나무꾼 2010-08-02 01:34   좋아요 0 | URL
기대되는 걸요,빨리 읽고 리뷰올려주세요~^^

따라쟁이 2010-07-28 18:24   좋아요 0 | URL
뭔가 글에서 뽀송뽀송한 햇볕냄세가 나요. ^^

양철나무꾼 2010-08-02 01:38   좋아요 0 | URL
역쉬,역쉬,글에서 햇볕 냄새를 맡아주시는 따라쟁이님의 섬세한 공감각~^^
따라쟁이님은 센스쟁이~!!!

2010-07-30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몽촌토성 2010-08-05 16: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양철나무꾼님, 그게 아니고요~ 원고는 8년 전에 진작 넘겨줬는데 통무소식이라 폐기처분했나보다 생각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덜컥 나와 솔직히 나도 놀랐답니다. 아마 칼슨의 사망 소식에 자극 받은 게 아닐까 싶네요. 칼슨은 사장될 뻔한 자기 책을 가는 마당에 우리한테 선사하고 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잘 팔리는 것 같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2010-08-05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몽촌토성 2010-08-07 19:4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위 비밀댓글이 안 보이네, 보고 싶은데. ^^
 

적어도 한달 정도는 되어야 거창하게 여름 휴가 계획이라고 명함을 내밀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름휴가를 길게 챙겨본 적이 없다. 

올해 처음으로 일주일(그러니까 8일)의 휴가가 생겼다. 
근데 뭐 아들도 없고,조카들이 있는 친척과도 휴가가 안 맞는다. 
남편과 둘이서 8일을 보내야 한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가까운 일본 온천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애국심에 불타는 우리남편은 지방선거일 전에는 절대로  어디로 움직이실 수 없으시단다.
겉으로는 툴툴거렸지만,어쩜 내가 바라던 일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하고 맘 편히 쉬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에효~ 

어제는 집안을 떼굴떼굴 구르며 못다 읽은 책들을 읽었고,
오늘은 외국에서 온 남편 친구 사돈의 팔촌 가이드 노릇을 했다.
백화점엘 가겠다고 해서 코엑스엘 데려갔는데,헐~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나겠다. 
'비싸,비싸~'를 연발하더니,더 싼곳을 찾는다.
이태원을 가자는데,이태원에서 물건 잘못 사면 바가지고(들리는 소문에~),
다 자기네 나라 카피 뿐인 곳을 자존심 상 데려갈 수 없어, 
명동을 한바퀴 돌고 인사동을 안내했다. 

얼마 안 움직인 거 같은데,에너지 고갈이다.
손 하나 까닥할 힘이 없다.

그동안 직장에서 일은 어떻게 하고 산거지 싶다. 

내일과 모레는 밀린 책과 밀린 음악을 좀 들어주고 밀린 DVD도 좀 봐주고, 
모레,아침 일찍 투표를 하고, 
시골에 가서 풍천장어와 복분자로 몸보신을 하고 와야겠다~ㅋ. 

그리고,오는 길에 <지산 락 페스티발>을 구경해줘야지.
가만 있어도 연신 룰루~거리게 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책은,                                         















<우리말 사용 설명서>
개인의 언어관에서부터 재미있는 우리말의 어원, 헷갈리고 틀리기 쉬운 우리말, 버려야 할 일본어 잔재, 외래어 바로 쓰기, 깔끔하고 좋은 문장 쓰는 비법, 우리말 표기법 제대로 알기 등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단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를 쓴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란다.
이창식님이 이런 자기계발서는 어떻게 번역해 내고 있는 지 궁금,읽어봐야겠다.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은 옛날에 읽어줬는데,표지만 바꿔 다시 나온걸 모르고 구입했다. 
머리가 나쁘면 헛돈이 나간다.에효~ㅠ.ㅠ


















'안동림' 번역의 <장자>
개인적으론 '오강남',이 분의 번역을 좋아한다. 
안동림,이분은 어떻게 장자를 해석하고 계실지 궁금하다. 

장바구니에 있는 책들로는,


 

 

 

 

 

 

<신의 주사위><번역 투의 유혹><토끼와 자라> 

 

 

 

 

 

< 이완 맥그리거의 레알바이크> 
<위대한 그러나 위험한 진단> 

   듣고 있는 음악으로는,







 

 

 '떠돌이별'임의진<여행자의 노래> 

'잭슨 브라운'의<Running on empty> 앨범의'The road out stay'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사랑을 떠나보내고 달리기를 할때 흘러나오는 'running on empty'도 좋다~ 

지산 락 페스티발 관련 필 충만하여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 하는 앨범으로는 '코린 베일리 래'



 

 

 

 












코린 베일리 래의 'since I been soving you','like a star'...참 좋다~

 

 

 

발매가 또 연기된 sting 의 <symphonicities> 
티셔츠는 필요없다,앨범이나 빨리나와라~!

 

요번 지산 락 페스티발에 이 친구들도 온단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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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7-26 22:19   좋아요 0 | URL
벨 엔 세바스찬의 'Another sunny day'



비로그인 2010-07-26 22:20   좋아요 0 | URL
오강남의 장자밖에 읽은게 없어~~ㅠㅠ

양철나무꾼 2010-07-26 22:25   좋아요 0 | URL
오홀~그동안 시니컬함과 유머의 원천은 '오강남'?^^
그리고 안 읽은 게 당연한거 아녜요?
오강남이랑 '플랑드르' 말고는,다 따끈따끈한 신간인데여~(,.)

마녀고양이 2010-07-27 01:15   좋아요 0 | URL
책두 다양하게 읽고, 음악두 다양하게 듣구.. 대단하십니다요~

여행간단 말이죠. 아이 부러워라. 나두 떠나고 싶당. ^^
대신...... 코알라랑 놀러다닌 페이퍼로 염장 질러야지.

나는여 "행복에 목숨 걸고 살래" 랍니다. 제 행복이 우선입니다. ㅋㅋ

양철나무꾼 2010-07-27 02:17   좋아요 0 | URL
여행은 무슨~시댁 간다니까요.
하긴 여행이다 생각하면 여행인거죠~^^

저도 시골가서 풍천장어 먹고 복분자 먹고 하는 거 페이퍼로 염장질 할 수 있습니다~
상큼한 코알라가 등장하는 페이퍼만은 못하겠지만...ㅠ.ㅠ

지산락페스티발에 기대만발,행복 만땅입니다~^^

순오기 2010-07-27 01:54   좋아요 0 | URL
읽은 책도 아는 음악도 하나 없어~ 단지 풍천장어와 복분자만 알 뿐!ㅋㅋ

양철나무꾼 2010-07-27 02:19   좋아요 0 | URL
책이랑 음악보다 더 몸에 좋은걸 알고 계시네요~
'풍천장어와 복분자',안 먹어봤음 말을 말어~!
그쵸?

순오기 2010-07-27 21: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몸에 좋은 걸 알고 있으면 되는 건가요?
풍천장어와 복분자, 안 먹어봤음 말을 말어~!2

글샘 2010-07-27 06:2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풍천장어와 복분자 좀 택배로 보내주쇼~ ㅍㅍㅍ

저도 래~~ 좋아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0-07-27 17:42   좋아요 0 | URL
정말요?
저 그렇지 않아도 불철주야 '시특강'을 위해 애쓰시는 우리 글샘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보내라면 저 진짜 보내요~^^

꿈꾸는섬 2010-07-27 07:10   좋아요 0 | URL
시댁이 고창이신가봐요.ㅎㅎ 좋은 여행 되시겠어요. 풍천장어와 복분자...여름 보양식으로 최고죠!!

양철나무꾼 2010-07-27 17:43   좋아요 0 | URL
네~
꿈섬님께서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고창 특산물이란 거,여름 보양식으로 최고란 거 어떻게 알고 계실까요~^^

꿈꾸는섬 2010-07-27 20:04   좋아요 0 | URL
저 고창 참 좋아해요. 선운사도 좋고, 판소리 박물관도 좋고 고창읍성 둘러보는 것도 좋고, 풍천장어에 복분자도 좋고, 민박집에서 보내는 밤도 좋고, 고인돌군 둘러보는 것도 좋고, 가까이에 있는 내소사에 가는 것도 좋고, 좋은 것이 너무도 많은 곳이에요.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곳 중 한곳이에요.^^

순오기 2010-07-27 21:05   좋아요 0 | URL
꿈섬님, 이렇게 좋은 곳에서 알라디너들과 하룻밤 지내면 좋겠죠.^^

양철나무꾼 2010-07-28 01:00   좋아요 0 | URL
꿈섬님~^^
저는 꿈섬님께서 시처럼 써내려간 그곳들을 이제 갈거니까 그럭저럭 견딜만하지만,
꿈섬님과 순오기님의 이 댓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은 어쩐대요?
정말 가고 싶겠다~

두분을 1박2일 메인작가로 섭외한다는 기사가 어딘가에 나올 듯~^^

꿈꾸는섬 2010-07-28 20: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전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요.ㅎㅎ
알라디너들과 함께해도 참 좋을 곳이에요. 어서 아이들 크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어서 자라야 순오기님 만나고 싶으면 광주로 훌쩍 프레야님 뵈러 부산으로 소나무집님 계신 원주에도 훌쩍 떠날텐데 말이죠.ㅋㅋ

pjy 2010-07-28 20:26   좋아요 0 | URL
괜찮은 물건은 다 제 가격이 있기 마련이고 싸구려만 찾다가는 쓰레기만 쇼핑하신다는걸 모르시는거보니...외쿡촌사람을 가이드하시느라 힘들었군요~

양철나무꾼 2010-08-02 01: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백화점 가자는 소리나 안했으면 그렇게 뺑이치지는 않죠~ㅠ.ㅠ

나중에는 힘들고 다리 아프고...인터넷 홈쇼핑 가격 비교 사이트 주소 알려주고 싶더라니까요~^^

다이조부 2010-12-02 17:27   좋아요 0 | URL

티셔츠는 필요없다 음반이 빨리 나오라는 이야기 가 인상적이네요 ㅎㅎ ^^

양철나무꾼 2010-12-04 10:36   좋아요 0 | URL
아주 오래 전 페이퍼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스팅에서 트랙백 하셨겠군요~^^

티셔츠도 같이 왔어요~
음반은...음,음,음예요.
 

 

 

           바람의 연주를 듣다 

                                                - 이 승 주 -  

여태 나는 억새가 흔들리는 까닭을 
제 몸에 실리는 바람의 무게를 덜어내려는 몸짓으로 알았다.
비워내지 않고 바람의 무게를 감당하다가는
흔들리지 않고 무모하게 맞서 견디다가는
허리가 꺾이고 뿌리가 뽑힐지도 모른다는 걸
생리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인 줄 알았다.
 
억새의 흔들림을 비겁하다고 하는 말 속에는
처세와 연관된 인간들의 가치관이 내포되지만
바람이 몰아칠 때면 허리를 휘어야 하는 줄
결코 바람을 탓하는 법 없이 
기다리면 바람이 지나갈 줄 아는 
이것이 억새의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새의 흔들림은
살아 있음의 증거라 믿었다. 


어느 날 억새가 흔들리는 것을 보다가 문득
바람이 억새를 연주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억새는 바람의 현신顯身이고 바람의 악기인 줄
가늘고 길수록 떨림은 깊고 섬세하므로
억새의 목이 긴 까닭을.
 
이런 생각으로
억새의 목의 코드를 집는 바람의 손가락과
긴 목에 떠오르는 떨림의 에코를 똑똑히 보며
종일토록 바람의 연주를 들었다.
                                     -<내가 세우는 나라>중에서 -

 

 

 

 

 


아들은 방학을 하기가 무섭게 미국의 삼촌네로 가버렸다. 
할일이 없는 남편과 난,
아들이 보내온 문자를 곱씹고 분석하느라 있지도 않은 감과 대추를 가지고 다툰다. 

이번 직장에 4년 정도 있었다.
하지만,난 오너와 마인드가 많이 틀려,
몇번이고 그만 둘 고비를 겪고 넘겨왔다. 

고객을 돈으로 보는 오너와 달리,난 고객은 고객일 뿐이다.
엊그제 빨리빨리 대충해서 치워내라는 말에 울컥하였다.
나의 더러운 성질을 참아내느라 나름 오너도 힘들었을 테지만,
마인드가 전혀 다른 오너와 일을 하느라, 
양심에 털도 났고 안면에 철판도 깔았고, 
짐승이나 로봇이 되기 싫어...양철나무꾼을 택한 나도 힘들대로 힘들었다.    

직장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럴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고작, 
오너와 얼굴 마주치지 않기,절대 밥 같이 먹지 않기 정도로 다소 소극적이다. 

어젠 같이 있다 퇴사한 직원이 점심시간에 맞춰 놀러 왔다.
어쩔 수 없이 질긴 탕수육과 기름진 자장면을 오너의 독설에 비벼 먹었다.
먹을 때부터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지만,
독설을 걸러내느라 무방비 상태였나 보다. 

오후엔 옛 사람의 다소 기운없고 쓸쓸한 목소리를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먹은 걸 다 올려내는데,
남편이 뒤 늦게, 
"중이 제머리는 못 깎지."하며 뒷짐지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체한 건 굶어야 낫는다며 남동생네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오겠단다. 

남편은 이제는 내가 둥글어 질 때도 됐다고 한다. 
여전히 까탈스럽고 뾰족하게 군다며
너무 팽팽하게 굴다 끊어져 버리면 주체할 수 없다는 말도 한다. 

만 하루를 굶고 버티니 목이랑 가슴 경계 어딘가에서 신물이 넘어온다. 
남편은 지역선거 유세 현장을 가보자며,옷을 주워 입는다.

옛사람은 
"이럴때,미국놈들은 치킨수프를 먹는다더라~"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로 닭죽을 끓였었는데 말이다.
더도 말고 말한마디면...
나도 둥글고 말랑말랑해 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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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4 17:30   좋아요 0 | URL
억새의 흔들림, 바람의 연주였던거지요. 그렇게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또 어찌 억새처럼 살아갈 수 있겠어요. 그저 우리는 우리가 생긴대로 살아가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속상하신 일이 많으셨던가봐요. 만 하루를 굶으셨다니 안쓰러워요. 따뜻한 죽 드시고 마음도 다독이셨으면 좋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07-25 13:31   좋아요 0 | URL
헤,헤~감삽니다~^^
이게 이곳 블로그의 매력이라니까요~
이렇게 쭈르륵 매달리는 위로와 다독임.

갑자기 늦가을 볕에 말리는 실에 꿴 곶감이 생각났어요~
전,이런것들만 있으면 추스리고 일어날 수 있다니까요,불끈~!

어제는 연신내 물빛공원 나갔다가 팥빙수를 한 그릇 먹었고,
지금은 어린 애 마냥 '초계탕을 내놔라~'이러고 시위 중입니다.

초계탕 맛있게 하는 집 찾아가려면 경기도 어디까지는 움직여야 하는지라,
지금 더위먹은 들짐승마냥 혀 쭉~빼고 앉아 해지기만 기다리고 있슴~다.^^

비로그인 2010-07-24 17:57   좋아요 0 | URL
사람의 심성이 어찌 쉽게 변할 수 있답니까?
나 자신을 변화시키기 힘든만큼 다른사람은 몇 배나 힘든거죠.
아니, 다른 누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걍 생긴대로 살다가 가게 냅두시고요, 넉넉한 웃음이나 옆에 데려다 놓으세요.
힘들면 제가 옆에 붙어있어드릴까요?

양철나무꾼 2010-07-25 13:4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안그러던 사람이 조금만 변하면,죽을때가 됐나보다~그러잖아요~^^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래도 양심을 되찾게 되는 양철나무꾼이라면...최소한의 분별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나에게 맞춰 조금씩 변하던지ㅡ내가 그에게 맞춰 조금씩 변하지 않으면 우린 같이 있기 힘들어지죠~

제가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오너 때문이라기보단,
4년동안 정들여온 고객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은 그 약도 시큰둥해져서,하나하나 주변을 정리하고는 있어요.

넉넉한 웃음이라 하심은,
알라딘 서재만 속 떼어내 제 옆에다가 데려다 놓으면 되겠네요~^^
제가 5월10일부터 이곳에서 서재질을 했더라구요.
최 단시간에 서재폐인에 등극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니까,마기님도 날개옷 찾는다고 너갱이 빼놓고 다니시느라 제 속 썪이지 마시라니까요~^^

글샘 2010-07-25 00:3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이 오너한테 제대로 맘이 상하셨군요.
도 많이 닦으시겠네요. 오너덕에... 도는 닦아도 좋지만, 아프진 마세요.^^

양철나무꾼 2010-07-25 13:47   좋아요 0 | URL
이 짧은 댓글 속에,포박자에서 말하는 신선이 되는 방법 중 두가지가 언급되네요~

아,정말 절 신선으로 보내버릴 생각이심?
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던데...

글구요,신선되면 알라딘 서재질도 할 수 없을 것 아녜요~ㅠ.ㅠ엉엉엉~

글샘 2010-07-25 18:58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이 선녀는 좋아함서 신선은 또 별로라네요.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07-26 09:46   좋아요 0 | URL
글 뒤에 붙는 이모티콘이나,자음만으로 구성된 웃음소리 같은 경우...
얼굴표정을 보고싶다거나,자음 뒤에 붙는 모음이 무얼까 궁금할때가 있어요~
글샘님 오늘 댓글의 'ㅎㅎㅎ'는 어떤 모음이랑 어울릴까요?

선녀는 제가 마음 속으로 품어가질 수 있는 이상향 정도지만,
신선은 제가 개과천선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제가 글샘님의 제자답게 '주제파악'은 좀 해요~^^

글샘 2010-07-26 13:11   좋아요 0 | URL
이 모음은 ㅡㅡㅡ입니다 하하하

2010-07-25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7-26 00:20   좋아요 0 | URL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갈대, 신경림 님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랍니다. 삶이란게 이런걸까 싶어서.
나 했던 일 관둔 이유 이야기 했나요? 시스템 구축의 테스트 컨설팅이란 업무가
필요악이거든요. 사람을 들들 볶는 기초 정보 제공이거든요.
알라딘 시스템을 봐두 글차나요. 지금 전산팀에서 얼마나 뺑이치겠어요..
그런데 이거 안 됐네, 저거 안 됐네.. 이런 의견 내는 역할이거든요.

나무꾼님.......... 우리 술 한잔 꼭 해야져?

저절로 2010-07-26 10:16   좋아요 0 | URL
어라? 마고님 잠수 끝났나보네..쌩 달려가야지!!!

양철나무꾼 2010-07-26 10:34   좋아요 0 | URL
그동안은 술 한잔 꼭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오늘 이 댓글을 읽고는 그냥 맘에 품어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나 너무 좋아하는 거...제 곁에 오래 못 머물더라구요~ㅠ.ㅠ

마녀고양이 2010-07-26 15:44   좋아요 0 | URL
어이구,, 사춘기 소녀두 아니구.. 어쩔거나, 울 나무꾼님~

양철나무꾼 2010-07-26 21:37   좋아요 0 | URL
손뼉이 저 혼자 소리나는 거 봤어요?
제가 보기엔 마고님도 만만치 않거든요~^^

저절로 2010-07-26 10:35   좋아요 0 | URL
참..제 거울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송곳 품고 다니는 사람 틈에서 아쭈..힘들고 있어요.
첨엔 저도 같이 송곳 들고 다녔어요 아주 날센 놈으로다.
그래..누가 이기나 보자..

관뒀어요. 제 가슴에서 흘린 '피'가
알고보니, 날센 제 송곳이 그랬더라고요.

저는 그 뒤로는 그 사람을 '바탕화면'으로 깔아요.
늘 있지만 없는 듯 제 스스로 세뇌시키죠.
하루아침으로는 '택'도 없어요.
글샘님 말마따나 '도'를 닦게 되지요.

헐..아침부터 말이 많았네요.
저도 모르게 울컥..(물마시러 가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07-26 10:48   좋아요 0 | URL
에파타님,참~
우리는 서로 같은 종족은 알아보게 되어 있나 봅니다.

영혼에서 나는 냄새쯤으로 치부할까요?
아님 우리 제 멋에 겨워하며'낭중지추'족이라고 할까요?
암튼 많이 반갑습니다~^^

2010-07-26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0-07-26 13:04   좋아요 0 | URL
말한마디에 둥굴어 질 사람은 까칠하고 뾰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요즘 여러 모로 일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었는데, 저만 그런건 아닌가 봐요.
다들.. 부딪히며, 깨지며 사는게 쉽지는 않은것 같아 보여요.

양철나무꾼 2010-07-26 21:43   좋아요 0 | URL
네,잘 보셨습니다요~
제 이 지랄 같은 성격이 말 한마디에 나아지면 얼마나 나아지겠습니까요~ㅠ.ㅠ

따라쟁이님,
맨날 야근에 불철주야시던데...먹는 건 잘 챙기시는 거예요?
생각해보면,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더라구요~^^

비로그인 2010-07-26 14:12   좋아요 0 | URL
까칠한 듯 날을 세우다가도 자기편임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눈꼬리 내려가는 ....
고렇게 맘 따뜻하고 동지애가 강한 사람!
요거이 누굴까요?

양철나무꾼 2010-07-26 21:45   좋아요 0 | URL
글쎄,마기님에게 이렇게 후한 점수를 딴 사람이 누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