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렇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환자다.

책이 없으면 불안해 하는 환자.

지금 읽고 있는 책 외에도, 최소한 몇권은 안 읽은 책이 준비되어 있어야 안심이 되는 상황이니...

환자라고 불리워도 할말이 없다.

 

그동안 나는 이번 도서 정가제 사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어느쪽의 편도 들어주고 싶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 내가 아침부터 제대로 열받아 주셨다.

내가 열 받은 이유는 한기호 소장의 이글이 발단이었는데... <알라딘은 야비한 짓거리...>

결정적인것은  <70여 출판사, 이미 줄줄이 알라딘과 거래 정지 결정>을 보고나서다.

 

실은 두 글을 긁어다가...조목 조목 들이대고 따지고 싶었으나,

그마저 시간 낭비인듯 싶어 그냥 링크를 걸고 만다.

 

중소출판사와 중소서점, 그리고 나아가 독자들을 두루두루 생각해서라는데,

그의 글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가 내세우는 대의명분보다는 어째,

알라딘에서 사서 읽는 독자들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있는 듯 여겨진다.

그의 논조대로라면,

책을 알라딘에서 사서 읽는 독자들은 한기호 소장과 70여개의 출판사들의 담보가 되는 셈이다.

 

나는 여기서 뭔가 이상하고 이치에 어긋나는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중소 서점과 중소출판사와 독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라면,

타겟은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이 아니라,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독서 현실을 되짚어보고,

자구책을 강구하고 자생력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가격 대비 품질 서비스의 일환으로,

품질에 걸맞게 가격을 올리고 싶다면...

책을 읽을 의지는 있으나 책을 살 여력이 안되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언가를 하는게 먼저여야 한다.

그것도 공동구매나 저자강연, 사은행사 등의 방법으로 저렴하게 제공, 서평을 전제로한 무상제공 등의 방법이지...

(꼭 이런 것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경쟁력 있는 자구책...)

이렇게 책을 읽는 독자를 담보로,

책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하는 이런 환자를 상대로는 아니어야 한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난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듯 숨쉬기가 버겁다~--;)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은,

아니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대형 출판사나 대형 서점이 아니어서...

빵빵한 광고가 없거나 눈에 안띄어서 책의 질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책을 안 사 읽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트렌드를 앞서 만들어 가는 것은 출판사들이다.

 

얼마전에 무너진 책탑을 살짝 공개했지만,

책을 새로 구입하지 않고도 하루 한권씩 읽어도 1년을 읽을 분량을 확보중이니, 사실 그리 치명적이진 않다.

다만 그동안 내가 알고 존경하던 그런 인물로 한결같이 애정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침엔 열이 받아 씩씩 거렸는데, 지금은 마음 한켠이 서늘하고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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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1-26 16:26   좋아요 1 | URL
이건 상당히 불쾌하네요.
링크한 글의 댓글에서 한기호 씨는 아예 '알라딘'을 사기꾼이라고 지칭하는데... 그러면 알라딘 이용자들은 사기꾼에 놀아나는 '무뇌충'들이거나 사기꾼의 '공범'이란 얘긴지...

생각도 없이 알라딘의 농간에 넘어가는 바보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질 않네요.


자기만의 정의에 갇혀서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비하하는 저런 사람들이 한 국가의 정책입안에 입김을 불어넣는 압력단체에 관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보이는군요..


정말 양철나무꾼님 말씀처럼 서늘하고 헛헛하네요.

카스피 2013-01-27 00:31   좋아요 1 | URL
ㅎㅎ 참 어이없는 글이더군요. 양철나무꾼님 말씀에 격한 공감을 표하는 바입니당^^

chacona 2016-05-29 02:50   좋아요 1 | URL
그 분 요즘 더 독이 올라서
책값이 비싸다면 책 보지 말아라. 도서관 가서 봐라...
이런말 하시는 중입니다...