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제 비가 내리고 벚꽃잎이 눈처럼 날렸다.

강원도 어디에는 진짜 눈이 내리고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단다.

<벚꽃잎을 눈인양 좋아하는 토끼>

 

자연은 늘 그대로이고, 계절은 되돌리거나 거스를 수 없을텐데,

세상이 뒤숭숭하다보니...

계절도 세상을 따라 거꾸로 돌아가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노유진'의 '생각해봤어?'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시대상이라고 해야할까, 서민들의 공통된 정서라고 하는게 있나?

만약 있다면 난 과연 시대의 조류에 잘 편승하고 있는 것이며,

국가는 민심을 잘 읽고 국정에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

 

옛날엔 시가가 민심을 반영하고 대변했다고 하고,

오늘날로 치면 시보다는 가요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 가요라는 것이 요상해서,

내가 시대에 뒤지지 않을려고 라거나 민심을 읽고 생각을 모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열심히 주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김이나의 작사법'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녀가 요즘 잘 나가는 노래의 작사가라는 걸 알게 되어,

책 한권으로  민심을 읽고 생각을 모두어 볼 수 있을까 싶어 읽게 되었다.

 

 

 

 

 

 

 

 

 

 김이나의 작사법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작사가 무엇이고 작사가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뜬구름 잡는 젊은이들에겐,

참 좋고 잘 쓰여지고 잘 만들어진 책이겠지만,

내 맘에는 들지 않았다~--;

 

테크닉이랄까 작법에 관한 책인데,

디테일하게 발음을 다루는 법, 포인트를 주는 법, 서사를 끌어가는 법, 리듬을 살리는 법 등 테크닉한 면들을,

세세하게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런 의도로 봤을때는 꼼꼼하게 하나 하나 집어내듯 쓰였지만,

이 책을 읽고 테크닉을 답습하기만 해선, 리틀 김이나나 김이나의 아류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자기만의 것을 끄집어내는 게 관건일거 같다.

그걸 끄집어내지 못하면, 완전 지루할 수도 있겠다.

 

상업작사가에게 '좋은 가사'란 '그 자체로 좋은 글'이기보다는 '잘 팔리는 가사'라고 정의하고,

그래서 그런지, 자신이 한번도 예술을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다만 좋은 일꾼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명쾌하게 얘기한다.

읽을 것이 아니라 들을 것이라는 일의 속성에 대해 그만큼 간파해내고 있는 작사가를 본 적이 없다. 작사는 그저 곡의 빈칸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박자와 운율을 창조해 곡에 부여해내는 작업이다. 나는 그걸 이제야 알았다.

                                                                                                                      _허지웅(작가, 평론가)

그녀는 또,

싱어송라이터가 자기만의 화풍을 가진 화가라면,

상업 작사가는 누군가가 꾸어낸 꿈을 토대로 밑그림을 그려내는 기술자라고도 표현한다.

 

허지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소수가 읽고 듣는 '예술'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반 대중'을 일컫는 말임을 인지한다면,

이 얘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요를 통하여, 시대에 발 맞추고 민심을 읽고 일반 대중의 생각을 모두어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멜로디가 얼굴이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멜로디는 말 그대로 얼굴과도 같아서, 첫 호감을 끌어오는 역할을 한다. 대중들은 대개 멜로디로 곡을 인지하고, 반복해서 듣다가 그제야 가사에 귀기울인다. 남녀관계에서는 상대가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성격이 별로 좋지 않으면 감정이 금방 식고, 외모도 호감인데 알아갈수록 성격까지 좋으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가사가 좋으면 곡은 롱런한다.ㆍㆍㆍㆍㆍㆍ작사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명심하라. 마치 외국어처럼, 어느 순간 귀가 트여 낯선 말들이 들어오듯 음악으로서의 글자가 보이는 때가 있다. 그러니 많이 듣고 분석하라. 내맘에 드는 가사만 놓고 보지 말고, 히트를 친데다 롱런하는 곡이 있다면 왜 그 가사가 좋은 건지, 왜 그 사사를 작곡가니 제작자가 선택한 건지 파고들어라. 이것만 훈련해놓아도, 당신에게 온 기회를 단숨에 잡을 확률이 아주 높아질 것이다.(21쪽)

그런데 가요를 선호하는 세대의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그에 맞춰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연령 층도 점점 어려지는 것을 볼때,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이들이 여론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안주하면 안될것 같다.

 

시대의 조류를 잘 파악하고 앞서 나가는 것에서 그치치 않고, 그들이 바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기능과 감시하는 기능을 적절히 할 수 있어야 겠다.

 

아울러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그리고 그 가요를 듣는 연령 층이 점점 어려진다고 하더라도,

기성세대라고 해야 할까, 기존의 가요를 만들고 부르고 듣던 사람들도 나름대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요즘 같아선 기존세대란 말이 어디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난 눈물바람을 할게 뻔하니까 애써 외면했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벌써 1주기인데, 아무것도 해결되었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대통령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추모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했다는데,

박대통령은 내일 어디론가 출국을 하신단다.

 

세상이 뒤숭숭하다보니...

계절도 세상을 따라 거꾸로 돌아가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할게 아니라,

기존 세대로서,

흔들리지 않는 주변으로서,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아줘야 할텐데...

나이는 먹고 눈은 여리기만 하니, 에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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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5-04-16 14:07   좋아요 0 | URL
토끼가 귀엽습니다. 산토끼일까요? 집토끼일까요?

양철나무꾼 2015-04-18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잘~--;
근데 엉덩이를 쪼옥 내밀고 포즈를 취한게 모델토끼 아닐까요?
헤에~,땀나라~``

프레이야 2015-04-18 00:2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전 다음주 변진섭 콘서트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5-04-18 09:15   좋아요 0 | URL
우와~, 정녕 변집섭 오~화~콘서트에 가신단 말입니까여?
부러버라~--;
친한척 빌붙으면 저도 데려가 주세용~~~~!!!

프레이야 2015-04-18 09:45   좋아요 1 | URL
부산 오세요 다음주 화요일ㅎㅎ

양철나무꾼 2015-04-19 16:58   좋아요 0 | URL
다녀오셔서, 현장감 있는 리뷰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